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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방심, 긴장, 조급증, 후유증…김학범호 '정신력' 괜찮습니까?

작성일: 2018.08.18 12:19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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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러운 패배' 피치에 고개를 묻은 손흥민 ⓒ연합뉴스
▲ 김학범호는 일어날 수 있을까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반둥(인도네시아), 유현태 기자] 부끄러운 패배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빨리 정신력을 회복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한국은 17일 인도네시아 반둥 시잘락하루팟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E조 리그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1-2로 패했다. 이번 패배로 조 1위가 좌절됐다.

U-20 대표 팀 정정용 감독은 지난 4월 수원 JS컵을 마친 뒤 "열심히 해야겠다는 정신력이 아니다. 개인 기술, 정신력. 심리적, 기술적 압박 속에서 냉철하게 경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벤치에서, 관중에서, 경기 내에서 오는 압박에 제대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신력이 단순한 투지가 아니라, 경기장에서 가진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고 설명한 것이다.

"솔직히 얘기해서 창피하다." 주장 손흥민이 말레이시아전 경기를 마친 뒤 남긴 소감이다. 말레이시아가 1차전부터 괜찮은 경기를 했지만, 한국이 패할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직접 경기한 김학범호 선수들은 원인으로 몸으로 하는 '경기력'보다 '마음가짐'을 더 중요하게 꼽았다. 

첫째는 방심. "소집해서 바로 얘기했던 게 방심하면 큰일난다라고 얘기했는데 선수들이 이 팀쯤이야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 손흥민

말레이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14위에 불과하다. 한국도 50위권으로 그리 높진 않지만 말레이시아를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바레인전에서 대승을 거둔 뒤 선수들의 마음도 들뜰 수밖에 없다. 김학범 감독 역시 1차전 대승에 큰 폭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로테이션을 너무 서둘렀다"면서 본인의 판단 실수라고 인정했다.

두 번째는 긴장이다. "처음으로 경기를 뛴 선수는 많았다. 긴장했던 것 같다. 어린 선수들도 많았다." -황희찬 

한국의 중원이 특히 어렸다. 김정민-이진현을 앞에 두고 뒤에 김건웅을 배치하는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 조합을 꾸렸다. 세 선수는 모두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열린 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했거나 출전을 목표로 했던 선수들로 연령이 어리다. 결과적으론 실패였다. 이진현을 제외하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말레이시아의 밀집된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선수 개인적으로도 공을 지키지 못하고, 역습 시 제대로 된 1차 저지선이 되지 못했다. 긴장감이 있으면 몸도 굳고 시야도 좁아진다. 하지 말아야 할 실수가 여러 차례 나온 이유다.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든 것은 조급증이다. "선수들이 초반에 실점해서 당황했다 어린 선수들인데 경기장에서 컨트롤한 선수가 없어 아쉬웠다. 나도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다른 선수들도 나도 조금 조급했다" - 손흥민

전반 5분 만에 황현수와 송범근이 충돌하면서 선제골을 줬다. 남은 시간은 85분.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결과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선수들은 '리드를 빼앗겼다'는 사실에 서두르기 시작했다. 여유를 두고 말레이시아를 공략하지 못하고 우리 스스로가 단순한 공격 형태를 취했다. 김 감독도 "서둘렀던 것 같다. 한 번에 흔들어 놓지도 않고 공략하려는 패턴이 보였다"고 인정했다. 첫 실점 뒤 한국은 경기를 크게 보고 주도하기보단, 말레이시아의 뒤꽁무니만 쫓는 꼴이었다.

정신력 측면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졌다. 다음 경기를 잘하기 위해서도 내부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 믹스트존을 지나는 선수들의 표정은 무거웠다. 선수들 역시 패배의 충격이 크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한국의 축구 팬들 역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모든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말하자면 '패배 후유증'이다.

어떻게 후유증을 넘어야 할까. 선수 개인은 스스로 경기력으로 입증해야 한다. 황희찬은 이미 정답을 알고 있었다. 그는 "정신력이 흔들리는 것은 없다. A 대표 팀에서 그런 점을 배웠다. 당연히 이겨내야 한다. 경기력으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비난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감내하고 이겨내야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선 키르기스스탄전에 집중해야 한다. 이어질 녹아웃스테이지에서 승리하면서 비난을 씻어야 한다. 부담감을 넘어서야 한다.

주장 손흥민은 강하게 팀을 다잡을 계획을 밝혔다. 그는 "다들 성인이고 프로팀에서 축구하는 선수들이다. 언제까지나 다독일 수는 없다. 가끔은 격려가 필요하지만 지금은 따끔한 지적도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정답은 없다. 다독이는 것도, 또 따끔하게 질책하며 새롭게 정신 무장하는 것도 정답이다. 결과적으로 팀 내부 분위기를 어떻게 다시 잡을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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