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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월드컵'이 '진짜 월드컵'이 된 러시아 대회 4강 축구사 살펴보기

작성일: 2018.07.08 12:59 신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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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대진이 결정났다.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6일과 7일 밤사이(한국 시간) 잇따라 열린 2018년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8강전 결과, 이번 대회 우승은 프랑스-벨기에, 잉글랜드-크로아티아의 대결로 좁혀졌다.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52년 만에 이뤄진,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인 남미 나라가 빠진 유럽 나라(협회)끼리 우승 경쟁이다. 개최국까지 유럽 나라니까 말 그대로 유럽 잔치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통칭 유로)는 흔히 '미니 월드컵'으로 불린다.

축구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있지만 일정한 규칙 아래 경기를 하는, 근대적 의미의 축구를 시작한 나라는 영국이다. 애초 ‘네이스미스볼’[창안자인 제임스 네이스미스 박사에게서 따온 말]이 될 뻔했던 농구의 종주국이 미국이듯이 축구 종주국은 영국인 것이다. 범위를 좁혀 영국 내 4개 협회 대표 격인 잉글랜드가 축구 종가인 셈이다.

축구는 통상 200개 이상 나라, 2억5,000만 명 이상 선수가 경기하는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숫자는 대략적인 것이고 한국의 ‘조기 축구’ 같은 수준의 경기를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숫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는 축구의 세계화 정도에 대해 ‘1년 365일 24시간 지구촌 어디에서인가는 경기가 열리는 종목’이라는 표현을 하곤 한다. 공으로 하는 종목 가운데 농구 배구 탁구 등도 상당한 수준의 세계화가 이뤄져 있지만 축구와는 견주기 힘들다.

그런 가운데 지구촌 6대주 가운데 가장 많은 축구 협회[55개]를 거느리고 있는 대륙이 유럽이고 독일 4회, 이탈리아 4회, 잉글랜드 1회, 프랑스 1회, 스페인 1회 등 가장 많은 월드컵 우승을 기록한 대륙도 유럽이다. 그러니 유럽에서 열리는 대륙별 축구선수권대회인 유로를 ‘미니 월드컵’이라고 부를 만하다.

러시아 월드컵 4강에 오른 나라(협회) 가운데 프랑스와 잉글랜드는 각각 20년, 52년 만에 우승에 다시 도전하고 벨기에와 크로아티아는 처음으로 FIFA 컵을 노린다. 독일과 이탈리아에 견주면 썩 좋은 성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유로에서도 이들 나라(협회)는 성적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역대 성적만을 놓고 보면 이번 대회 4강 대진은 이름값이 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강자의 출현이라는 측면도 물론 있다.     

▲ 승리 후 기뻐하는 잉글랜드 선수들
[잉글랜드] '영원한 우승 후보'가 오랜만에 진짜 우승 후보가 됐다. 앞서 얘기한 축구 종가이자 1966년 대회 우승 때문에 붙어 있는 별칭이 ‘영원한 우승 후보’지만 메이저 대회 성적은 그리 좋은 게 아니다.

월드컵에서는 1996년 대회 우승과 1990년 이탈리아 대회 4위가 4강 이상 성적의 전부다. 월드컵 다음 규모인 유로에서는 우승은 없고 1968년 이탈리아 대회와 1996년 잉글랜드 대회 공동 3위가 4강 이상 성적의 전부다. 2016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영국 내 4개 축구 협회 가운데 하나인 웨일스가 공동 3위인데 잉글랜드는 16강전에서 아이스란드에 1-2로 져 탈락했다.

아이슬란드가 8강전에서 준우승국 프랑스에 2-5로 져 탈락했지만 잉글랜드는 첫 출전한 유로 본선에서 아이슬란드가 쓴 ‘축구 동화’의 소재 가운데 하나가 된 셈이다. 그런 잉글랜드가 절치부심해 이번 대회 4강에 올랐다.

물론 1986년 멕시코 대회 8강전에서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의 ‘비열한 손’ 때문에 1-2로 져 탈락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은 면도 없지는 않다. 이 대회 때 잉글랜드는 5경기만 뛰고도 6골로 득점 1위(2위는 가짜 골을 포함해 5골의 마라도나)에 오른 개리 리네커를 비롯해 미드필더 브라이언 롭슨 등 우수한 선수로 팀을 꾸렸지만 결과는 8강이 끝이었다.

잉글랜드는 이 대회를 비롯해 1954년 스위스 대회와 1962년 칠레 대회, 1970년 멕시코 대회 8강과 8강 정도의 결과인 1982년 스페인 대회 2차 조별 리그 진출, 2002년 한일 대회와 2006년 독일 대회 8강 등 지독한 ‘8강 벽’에 막혀 있었다. 잉글랜드로서는 이번 대회에서 이 벽을 무너뜨린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1966년 대회 우승은 서독과 결승전 전반에 나온 조프 허스트의 결승 골 골인 여부로 논란이 된 가운데 얻은 것으로 뒷맛이 썩 좋지 않았다. 잉글랜드로서는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해리 케인과 애슐리 영, 제시 린가드, 마커스 래시포드 등을 앞세워 이번 대회에서 깔끔한 우승을 차지하고픈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

▲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
[크로아티아] 축구 팬들에게 차범근 감독 중도 퇴진과 이임생 부상 투혼 등이 연관 검색어인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또 하나의 연관 검색어가 있다. 크로아티아다. 대회 득점왕(6골)인 다보르 쉬케르를 앞세운 신생국 크로아티아의 선전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크로아티아는 1990년대 초반 유고슬라비아사회주의연방공화국에서 갈라져 나왔기 때문에 월드컵 4강 이상 성적은 1998년 대회 3위가 전부다. 유로에서는 아직 4강 이상 성적이 없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1948년 런던, 1952년 헬싱키, 1956년 멜버른 올림픽 은메달과 1960년 로마 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유고슬라비아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는 나라로 평가 받고 있다. 유고슬라비아는 1930년 우루과이 대회와 1962년 칠레 대회 4위로 체코슬로바키아(1934년 이탈리아 대회 1962년 칠레 대회 준우승), 소련(1966년 잉글랜드 대회 4위)과 함께 사회주의 나라들 성적이 좋지 않은 월드컵에서도 나름대로 선전했다.

크로아티아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슬로베니아 등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된 이후 분리 독립한 나라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월드컵의 경우  첫 출전한 1998년 대회 이후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대회만 빼고 이번 대회까지 6차례 대회 가운데 5차례나 본선에 올랐다. 그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로 조별 리그를 통과해 역시 두 번째로 4강에 오른 것이다.

유고슬라비아의 축구 DNA를 물려받기는 했지만 신생국으로서는 놀랄 만한 성적표다. 우수한 선수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이번 대회에 출전한 23명 가운데 자국 리그 선수는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디나모 자그레브) 등 2명뿐이고 21명의 선수가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 잉글랜드 독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터키 우크라이나 프랑스 등 유럽 여러 리그 클럽에서 뽑혀 왔다.

크로아티아가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루카 모드리치, 마리오 만주키치 등을 앞세워 4강을 뛰어넘는, 세계 축구사에 ‘사건’으로 기록될 성적을 남기게 될지 전 세계 팬들이 숨 죽여 지켜보고 있다.

▲ 우루과이를 꺾은 프랑스
[프랑스] ‘아트 사커’라는 멋진 별명이 붙어 있지만 프랑스가 월드컵 우승과 인연을 맺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득점왕 지스트 퐁테뉴[13골]를 앞세운 1958년 스웨덴 대회 3위에 이어 1982년 스페인 대회 4위, 1986년 멕시코 대회 3위 등 ‘아트 사커’의 지휘자 미셸 플라티니가 활약하던 1980년대에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 지네딘 지단이 이끈 1998년 자국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그러나 ‘미니 월드컵’인 유로에서는 독일과 이탈리아, 잉글랜드 등 라이벌 팀들에 견줘 밀리지 않는 성적을 올렸다. 1960년 자국에서 열린 창설 대회 준결승에서 치열한 공방전 끝에 유고슬라비아에 4-5로 진데 이어 3위 결정전에서는 체코슬로바키아에 0-2로 패했다.

​첫 대회를 4위로 출발한 프랑스는 1964년 스페인 대회와 1968년 이탈리아 대회, 1972년 서독 대회, 1976년 유고슬라비아 대회, 1980년 이탈리아 대회에는 연속해서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1976년 대회까지는 4개 팀, 1980년 대회에는 8개 팀이 본선에 나섰다. 예선 통과가 결코 쉽지 않았다.

1984년 대회를 자국에서 연 프랑스는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해 조별 리그 A조에서 덴마크를 1-0, 벨기에를 5-0, 유고슬라비아를 3-2로 꺾고 준결승에 올라 포르투갈을 연장 접전 끝에 3-2로 물리치고 대망의 결승전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플라티니는 포르투갈과 경기 결승 골, 유고슬라비아와 경기 해트트릭 등 4경기에서 모두 골을 기록했다.

플라티니는 2-0으로 이긴 스페인과 결승에서는 선제골이자 결승 골을 넣었다. 플라티니는 조국의 유로 첫 우승을 이끌며 2위와 6골 차인 9골(5경기)로 압도적인 득점왕에 올랐다. 과연 플라티니였다.

프랑스는 그해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축구 종목에서 브라질을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프랑스 축구의 콧대가 하늘 높은 줄 모를 때다.

1986년 멕시코 대회는 프랑스가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우승에는 두 뼘이 모자랐다. 준결승에서 서독에 0-2로 진 뒤 3위 결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벨기에를 4-2로 물리쳤다. 31살의 플라티니는 2골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이 대회가 그의 마지막 월드컵 출전이었다.

프랑스는 1998년 월드컵 첫 우승 2년 뒤인 2000년 벨기에-네덜란드 공동 개최 유로에서 두 번째 정상에 오르면서 전성기를 누리는가 했는데 다시 2년 뒤인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전에서 세네갈에 0-1로 지며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는 극심한 부침을 겪었다.

월드컵에서는 2006년 독일 대회 준우승, 유로에서는 2016년 자국 대회 준우승으로 ‘아트 사커’의 부활을 알린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 플라티니~지단의 계보를 이을 선수로 떠오른 킬리안 음바페를 비롯해 은골로 캉테, 안토니 그리즈만, 올리버 지루, 사무엘 움티니, 폴 포그바 등 유럽 유수 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주축으로 ‘아트 사커’ 제2의 전성기를 열고자 한다.

▲ 벨기에가 '우승 후보' 브라질을 꺾었다.
[벨기에] 만약에 저지 색깔과 관련해 ‘붉은 악마’ 원조 논란이 붙으면 한국이 벨기에에 양보해야 할지 모른다.

이탈리아에서 열린 유로 1980 서독과 결승전에 나선 벨기에 선수들 저지는 전통적인 붉은색 상의에 까만색 하의였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알제리와 경기에 나선 벨기에 선수들은 상의와 하의 모두 붉은색 저지를 입고 뛰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벨기에 선수들은 붉은색 저지를 1번 유니폼으로 하고 피치를 누비고 있는데 이제 결승 문턱까지 왔다.

벨기에는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2년 만에 4강에 올랐다. 멕시코 대회에서는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멕시코에 1-2로 졌지만 이라크를 2-1로 잡고 파라과이와 2-2로 비겨 16강에 올랐다. 녹아웃 스테이지 첫 판에서 소련을 연장 접전 끝에 4-3으로 따돌린 벨기에는 8강전에서 스페인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겨 힘겹게 4강에 올랐다. 거기가 벨기에의 한계점이었다. 준결승에서 우승국 아르헨티나를 만난 벨기에는 마라도나에게 두 골을 내준 뒤 3위 결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프랑스에 2-4로 졌다.

벨기에는 멕시코 대회 4년 전인 1982년 스페인 대회에서는 8강 정도의 결과인 2차 조별 리그에 진출하는 등 이번 대회를 포함해 13차례 본선에 오른 가운데 5차례 녹아웃 스테이지행에 성공한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의 축구 강국이다.

유로에서는 1980년 이탈리아 대회 준우승과 1972년 자국 대회 3위를 기록했다. 15차례 열린 유로에서 준우승 이상 성적을 낸 나라가 13개인 사실을 고려하면 결코 수준 낮은 결과가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함께 4강에 오른 잉글랜드는 유로에서 우승은커녕 준우승을 한 적도 없다.

벨기에의 최근 경기력은 직전 대회에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벨기에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다. 조별 리그에서 알제리를 2-1, 러시아와 한국을 1-0으로 꺾고 1위로 1라운드를 통과해 미국을 연장 접전 끝에 2-1로 이겼으나 준우승국 아르헨티나에 0-1로 져 4강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 유럽 지역 예선에서는 다소 약한 조에 들긴 했지만 9승1무 43득점 6실점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2위 그리스(5승4무1패 17득점 6실점)를 가볍게 따돌리고 본선 직행 티켓을 끊었다.

이 예선에서 로멜루 루카쿠는 11골(득점 1위), 에당 아자르는 6골, 드리스 메르텐스와 토마스 뫼니어는 5골을 넣었다. 놀라운 득점력이다. 본선에서도 루카쿠 4골을 포함해 5경기 14득점(5실점)으로 포신이 여전히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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