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숨은 MVP] '도어락' 앞 롯데, 아두치 '재평가'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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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뽑은 만큼 드리는 롯데마트. 그리고 롯데시네마
롯데 타선의 화력은 나쁘지 않았다. 팀 타율 0.273(15일 현재)으로 5위, 팀 홈런 113개로 2위. 경기 당 득점생산(RC/27) 5.38로 5위다. 확 좋은 팀 스탯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8위까지 떨어질 만한 성적은 아니다. 그만큼 많이 점수를 내줬기 때문이다.
올 시즌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5.07로 9위다.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 괜찮은 원투펀치를 갖췄고 에이스 송승준의 올 시즌 경기력도 기복이 좀 걸리지만 크게 나쁘지는 않다. 롯데 선발진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21회로 10개 구단 중 1위. 린드블럼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9회로 헨리 소사(LG), 알프레도 피가로(삼성)와 함께 공동 1위다.
계투진의 붕괴는 아쉬웠다. 베테랑 정대현-강영식이 부상으로 인해 시즌 전부터 전열이탈한 것은 아쉬웠으나 기존 김승회, 이정민, 김성배, 이명우는 물론 두산에서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이적해 온 정재훈까지 가세한 덕분에 전망이 밝았다. 그러나 결과는 안 좋았다. 특히 롯데의 뒷문은 '공포의 롯데시네마'로 불릴 정도로 헐거워졌다.
15일까지 롯데의 팀 홀드는 33홀드로 5위지만 세이브는 10세이브로 전체 9위. 홀드 대비 세이브율 30.3%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리드를 지키며 끝까지 경기를 승리로 매조지는 효과가 가장 적었다는 뜻. 괜히 '롯데시네마'의 별칭이 나온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kt에서 이적해 온 우완 이성민도 분투 중이지만 그도 '롯데시네마'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심지어 시즌 초반 선발로 '롯데시네마'의 희생양이 되었던 대체 마무리 심수창마저 달갑지 않은 '한류 영화'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만 탓할 수 없다. 계투진 관리와 출장 기회 부여는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책략을 토대로 했기 때문. 팬들은 물론 현장의 관계자들도 롯데 코칭스태프에게 좋은 점수를 주지 못한 이유다. 후반기 좋은 방향으로의 변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 아두치는 생각보다 좋은 선수입니다
하위권으로 침체하는 와중에서도 롯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많았다. 부상 이탈 전까지 주전 포수 강민호는 72경기 0.312 24홈런 60타점을 기록하며 맹위를 떨쳤다. 슈퍼 서브 장성우(kt)의 이적까지 있었음을 감안하면 강민호는 극심한 체력 소모 속에서 분전했다. 주전 3루수 황재균도 84경기 0.310 22홈런 65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의 핵으로 자리했다. 손아섭의 부상 공백이 아쉬울 따름이다.
일각에서 '더스틴 니퍼트(두산)보다 한 수위의 투수'라는 평을 받는 린드블럼도 19경기(2완투) 9승5패 평균자책점 3.70으로 분투 중. 레일리의 성적은 18경기 5승5패 평균자책점 3.97이다. 내용은 나쁘지 않았으나 운이 없었다. 그러나 강민호, 황재균, 린드블럼은 누구나 MVP감으로 꼽을 만한 선수들. 본지는 고심 끝 짐 아두치를 롯데의 전반기 숨은 MVP로 선정했다.
지난해 전반기와 후반기 야누스의 얼굴을 보여준 루이스 히메네스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던 롯데. 아두치는 시즌 전 롯데에서 해줄 역할이 많았던 선수다. 수비 면에서 주전 중견수 전준우(경찰 야구단)의 공백을 막아야 했고 지난해 팀 도루 최하위(63개) 롯데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했다. 손아섭과 함께 1번 혹은 3번을 맡아야 했다. 5툴 스타일 외국인 타자를 찾기 어려워진(에릭 테임즈는 NC가 굉장히 잘 뽑은 케이스) 현대 야구에서 아두치는 롯데가 잘 뽑은 선수임에 틀림없다.
15일 경기까지 포함한 아두치의 올 시즌 성적은 73경기 0.293 16홈런 54타점 16도루. 14일까지의 성적을 토대로 한 인포그래픽의 성적보다 더 좋다. 테임즈에 이은 20홈런-20도루 클럽 입회는 시간 문제. 28볼넷-71삼진으로 선구안이 아쉬울 뿐 OPS 0.904, 득점권 타율 0.393으로 전체적인 스탯이 좋다. 수비력도 뛰어날 뿐 더러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아두치의 발. 타 구단의 한 선수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는 바로 아두치”라며 스피드 자체를 높이 평가했다.
장타 툴에 대한 기대치가 적었던 아두치지만 16홈런으로 전체 공동 10위. 배트 스피드가 탁월한 만큼 제대로 맞는 순간 비거리도 괜찮다. 따라서 현재 아두치는 전준우의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과거 김주찬(KIA)이 보여줬던 베이스러닝 능력을 재현 중인 셈이다. 그리고 손아섭의 부상 결장 동안 리드오프는 물론이고 3번 타순에도 나서며 활약했다. 공수주 두루 롯데를 지탱 중인 아두치의 공헌도를 단순히 기록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이 밖에도 롯데의 숨은 MVP로 꼽을 수 있는 선수는 시즌 초반 선발로 불운하다 마무리로 이동해 가능성을 비췄던 심수창. 부상 전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내야수 정훈. 그리고 이적 후 계투진에서 종횡무진하며 분투한 이성민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팀인 만큼 빛을 못 본 선수들이 많다는 점에 대해 팬들이 안타까워 하는 이유다.
◆ 후반기 롯데, 방향만큼은 확실히 잡아야…
산술적으로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 38승46패 8위로 선두 삼성과는 11경기 차이, 5위 한화와는 7경기 차이다. 연승 바람을 자주 타면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팀이 상대방의 상승세를 수수방관하고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 더욱이 신생팀 kt조차 댄 블랙-저스틴 저마노의 가세 등으로 파죽지세를 보여줬다. 후반기 고춧가루 부대로서 맹위를 예상할 만 하다. 물론 kt 상승세의 단초는 장성우를 비롯해 군필 선수 4명 포함 5명을 보내고 4명의 병역 미필 선수를 받은 롯데가 제공했다.
선수들의 경기력을 차치하고 이종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비판을 받는 이유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 한 야구인은 올 시즌 롯데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뛰고 있는 지 잘 모르겠다”라고 평했다. kt 시절 씩씩하게 던졌으나 운이 없던 미완의 유망주 박세웅은 오히려 롯데에 와서 선발로 크는 것인지 계투로 자라는 것인지 '롯데 발야구' 부활을 위해 뛰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나오고 있다. 박세웅의 동기생인 포수 안중열은 강민호의 부상, 장성우의 부재로 롯데에서 책임감이 갑자기 커졌다.
박세웅, 안중열은 물론 대졸 3년차 이성민과 2013년 봉황대기 MVP 출신 조현우 등 분명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를 보고 키워야 하는 유망주를 받았는데 이들에게 곧바로 많은 것을 요구하는 형국이다. 계투 요원 출장 부분에서도 의아한 부분이 제법 있다. 마무리였던 김승회는 결국 선발로 나왔고 선발로 분투하던 심수창이 마무리로 이동한 것은 납득할 만 하지만 이정민-홍성민 등의 보직은 정확히 어디인지 알기 힘들다. 퓨처스 노히터 주인공인 사이드암 이재곤은 1군에서 단 한 경기를 던지고 자취를 감췄다.
외부에서마저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모습들. 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실제로 이 감독은 시즌 초반 프런트로부터 제약을 받지 않고 팀을 운용할 수 있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역대 롯데 감독 중 가장 자유로운 인물일 것”이라며 이 감독의 야구를 기대했으나 갑작스레 6월부터 팀의 성적 곡선이 아래로 향했다. 분명 시즌 초반 선수단 분위기가 좋았고 4월12일 사직 한화전 벤치클리어링 이후 '우리 선수 건드리면 가만있지 않겠다'라던 이 감독의 이야기와 함께 선수단이 더욱 한 데 뭉쳤던 팀이다.
또다른 야구인은 “선수들을 제대로 규합하는 존재는 코치. 그리고 그 코칭스태프를 다잡는 이는 감독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지금의 롯데에서 그 모습이 나오고 있는 지 묻자 그는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의 성적에 조바심을 내기보다 시즌 끝까지 팀원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조언이 이어졌다.
2013년 오뉴월 두산이 위기에 빠졌던 때가 기억난다. 당시 6위까지 떨어졌던 두산에 대해 김진욱 감독의 중도 경질 가능성과 함께 황병일 당시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을 것이라는 루머가 퍼졌다. 그 때 김 감독은 황 수석코치에게 대화를 요청한 뒤 “여러 이야기가 나돌고 있지만 나는 우리 수석코치님을 믿고 있다. 이 어려움을 함께 타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라며 믿음을 보였다. 이후 황 수석코치는 김 감독과 함께 코치진은 물론 선수들의 기를 북돋워주었다. 그날부터 두산은 상승 궤적을 그렸고 그해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시즌을 보냈다. 지금의 롯데가 본보기로 삼을 만한 케이스다.
현재 롯데는 팀이 올 시즌 무엇을 목표로 삼고 있는 지 막연히 생각하기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팀으로 나아가야 할 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이 감독은 '고교 감독'이라는 선입견과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감독으로서 위치는 물론 제대로 된 방향 제시가 중요하다. 물론 여기에는 프런트의 전폭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남은 시즌 선수단 뿐만이 아닌 구단이 혼연일체하지 못하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롯데가 향후 몇 년 간 '8888577' 못지 않은 비밀번호를 찍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미 지난 두 시즌 5위-7위에 그치고 '포스트시즌 도어락' 앞에 선 롯데다. 비밀번호는 짧을 수록 좋다.
[사진1] 짐 아두치 ⓒ SPOTV NEWS 한희재 기자
[그래픽] 디자이너 김종래
[사진2] 이종운 감독 ⓒ SPOTV NEWS 한희재 기자
[영상] 아두치 활약상 ⓒ SPOTV NEWS 영상편집 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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