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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이제 탁구 만리장성 넘을 때…김택수 감독 앞장서라

작성일: 2018.08.29 12:45 신명철 편집 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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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에서 3번째가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게임 탁구 남자 단체전 우승 주역인 김택수 감독. 한국은 직후 대회인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탁구 남자 단체전에서 7회 연속 준우승했다
▲ 한국은 29일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에 게임 스코어 0-3으로 졌다. 에이스 이상수가 경기가 풀리지 않아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 스포티비뉴스 신명철 편집 위원 칼럼

[스포티비뉴스=아시안게임 특별취재단 신명철 기자] 세계 남자 탁구를 중국과 스웨덴이 양분하던 때가 있다.

1987년 뉴델리(인도), 1989년 예테보리(스웨덴), 1991년 지바(일본)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탁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두 번째 대회인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의 두 나라 남자부 성적을 살펴보자.

뉴델리 대회 남자 단체전 1~3위 중국 스웨덴 북한, 남자 단식 1~3위 장지아리앙(중국) 얀 오베 발트너(스웨덴) 천신후아이 텅이(이상 중국) 예테보리 대회 남자 단체전 1~3위 스웨덴 중국 북한 남자 단식 1~3위 얀 오베 발트너 요르겐 페르손(이상 스웨덴) 안드레 그루바(폴란드) 유센퉁(중국) 지바 대회 남자 단체전 1~3위 스웨덴 유고슬라비아 체코슬로바키아 남자 단식 1~3위 요르겐 페르손 얀 오베 발트너(이상 스웨덴) 김택수(한국) 마원거(중국)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단식 1~3위 얀 오베 발트너 장 필립 가티엥(프랑스) 김택수(한국) 마원거(중국)

이 무렵 세계 남자 탁구 중국-스웨덴 양강 체제에 끊임없이 도전한 나라가 한국과 북한 정도다.

이전부터 조금씩 조짐이 있었지만 얀 오베 발트너가 2016년 은퇴하면서 1980년대 초반 이후 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스웨덴 남자 탁구 전성기가 막을 내였다. 이 시기 스웨덴 남자 탁구를 이끈 주인공은 앞에 나온 두 선 수 외에 마카엘 아펠그린과 에릭 린트, 피터 칼손 등이다.

2000년 쿠알라룸프르(말레이아시아)에서 열린 세계단체전선수권대회 우승이 이들 멤버가 이룬 마지막 성과다.

2004년 도하(카타르) 세계단체전선수권대회 1~3위 성적(중국 독일 한국)이 스웨덴이 빠진 이후 세계 남자 탁구 판도를 예고했다.

한국은 이 대회 3위(김택수 주세혁 오상은 유승민 김정훈)에 이어 2006년 브레멘(독일) 대회 2위(주세혁 유승민 오상은 이정우 임재현) 2008년 광저우(중국) 대회 2위(주세혁 유승민 김정훈 이정우 이진권) 2010년 모스크바(러시아) 대회 3위(주세혁 오상은 유승민 정영식 조은래) 2012년 도르트문트(독일) 대회 3위(주세혁 오상은 유승민 김민석 정영식) 2016년 쿠알라룸프르 대회 3위(주세혁 정영식 이상수 장우진 정상수) 2018년 할므스타드(스웨덴) 대회 3위(정영식 이상수 장우진 김동현 임종훈) 등 2014년 도쿄(일본) 대회만 빼고 계속 3위 안에 들면서 만리장성에 도전하고 있다.

여자 단체전에서는 스포츠 팬들이 잘 알고 있듯이 1973년 사라예보(당시 유고슬라비아) 대회에서는 정현숙 이에리사 박미라 김순옥이 나선 한국이, 1991년 지바 대회에서는 현정화 홍차옥(이상 남측) 리분희 유순복(이상 북측)이 힘을 모은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정상에 올랐다.

▲ 탁구 남자 대표팀 감독인 김택수 그리고 유남규, 강희찬 등이 나선 한국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제친 북한을 게임 스코어 5-4로 누르고 우승했다. ⓒ대한체육회 90년사

앞에 나온 내용 대로 중국 남자 탁구 ’1강‘ 체제를 깰 나라는 현실적으로 한국뿐이다. 그러나 중국의 벽은 여전히 높다. 만리장성이다.

만리장성을 넘을 목표 대회는 2020년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단체전선수권대회와 이어서 열리는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단체전이 열리지 않는다.

그런데 만리장성을 무너뜨릴 작은 실마리를 이번 아시아안게임에서 찾았다.

한국은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엑스포에서 열린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단체전에서 중국에 게임 스코어 0-3으로 졌다.

결승전 스코어를 보면 완패지만 게임별로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결승전에 나선 한국은 ITTF(국제탁구연맹) 랭킹 8위 이상수, 22위 장우진, 26위 정영식을 내세웠고 중국은 1위 판젠동, 4위 린가오유안, 10위 왕추퀸이 나섰다.

이상수는 1단식에서 린가오유안에게 힘없이 졌다. 1세트 3-11, 2세트 3-11, 3세트 2-11. 일방적인 경기였다. 이상수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2단식에 나선 정영식이 힘을 냈다. 1위 판젠동과 겨뤄 첫 세트를 12-10으로 이겼다. 그러나 2세트를 8-11로 내주고 힘이 빠졌다. 3세트 8-11에 이어 4세트를 7-11로 마쳤다.

3단식에서 장우진은 왕추퀸과 세트스코어 1-1로 맞섰다. 11-13로 1세트를 내줬지만 11-7로 2세트를 잡았다. 승패의 분수령인 3세트에서 9-11로 진 게 뼈아팠다. 4세트는 6-11로 졌다.

글쓴이는 선수 시절 김택수에게 ‘순둥이’라는 별명을 붙여 줬다. 이제는 ‘악바리’가 돼야 할 때다. 선수 시절 중국에 끊임없이 도전했던 패기를 후배들에게 불어넣어야 한다.

김택수 감독이 선수 시절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을 때 상황을 복기한다. 김택수 감독의 끈질긴 승부 정신을 알 수 있다. 이후 한국은 이번 대회까지 중국에 밀려 7개 대회 연속 준우승이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벌어진 남북 경기 가운데 가장 극적인 승부가 탁구 남자 단체전에서 펼쳐졌다. 한국은 예선 리그 A조에서 네팔과 마카오, 쿠웨이트를 각각 5-0으로 가볍게 따돌리고 8강에 올랐다. 이어 준준결승에서 홍콩을 5-1, 준결승에서 일본을 5-0으로 잡고 결승에 올랐다. 또 다른 준결승에서 북한은 마원거와 천룽칸, 웨이칭구앙, 장레이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중국을 5-1로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각각 3명의 선수가 나서 돌려 붙는 방식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한국과 북한은 게임 스코어 4-4로 팽팽히 맞섰다. 마지막 9번 단식에 나선 김택수는 북한의 신예 최경섭을 맞아 첫 세트를 21-13으로 따 쉽게 승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2세트에서는 거꾸로 일방적으로 몰리며 15-21로 세트를 내줬다. 김택수는 마지막 세트에서 1-8, 3-9로 계속 밀리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이때 승리를 자신한 최경섭의 무리한 공격이 실수로 이어지면서 김택수의 대반격이 시작됐고 내리 7점을 뽑아 10-9로 역전했다. 최종 스코어는 21-19. 한국은 5시간에 걸친 대접전 끝에 북한을 5-4로 따돌리고 서울 대회에 이어 2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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