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시선] '박정아 우승 DNA', 친정팀 IBK기업은행 압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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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창단 후 3번 우승했던 친정팀 IBK기업은행 떠난 박정아
- 도로공사 이적 후 챔피언 결정전에서 친정팀 울린 이적생 등극
- 한국도로공사, 큰 경기 경험 떠나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 박정아, "3차전에서 끝내면 좋겠지만 IBK기업은행 쉽게 무너지는 팀 아니다"
[스포티비뉴스=김천, 조영준 기자] "확실히 정규 리그 때보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잘 되고 있습니다. 기록을 보면 그런데 정규 리그 막판에는 실전 훈련보다 체력 훈련을 더 많이 했어요. 마지막 경기는 뛰지 않았죠. 이런 점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박정아(25, 한국도로공사)의 '우승 DNA"가 큰 경기에서 강한 친정 팀 IBK기업은행을 압도했다.
도로공사는 23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1(20-25 25-16 25-23 25-18)로 눌렀다. 23일 1차전에서도 도로공사는 IBK기업은행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5전3선승제로 치러지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도로공사는 1, 2차전을 휩쓸었다. 팀 창단 이후 첫 우승에 남은 것은 1승이다. 반면 4번째 우승을 노린 IBK기업은행은 벼랑 끝에 몰렸다.
이런 결과가 나온 중심에는 박정아가 있었다. 그는 1차전에서 27점 공격성공률 49.01%를 기록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2차전에서는 24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은 50%(51.11%)를 넘었다. 1차전 막판 다소 흔들렸던 이바나 네소비치(30, 세르비아)는 2차전에서 부활하며 26점 공격성공률 39.65%를 기록했다.
박정아와 이바나가 동시에 터진 도로공사의 벽은 매우 높았다. 여기에 미들 블로커 배유나(28)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알토란 같은 블로킹 득점을 올렸다. IBK기업은행은 메디슨 리쉘(25, 미국, 이하 메디)이 25점 공격성공률 34.78%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모든 선수가 고르게 활약한 도로공사에 무릎을 꿇었다.

신흥 강호 IBK기업은행의 창단 멤버이자 삼각편대의 일원이었던 박정아
박정아는 부산 남성여고 시절 '초고교급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중앙여고의 김희진(27)과 한국 여자 배구의 미래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은 그는 2011년 8월 창단한 IBK기업은행에 입단했다. 박정아는 김희진과 창단 멤버 동기였다. 두 선수는 외국인 선수와 삼각 편대를 형성했고 이른 시간에 리그의 강자가 됐다.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 선수들이 조화를 이룬 IBK기업은행은 2012~2013 시즌 정규 리그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6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고 2번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 2016~2017 시즌이 끝난 뒤 IBK기업은행의 두 기둥인 김희진과 박정아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했다. 두 선수의 앞날에 관심은 집중됐고 김희진은 연봉 3억 원에 잔류했다. 사실 IBK기업은행은 김희진은 물론 박정아를 잡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창단 이후 두 선수의 존재감은 IBK기업은행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박정아는 새로운 팀을 선택했다. 그는 연봉 2억5천만 원에 도로공사의 유니폼을 입었다.
김희진과 박정아는 IBK기업은행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우승청부사'란 명칭도 얻었다. 이번 챔피언 결정전은 큰 경기에 강한 IBK기업은행과 '우승청부사' 박정아 중 어느 쪽의 '우승 DNA'가 높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1, 2차전의 결과는 박정아의 완승이었다. 박정아는 1, 2차전을 합친 점수가 51점이다. 특히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이바나를 뛰어넘는 해결사로 나섰다.

박정아 얻은 도로공사, 상당수 우승 멤버 떠난 IBK기업은행 압도
여자 배구 6개 구단 가운데 우승에 가장 목말라 있는 팀은 단연 도로공사다. 유일하게 프로 출범 이후 우승 경험이 없는 도로공사는 2005년과 2005~2006 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걸출한 외국인 선수 니콜 포셋(31, 미국)이 뛰었던 2014~2015 시즌에서는 정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챔피언 결정전에서 IBK기업은행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시즌에는 여러 가지 안 좋은 일이 터지며 11승 19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바닥까지 떨어진 팀을 살리기 위해 구단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결국 도로공사는 IBK기업은행이 잔류를 위해 애를 썼던 박정아를 품에 안았다. 2016년에는 전천후 플레이어 배유나를 데려왔고 베테랑 이효희(38) 정대영(37)과 조화를 이뤘다. 여기에 유서연(19) 하혜진(22) 전새얀(22) 등 젊고 재능있는 벤치 멤버들도 이 팀의 장점이다.
이와 비교해 IBK기업은행은 세터 김사니(37)가 은퇴했고 박정아는 팀을 옮겼다. 박정아의 보상 선수로 고예림(24)을 데려오고 국가 대표 주전 미들 블로커인 김수지(31)를 영입했지만 여러모로 도로공사와 비교해 전력이 떨어진다.
믿을 수 있는 국내 공격수가 김희진뿐인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 메디의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메디는 정규리그부터 플레이오프, 그리고 챔피언 결정전까지 많은 볼을 때렸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메디가 타점이 낮아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블로킹 타이밍이 좋았다"고 밝혔다.
반면 정규 리그 우승 팀은 도로공사는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할 시간을 얻었다. 박정아는 "정규 리그 막판에는 실전 훈련보다 체력 훈련을 더 많이 했다. 마지막 경기는 뛰지 않았다. 이런 점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기본적인 선수 구성부터 선수들의 체력 문제까지 모든 면에서 앞서 있었다. IBK기업은행은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놀라운 투혼을 발휘하며 1차전 3, 4세트를 따냈다. 5세트에서 14-10으로 앞선 IBK기업은행은 챔피언 결정전 기선을 제압할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박정아와 배유나의 맹활약이 챔피언 결정전 주도권을 도로공사 쪽으로 옮겼다.
박정아의 '우승 DNA'는 도로공사가 지닌 탄탄한 선수 구성과 선수들의 체력 안배 여기에 1차전을 극적으로 이긴 상승세에서 나왔다. 반면 큰 경기에 강했던 경험을 살려 분전한 IBK기업은행은 많은 한계점을 이기지 못하며 1, 2차전을 내줬다.
3차전을 앞둔 박정아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우리야 3차전에서 끝냈으면 좋겠지만 IBK기업은행은 쉽게 무너지는 팀이 아니다"며 경계했다. 이어 "욕심을 내지 않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은 오는 27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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