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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의 W빌드업] 어색한 펠라이니-아자르 활용법…후반 40분 낭비한 벨기에

작성일: 2018.07.11 09: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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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권이 강점이고 수비력도 있지만, 세밀한 기술은 부족한 펠라이니.
▲ 제공권이 강점이고 수비력도 있지만, 세밀한 기술은 부족한 펠라이니.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벨기에가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마루앙 펠라이니 활용에 실패했다. 결국 마지막 추격 기회에서도 펠라이니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했다.

벨기에는 11일 오전 3시(한국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프랑스에 0-1로 패했다.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노렸던 벨기에는 3위 결정전에서 잉글랜드-크로아티아전 패자와 만나게 됐다.

단 한 번의 세트피스에서 울었다. 벨기에는 공격을 주도하면서 경기를 운영했다. 프랑스의 역습 역시 날카로웠지만 벨기에 역시 전방 압박을 병행하면서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란 말이 적당했지만 후반 6분 앙투안 그리즈만의 크로스에 쇄도한 사뮈엘 움티티에게 실점했다. 펠라이니도 앞으로 움직이면서 헤딩한 움티티를 막지 못했다.

벨기에에게 남은 시간은 40여 분. 총공세로 프랑스의 수비를 뚫어야 했다. 물론 쉽지 않은 문제였다. 프랑스는 1골의 리드를 잡자 수비적으로 물러났다. 최전방에 그리즈만을 두고 오히려 올리비에 지루가 후방으로 물러나고, 폴 포그바가 수비 라인과 동일선상에 서는 등 노골적으로 수비벽을 두껍게 쌓고 역습을 노렸다.

▲ '드리블러' 아자르의 중앙 이동도 먹혀들지 않았다.

여기서 벨기에는 선택을 해야 했다. 밀집 수비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짧고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프랑스의 수비벽을 뚫는 것은 좋은 방식이 아니었다. 프랑스가 워낙 좁게 간격을 유지했고 공이 빼앗겼을 때 킬리안 음바페와 그리즈만을 활용하는 프랑스의 역습에 대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수비적으로 버틸 힘을 남겨두고 공격해야 했다.

'슈퍼 크랙' 에덴 아자르를 활용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었다. 아자르는 1대1 돌파에 장점이 있다. 1대1에서 한 명을 뚫으면 뒤이어 수비수들이 커버 플레이를 하러 나와야 한다. 수비 조직이 깨진다는 뜻이고 동시에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자르는 이번 경기에서 무려 11개의 드리블을 시도해 10개를 성공했다. 아자르가 돌파를 시도하기에 가장 적당한 위치가 중요했다. 밀집된 중앙보단 풀백을 1대1로 상대할 수 있는 측면이 유리했다.

또 하나의 방법은 펠라이니의 헤딩 능력이다. 펠라이니는 194cm의 장신인데다가 억센 몸싸움과 위치 선정 능력까지 헤딩에 특화된 선수다. 미드필더로 활약하지만 수비적인 임무와 함께 위급할 땐 높이로 힘을 보탠다. 직접 득점을 노리기도 하지만, 머리에 맞고 떨어지는 세컨드볼로 동료들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측면 혹은 후방에서 넘어오는 크로스를 헤딩하는 것은 단순하지만 빠르고 직접적인 공격 수단이다. 펠라이니는 일본과 16강전에서 교체로 출전해 높이의 힘을 입증한 바 있다. 펠라이니는 동점 골을 넣었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일본 수비수들을 부담스럽게 했다.

펠라이니는 후반 20분 드리스 메르텐스가 올려준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해 후반전 가장 위협적인 슛을 기록했다. 포그바가 펠라이니를 막으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이해가 가지 않는 전략적 배치로 두 선수의 장점을 모두 감춰버렸다. 벨기에는 실점 뒤 아자르가 중앙으로 자리를 옮기고, 펠라이니가 왼쪽 측면에 배치됐다. 

아자르는 후방까지 내려오면서 공을 적극적으로 다루긴 했지만, 두 줄로 쌓은 프랑스 수비를 혼자서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측면부터 차근차근 돌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펠라이니는 왼쪽 측면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펠라이니는 장신의 선수로 주력이나 기술이 좋은 선수가 아니다. 돌파도 크로스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펠라이니가 할 수 있는 것은 백패스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펠라이니가 중앙에서 헤딩을 하지 못하는 위치를 잡았다는 것이 문제다.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펠라이니는 무의미하게 움직였다. 높이를 살리기 어려웠다.

이후 벨기에의 경기 운영은 '무색무취'였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후반 35분 펠라이니를 빼고 야닉 카라스코를 투입했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순한 크로스라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했으나 로멜루 루카쿠 혼자서는 외로웠다. 장신 라파엘 바란과 점프력이 좋은 움티티가 연이어 공을 끊어냈다. 카라스코는 드리블러지만 아자르와 함께 왼쪽 측면에 배치됐고, 또 드리블 능력이 아자르에 비해 부족하다. 카라스코 투입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지 않았던 반면 펠라이니가 빠진 구멍은 컸다. 심지어 벨기에는 펠라이니를 뺀 이후에도 크로스와 롱패스를 활용해 추격을 노렸다. 이도 아닌 저도 아닌 선수 교체로 오히려 특색을 잃고 말았다.

벨기에는 프랑스의 역습에 경기 막판까지 고전했다. 티보 쿠르투아의 연이은 선방 속에 결승 진출의 희망을 봤지만, 득점이 나오지 않고서는 이길 수 없었다.

벨기에는 괜찮은 경기를 했다. 단 한 번의 세트피스에서 무너진 것이 결정적 패인이었지만, 실점 뒤 이해하기 어려운 전술 변화로 스스로 반전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세트피스 기회를 살린 프랑스는 '역습'이라는 보다 명확한 경기 전략으로 12년 만에 월드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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