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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시선] 페어플레이 없는데 페어플레이로 16강 가는 아이러니

작성일: 2018.06.29 06:00 김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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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전 후, 16강 진출에 만족한 일본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일본은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세네갈에 앞서 16강에 진출했다.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 수 없다.

일본 축구 대표팀은 28일(한국 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년 국제축구연맹F(FIFA)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 리그 3차전에서 폴란드에 0-1로 졌다. 하지만 콜롬비아가 세네갈을 꺾으면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일본이 세네갈을 3위로 밀어내고 16강에 갈 수 있었던 이유는 페어플레이 점수다. 세네갈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 등이 모두 같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섰다. 경고 2장을 덜 받았기 때문이다.

일본과 폴란드, 콜롬비아와 세네갈의 경기는 같은 시간에 열렸다. 일본이 후반 15분 실점, 골롬비아가 후반 28분 득점했다. 즉 일본의 실점이 먼저 나왔다.

일본은 실점 후 오사코 유아, 이누이 다카시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교체 투입했다. 이미 16강 진출을 자신하고 뺀 주전 선수들을 부랴부랴 투입시켰다. 하지만 콜롬비아의 골이 나오자 일본의 태세는 180도 변했다.

일본은 하프라인을 절대 넘어가지 않았다. 그저 자기 진영에서 볼을 돌렸다. 이미 탈락이 확정됐고, 일본이 공격 의사가 없자 승리에 만족한 폴란드도 경기장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 공을 돌리는 경기가 계속되자 자국 팬 마저 야유를 퍼붓고 있다.
야유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팬들은 일본이 공을 돌리는 시간이 길어지자 야유를 퍼부었다. 하지만 일본은 야유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공을 돌렸다.

주심마저 짜증을 낸 경기다. 일본은 스로인 상황에서 멍하니 서있었다. 공을 잡아 스로인을 하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 그러자 주심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과 짜증이 뒤섞인 표정으로 화를 내며 빨리 경기를 재개하라고 재촉했다. 이날 경기가 얼마나 형편 없었는지 보여준 대목이다.

경기 후 비판이 쏟아졌다. 북아일랜드 마이클 오닐 감독은 "일본이 다음 라운드에서 대패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에버턴에서 활약한 레온 오스만은 "형편 없다"고 혹평했다.

정작 일본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페어플레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경기에서 일본이 16강에 진출한 방법이 페어플레이 점수다. 세네갈보다 경고를 덜 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하세베마코토는 교체 투입 후 선수들에게 경고 받은 횟수와 경고를 받으면 안된다는 것을 주기적으로 상기시켰다.

페어플레이는 없었지만 일본은 페어플레이로 진출했다. 페어플레이의 본질을 훼손시키는, 페어플레이 점수 도입 목적을 훼손시키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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