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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서의 Pepper Game] '솔개의 혁신' 보여준 추신수의 '환골탈태'

작성일: 2015.07.21 16:17 스포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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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오준서 해설위원] 야구는 다양한 작전으로 경기에 많은 변수를 줄 수 있는 종목이다. 그런 만큼 스타팅 멤버 뿐만 아니라 대기 선수의 역할도 중요하다. 보다 많은 선수가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감독으로서는 다채로운 작전 구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황마다 쓸 수 있는 카드가 다양하다면 팀을 이끄는 수장은 그만큼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다.

팬들은 응원팀이 베스트 라인업으로 나서 경기에 패했을 때에는 심정적으로 이해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그 책임은 온전히 출전 명단을 작성한 감독에게 돌아간다. '베스트 9'이 아닌 변칙적인 진용으로 승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총지휘관은 팬들의 성토를 받는다.

그래서 감독들은 라인업 작성을 가장 힘들어한다. 오늘 경기를 지켜보면서 내일 라인업을 생각하기도 한다. 보통 아메리칸 리그 감독들은 지명타자를 중심으로 선발 명단을 짠다. 내셔널리그에서는 팀 내 중심타자를 염두에 두고 그 앞뒤로 선수를 채워 나간다.

올스타팀이 아닌 이상 '짜임새 있는 타선'을 만들기는 상당히 어렵다. 타선의 짜임새를 위해서는 4가지 유형의 선수들을 골고루 명단에 넣어야 한다. 장타 생산 능력이 좋은 파워 히터와 컨택 능력이 탁월한 교타자가 우선 필요할 것이다. 또 출루한 뒤 상대 야수진을 흔들 수 있는 발빠른 선수와 희생번트 등으로 연결고리 노릇을 소화해줄 수 있는 팀 배팅에 능한 선수도 필요하다. 다양한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러 성격의 타자들을 고루 배치해야 한다.

올 시즌 하위 타순에서 자존심을 버리고 묵묵히 내야진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지미 롤린스는 예상보다 빼어난 적응력으로 관계자들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 롤린스는 과거 전성기 시절 감독이 원하는 4가지 유형의 특성을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롤린스는 2000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필라델피아가 아닌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서른 일곱, 야구선수로는 젊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환경, 낯선 타순 등에 적응해야 하는 숙제를 부여받았다. 문제풀이는 쉽지 않았으나 그는 프로다운 경기력으로 그라운드 안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으며 베테랑의 진가를 드러내는 중이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지난해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알렉스 로드리게스(40, 뉴욕 양키스)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변의 우려를 샀다. 어느새 불혹을 맞은 나이와 한 시즌을 통째로 쉬면서 떨어진 경기감각 등 재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었다. 그러나 올해 자신의 명성에 걸맞은 성적으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20일(이하 한국 시간) 현재까지 8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7 19홈런 52타점을 기록하며 팀 내 중심타자로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추신수도 후반기 달라진 모습으로 재기의 칼날을 갈고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후반기 첫 3연전에서 단 1경기 출전에 그친 추신수는 경기에 나서는 동안 '경쟁자(contender)의 자세'로 돌아간 플레이를 보여줬다.

19일 휴스턴전에서 경기 내내 부상을 두려워하지 않는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또 어느 때보다 전력으로 베이스런닝을 소화했다. 그는 이날 시즌 1호 도루에도 성공하며 '호타준족'의 경기력을 재현했다. 이날 경기에서 추신수는 출루를 위해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도 감행했다. 전반기와 확실히 달랐다. 8회에는 1루 주자를 한 베이스 진루시키는 희생번트에도 성공해 4타석에서 총 2번의 번트를 시도했다.

후반기 단 한 경기에서 보여준 플레이였지만 올스타 휴식 동안 많은 것을 내려놓은 듯한 자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가족을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이 경기에 그대로 나타났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지 경기를 중계하면서 처음으로 느껴졌다. 성적이 좋지 못한 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날 벤치클리어링에 나와서도 적극적인 중재보다는 동료들 곁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킨 추신수를 보며 짠한 마음이 들었다.

남은 후반기 자신의 명성에 걸맞은 성적을 보여주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 경기처럼 자존심을 버리고 경쟁자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 팀 내 화합을 위해 '초보 감독' 제프 베니스터에게 먼저 다가서는 넉넉한 품새를 보여줬으면 한다. 베테랑으로서 경기 외적으로도 본보기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사진] 추신수 ⓒ Gettyimages

[영상] 기습번트 감행한 추신수 ⓒ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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