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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시선] '투혼'이 실력을 능가할 때…2002년 한국처럼 2018년 러시아도

작성일: 2018.07.02 08:00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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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강에서 스페인을 승부차기로 꺾은 러시아(위)와 2002년 8강에서 승부차기로 웃은 한국


▲ 후반 중후반부터 다리 근육 경련을 호소한 러시아 선수단
▲ 러시아의 8강행을 기뻐하는 팬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때론 '투혼'이 실력을 능가할 때가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한국이 유럽 강호를 상대로 보여줬던 투혼을 2018년 러시아도 선보였다.

러시아는 1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16강 스페인과 경기에서 정규시간과 승부차기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러나 승부차기 끝에 러시아가 웃었다.

FIFA 랭킹 10위의 스페인과 70위의 러시아. 객관적인 수치부터 차이가 났다. 더욱이 러시아는 앞선 월드컵 세 차례에서 조별리그 탈락에 그쳤던 팀. '개최국'으로서 드디어 16강에 올랐으나 조별리그 3차전 우루과이에 0-3으로 완패하면서 분위기가 처졌다. 

상대는 스페인. 유로 2008,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로 2012 우승 이후 내림막길을 걸었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훌렌 로페테기 전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 팀 감독 체제로 새로운 팀이 됐다. A매치 23경기 연속으로 지지 않았다. 모두들 스페인의 8강행을 예상했다.

'점유율의 왕' 스페인을 상대로 러시아는 현실적인 방법을 택했다.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모두 내려선 이른바 '텐 백.' 스페인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공격할 것을 예상하고, 일단 막고 봤다. 거구의 공격수 아르템 주바를 최전방에 배치해 실리적인 축구를 했다. 결과적으로 전반 7분 자책골로 선제 실점했으나 전반 38분 페널티킥을 얻어 승부차기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 스페인은 경기 내내 점유율 70%를 유지하고 공을 이리저리 돌렸다. 공이 없는 러시아가 더 많이 뛸 수밖에 없는 구조. 후반 35분부터 수비수들이 잇달아 다리 근육 경련으로 넘어졌다. 그때마다 루즈니키 스타디움에 모인 8만여 명의 러시아 팬들은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줬다. 이후 정규 시간 10분, 연장 전후반 30분까지. 러시아 선수들은 40분을 더 버텼다. 투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러시아가 승부차기 끝에 '무적함대'를 무너뜨리자, 국내 네티즌은 러시아를 2002년 한일월드컵의 한국과 비교했다. 한국은 전력상 열세인 팀이었지만, 홈팬들의 응원과 선수들의 투혼으로 16강에서 이탈리아, 8강에서 스페인을 누르고 4강의 기적을 이뤘다. 

한국이 기적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선수들의 투혼과 홈팬들의 응원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16년이 흐른 러시아와 한국은 상황이 많이 비슷하다. 

해설을 하던 안정환 MBC 축구 전문해설위원은 "(연장전을 뛰는 러시아 선수들을 향해) 정말 힘들 것이다. 투혼으로 버티는 것이다"며 러시아 선수들의 플레이에 찬사를 보냈다. 

120분간 인내하고 투혼을 발휘한 러시아는 결국 웃었다. 러시아 국민들도 선수들이 쓴 기적에 일정 부분 도움을 줬다. 때론 투혼과 이런 팬들의 응원이 기적을 만들기도 한다. 2018년엔 러시아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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