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육아 같아요" 베테랑 정재훈, 낯선 초보 코치의 길
작성일: 2018.06.20 11:15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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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유니폼을 입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무게감이 조금 다르다. 지난해 11월 정든 19년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정재훈(37)은 두산 베어스 2군 투수 코치로 새 삶을 시작했다. 마운드 위에서는 베테랑이었지만, '코치' 두 글자를 달고 보니 모든 게 새롭다. 정 코치는 "육아랑 비슷하다고 하더라. 집에 애들이 아홉 살, 여섯 살인데 비슷하다. 코칭이랑 육아랑"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6개월 동안 2군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천천히 함께 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정 코치는 "내 마음 같지 않아 답답할 때가 있다. 선수들을 지도할 때 내가 먼저 앞서는 경향이 있다. 단점이 보여도 기다려야 하는데 바로바로 이야기하고, 또 무언가 주문했을 때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걸 지켜봐 줘야 하는데 아직은 초보 티가 나는 거 같다. 그걸 잘 다스려야 할 거 같다.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처음 코치가 됐을 때 선수들과 어색한 기류를 느꼈다. 정 코치는 "지난해까지 내가 팀 내에서 최선참이었다. 그런 점에서 마이너스가 있는 거 같다. 선후배 사이가 아니었던 코치면 차라리 더 다가가기 쉬울 거 같은데, 바로 코치가 됐다고 편하게 대하는 건 나도 그럴 수 없을 거 같다. 그래서 내가 말도 먼저 걸고 장난도 치면서 다가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하면서 맞춤 지도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 코치는 "원칙 같은 틀을 안 잡는 게 차라리 나은 거 같다. 선수마다 다 다르니까. 하나의 틀을 잡고 선수를 넣으려고 하면 정말 힘들다. 선수마다 맞게, 선수를 빨리 파악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직 고민 많은 초보 코치지만 뿌듯한 순간들도 많다. 정 코치는 "2군에서 지도한 선수가 1군 올라가면 좋은 일이다. 1군 가서 활약하면 또 좋다. 1군 경기하면 코치들이 저녁에 다 같이 모여서 경기를 본다. 안타 치고 잘 던지면 박수 치고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더 좋은 건 선수들이 물어볼 때다. '이건 어떻게 해야 해요?' '내 상태가 지금 이런데 왜 이러는 거예요?' 이렇게 물어볼 때가 더 좋더라"고 덧붙였다.

정 코치는 "그게 힘든데 어쩔 수 없다. 상실감을 안 느끼려면 역설적으로 여기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선수들도 그걸 알고 있다. 상실감을 느끼기보다는 여기서 더 준비해야 하는구나. 내가 무언가 모자라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속마음을 표현했다.
다친 선수들의 마음을 보듬는 것도 2군 코치들의 몫이다. 정 코치는 "안 아픈 선수는 없다. 다 한번씩 아파보고, 수술을 여러 번 한 선수도 있다. 나도 마지막에 수술하고 재활하면서 은퇴를 했다. 그런데 부상을 특별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상당한 스트레스인 건 알지만,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 운동하는 집단에서 부상은 당연한 일이다. 다친 선수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주고 있고, 그런 생각을 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늘 고민해도 생각할 게 많은 자리라고 했다. 정 코치는 "고민이 많다. 아마 또 한 달 뒤에 인터뷰하면 또 다른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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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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