[SPO in 방콕] '커닝페이퍼 등장' 포항의 이색 훈련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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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시즌을 맞이하는 스포티비뉴스는 성실한 발걸음으로 현장의 소리를 전하고자 합니다. K리그 12개 구단의 국내외 프리시즌 훈련을 현장에서 취재해 밀도있는 기사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겠습니다. <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방콕(태국), 조형애 기자] '강한 육체와 강한 정신, 그 밸런스가 중요하다.' 언젠가 최순호 포항스틸러스 감독이 흘리 듯 한 말이었다. 그는 정서적인 부분도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지난 시즌부터 줄곧 강조해왔다. 그렇게 시작된 게 이젠 명물(?)로 자리 잡은 '스틸러스 독서 토론'이다.
방콕 전지 훈련에도 쉼이 없었다. 부활을 꿈꾸는 포항 선수단은 책을 읽으며 마음도 다잡고 있다. 최순호 감독이 택한 책은 '청소년'이 자기성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길 담은 '자기혁명'이다. 청년이 아니라 '청소년'이 맞다. 포항 관계자는 "어린 선수들이 많아 감독님께서 '시골의사 박경철의 청소년을 위한 자기혁명'을 주문하셨다"고 귀띔했다.
지난 시즌부터 한 달에 1번 독서 토론을 해온 기존 선수들은 익숙하다. 지난 시즌 포항 선수들은 '1만 시간의 법칙', '바보 빅터',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 등을 읽고 세 그룹으로 나뉘어 1시간여 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다 안읽고도 읽은 척, 쭈뼛쭈뼛 발표를 이어가던 시간도 이젠 다 지난 이야기다. 책을 읽고 자신의 축구와 연결시켜 발표까지 잘 전했다는 게 주장 김광석 설명이다.
신입 선수들은 땀 좀 흘렸다는 전언. 일부 선수들은 인터넷에서 독후감을 찾아 귀여운 '커닝페이퍼'를 만들어 가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고.

포항 관계자는 북 미팅이야기에 먼저 웃음을 터트렸다. "기존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전지 훈련 가서 읽을 책을 챙겼는데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안챙기고 있길래 급히 챙기라고 전해줬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고서는 "현장에서는 신인 이상수가 가장 많이 떨었다"고 했다. 김광석 역시 웃겨 죽겠다는 표정으로 "진짜 웃겼다. 기존 선수들은 감상 이야기를 다 했는데, 새로운 선수들은 분위기를 모르니까 땀을 엄청 흘리더라"고 했다.
올시즌 입단한 권기표는 아찔했던(?)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눈을 찡긋했다. "모여서 다같이 책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자리를 안가져봤거든요. 코치님이 앞에 앉아 계시고 해서 떨었어요. 저 말고 동생들도 다 코에 땀 맺히고 그랬어요."
임대에서 복귀한 정원진도 북 미팅은 처음. "좀 많이 힘들었다"는 게 첫 마디다.
힘든 과정 속, 독서 효과도 느끼고 있다. 정원진은 느끼는 바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학창 시절에도 책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어서 반 강제로 읽었어요. 읽으면서 느끼는 것도 많이 있었습니다. 축구 선수다 보니까 내 경험이나 축구를 토대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좋은 것 같아요. 생각 넓힐 수 있게 억지로라도(?) 읽게 해주시니까."
권기표 역시 "이 문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축구 선수도 잘 해야 기회를 받고, 그 기회를 살려서 좋은 선수가 되는 거다. 막상 기회 왔을 때 못하면 퇴보되니, 훈련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포항 관계자는 독서 토론 효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선수들이 3일 정도는 읽은 책과 연관된 생각을 가지고 자기를 돌아보게 된다고 하더라"면서 곁에서 지켜본 선수들의 변화를 일러줬다.
독서 토론을 제안한 최순호 감독은 보다 큰 만족을 가지고 있었다. "같은 말을 해도 내가 직접 하는 것보다 책으로 읽고 깨닫는 게 효과가 있을 때가 있다"며 "긍정적이다.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했다. 토론은 단순한 메시지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 선수단 3분의 2가 변화된 상황, 최 감독은 선수들과 책을 매개로 '소통'하려한다고 설명했다.
"다 읽는 선수는 4분의1? 다 알아요. 절반만 읽은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 훈련이예요. 강한 육체에 맞는 정신적 밸런스를 갖는 게 중요하거든요. 또 이게 다 소통입니다. 선수 이야기를 들어보는 거죠."
북미팅이 힘들어 '차리리 외국인 선수였으면 한다'는 모 선수에게는 안된 일이다. 포항의 북 미팅은 계속 된다. 제주 2차 전지 훈련도 예외 없다. 최순호 감독 '오피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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