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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니퍼트 100승 뒤엔 교과서적 볼배합 있다

작성일: 2018.06.30 12:25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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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리그 사상 최초로 외국인 투수 100승을 달성한 니퍼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T 니퍼트가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100승 1000탈삼진 고지에 올랐다.

단순히 외국인 선수로서 처음만의 기록이 아니다. 역대 최단 기간 부문에서도 김시진(186경기) 선동열(192경기)에 이어 3위(200경기)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선구자들이 가는 길엔 언제나 족적이 남게 마련이다. 니퍼트 역시 뒤를 따르는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자신만의 무언가를 남겼다.

니퍼트가 증명한 것은 파워 피처가 어떤 볼 배합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석을 보여 준 것이다.

니퍼트의 장기는 강력한 패스트볼이다. 2m가 넘는 높이에서 내려찍듯 던지는 패스트볼은 여전히 위력을 잃지 않고 있다. 물론 전성기의 그것에 비할 수는 없지만 니퍼트는 여전히 빠른 공을 앞세운 볼 배합으로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패스트볼이 향하는 방향이다. 니퍼트는 철저하게 패스트볼을 몸 쪽으로 썼다. 그리고 바깥쪽으로 변하는 변화구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해 냈다.

니퍼트의 2스트라이크 이후 루킹 삼진 그래픽이다. 빨간색이 패스트볼인데 상대의 역을 찌를 땐 거의 대부분 빠른 공을 선택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루킹 삼진을 잡을 땐 몸 쪽과 바깥쪽을 가리지 않고 패스트볼을 던졌다.

헛스윙을 유도할 땐 매우 교과서적인 선택을 했다. 몸 쪽을 보여 주고 바깥쪽으로 떨어트리는 사이드 활용 투구를 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 니퍼트가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 낸 그래픽이다.

니퍼트의 투구는 파워 피처의 정석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몸 쪽은 철저하게 빠른 공으로 승부를 걸었다. 몸 쪽에 빠른 공을 던져 놓으면 타자는 함부로 안쪽으로 들어와 타격하기 어렵다.

때문에 몸 쪽을 하나 던져 놓으면 이후 승부가 편해진다. 몸 쪽 패스트볼을 던진 뒤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지는 훈련은 모든 팀들의 가장 기본적 투구 훈련 매뉴얼이다. 니퍼트는 여기에 좌우 타자에 따라 바깥쪽으로 변하는 변화구를 달리했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슬라이더로 멀리 달아났고 좌타자에겐 체인지업을 써서 떨어트렸다. 몸 쪽 승부 후 바깥쪽 변화구. 모두가 알고 있지만 제대로만 던지면 누구도 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만드는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볼 배합이다. 우타자를 상대로 가끔씩 체인지업을 몸쪽으로 던지며 타자의 머리를 보다 복잡하게 만든 것이 변화의 전부다.  

이런 볼 배합이 통할 수 있었던 건 니퍼트가 그만큼 위력적인 공을 던졌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안정된 제구력이 바탕이 된다면 이런 교과서적인 볼 배합만으로도 큰일을 이뤄 낼 수 있다는사실을 니퍼트가 증명해 냈다. 뒤를 따르는 투수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니퍼트가 KBO 리그에서 얻어낸 것은 결코 새로운 길이 아니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가장 평범하고 널리 알려진 배합으로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줬다. 니퍼트는 모든 대기록의 출발은 기본기라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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