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시선] '고함'으로 본 김학범호의 밑그림…역동적이고 빡빡하게
작성일: 2018.03.27 06:33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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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 팀은 26일 파주NFC에서 열린 부천FC1995와 연습 경기에서 6-0으로 이겼다. 김학범호 출범 뒤 첫 소집 훈련을 마무리하는 경기였다. 이제 소속 팀으로 돌아갔다가 월드컵이 개막하는 6월 다시 모여 발을 맞출 계획이다.
첫 번째 소집의 목표는 선수 개개인의 기량 확인이었다. 이번에 김학범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을 찾아놓고 와일드카드,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조합해 아시안게임에 나선다는 계획. 김 감독은 "이번 소집은 발전적인 부분을 보기보단 선수들을 체크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선수를 체크한다는 점에선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현재 경기력을 4,50점 정도라고 밝혔다. "더 타이트하고 역동적인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그래도 경기력에선 변화의 기미가 보였다. 지난 1월 중국에서 다소 실망스러웠던 경기력에 비하면 짜임새가 있었다. '목표점'이 보인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었다. 망루 위에서 피치 전체를 조망하며 지시하던 김학범 감독과 벤치의 이민성 코치 그리고 선수들의 '고함'으로 김학범호를 미리 살펴보자.

"수비 빨리 올려! 올라가!" - 김학범 감독 & "처지지마! 밀어!" - 수비수 조유민
수비 라인 컨트롤이 매우 적극적이었다. 공격수들이 전진하기 시작했을 때 바로 수비 라인이 뒤를 따라붙으라고 지시가 떨어졌다. 일단 공격적인 효과가 있다. 간격을 좁혀서 공격이 잘 되지 않았을 때 빠르게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다. 빠르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도 장점.
수비적으로도 장점은 있다. 축구에는 오프사이드가 있다. 수비 라인이 밀고 올라가면 상대 공격수들까지 뒤로 물러나야 한다. 자연스럽게 골문과 멀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수비 뒤 공간을 노리는 패스에는 조심해야 하지만, 전방부터 압박하면서 패스의 질을 떨어뜨리면 위험도도 떨어뜨릴 수 있다.
수비수 김정호는 "시작하기 전에 공을 처리한 뒤엔 무조건 상대 공격수보다 앞으로 나가자고 했다"면서 김 감독의 지시를 설명했다. 수비수가 전진하면서 적극적인 경기를 치르겠다는 뜻이었다.
"같이 누르고 같이 뛰어. 기다려." - 김학범 감독 & "프레싱을 어떻게 계속해. 템포를 찾아가야지." - 이민성 코치
김학범호는 다같이 뛴다. 공격할 때도 수비진이 다같이 따라붙었다. 수비할 때도 공격수들이 뛰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공격수도 수비수도 다같이 움직여야 간격을 좁힐 수 있다. "또 걸어다녀!" 김 감독은 공격수들이 공을 빼앗긴 뒤 걸으면 어김없이 불호령을 내렸다.
상대가 안정적으로 점유했을 땐 무리한 전방 압박 대신 간격을 유지하면서 수비를 펼치는 것이 필요하다. 공격수들은 빠르게 수비에 복귀해 간격을 좁힌 상태로 숨을 고를 수 있다. 다같이 뛰면서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경기 중엔 흐트러지기 쉬운 점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라인을 적극적으로 움직이라고 했다. 상대를 괴롭히지 않으면 우리가 힘들다. 아직 확실히 인식이 되지 않았다. 앞으로 해야 할 과제다. 올라갈 때, 또 내려올 때 그리고 기다릴 때 뒤에서 메워줄 때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번부턴 집중적으로 훈련해서 선수들이 더 빠르게, 그리고 다같이 움직이도록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어차피 줄 건데. 돌리거나 투터치 해야 하나?" - 김학범 감독
공격적으론 과감하다. 일단 득점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김 감독은 "지금 상태에선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 2번의 연습 경기에서 10골을 넣었지만, 아직 확실히 색을 입히지 않았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경기 템포가 아직도 느리다. 더 높은 템포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시안게임에서 (수비를) 공략하기 어렵다. 사실 이번 훈련 때는 선수들을 보느라 그리 강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지향점은 알 수가 있다. 간결하게 전진하는 것이 바로 김학범호 공격의 전체적 밑그림이다. 공격 지역에선 빠르게 전진 패스를 하고 공격수들이 직선적으로 침투해 수비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의미 없는 점유율을 유지하는 대신 수비진을 압박하겠다는 뜻이다. 이민성 코치가 경기 중 "패스가 너무 많다"고 지적한 이유도 이것이다.
주장 김정호도 "저희 공격 패턴은 횡패스,백패스보단 무조건 전진패스. 수비가 있더라도 공을 주라고 하셨다. 공격적으로 템포를 올려야 상대 수비수도 힘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 빌드업할 때도 횡패스보다 미드필더, 공격수에게 공을 투입하라고 하셨다. 공격 선수들은 더 자신있게 하라고 하신다. 빼앗기면 다시 빼앗으면 된다고. 그러다보니 공격수들도 자신감이 살아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기욱이! 미리 안 서 있으니까 계속 내려오면서 수비하잖아." - 김학범 감독 & "쫓아다니는 수비 하지 마!" - 이민성 코치
코칭스태프가 선수 개개인의 섬세하게 위치를 잡았다. 일반적으로 축구는 앞으로 나가면서 공을 처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공과 선수 전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움직이는 것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이 오기 전에 좋은 위치를 잡는 것은 선수로서 덕목이다. 김 감독은 경기에서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의 위치를 섬세하게 재조정했다. 전반전엔 주로 김건웅, 후반전엔 황기욱의 이름이 여러 차례 불렸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김학범호의 핵심 포지션이다. 수비적으론 1차 저지선이고, 공격적으론 빌드업의 중심이다. 영리한 위치 선정이 필요했다. 공격수를 뒤에서 쫓아가봐야 공을 빼앗기는 쉽지 않다. 파울로 끊는 것 정도가 최선. 당연히 미리 위치를 잡고 있어야 한다. 공격적으로 보자면 수비에서 전진 패스를 빠른 타이밍에 받을 수 있도록 빌드업 동선을 읽고 있다가 공간을 찾아 움직여야 한다.
김 감독은 "볼을 받는 위치, 자세만 봐도 잘 된지, 잘못된지 평가할 수 있다. 들어오면서 볼을 받는다, 또 수비한다? 그것부터 잘못된 것이다. 기다렸다가 앞으로 나가면서 해야 하는 위치인데, 들어오면서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문제"라면서 선수들의 위치 선정 문제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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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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