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인도네시아, 2032년 올림픽 치를 역량 갖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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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 신명철 편집 위원 칼럼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한국발 2032년 여름철 올림픽 유치 의사가 밝혀지면서 이미 이 대회를 열 뜻을 밝힌 도시와 나라들이 긴장하게 됐다.
한국은 1988년 서울에서 여름철 올림픽, 2018년 평창에서 겨울철 올림픽을 열었고 1986년 서울에서, 2002년 부산에서, 2014년 인천에서 여름철 아시안게임을 개최했다. 1999년에는 강원 겨울철 아시안게임을 치렀다. 2003년과 2015년 각각 대구와 광주에서 여름철 유니버시아드를 열었고 1997년에는 무주-전주에서 겨울철 유니버시아드를 개최했다.
한국은 1978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태릉에서 연 것을 비롯해 2002년 세계축구선수권대회(월드컵) 등 수많은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렀다. 이렇게 많은 세계적 규모의 스포츠 행사를 제대로 연 나라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경기력 또한 세계적 수준이고 국제 대회 개최의 필수 조건인 교통 통신 숙박 등이 잘 갖춰져 있고 잘 훈련된 경기 진행 요원과 성실한 자원봉사자가 충분하다. 이런 인프라가 있는 서울에 평양을 보조 개최지로 붙이면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도시와 겨뤄도 밀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대규모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는 데에는 위와 같은 실력 외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역대 IOC 위원장을 비롯한 국제 경기 단체 수장들의 ‘립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들이 듣는 이 귀가 솔깃한 립 서비스를 하는 까닭은 간단하다. 자신들이 맡고 있는 단체가 주최하는 대회가 정해진 주기에 맞춰 제대로 열리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 2일 막을 내린 제18회 여름철 아시안게임은 애초 베트남(하노이)이 유치했으나 재정 문제로 반납한 것을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팔렘방)가 이어받은 것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런 사례가 두 차례나 있었다.
1970년 제6회 대회는 한국(서울), 1978년 제8회 대회는 싱가포르에 이어 파키스탄(이슬라마드)이 반납한 대회를 태국(방콕)이 인수해 대회를 치렀다.
여름철 올림픽의 경우 최근 사례가 있다. 2024년 제33회 파리 대회와 2028년 제34회 로스앤젤레스 대회는 유치 후보 도시가 모자라 유치 의사를 밝힌 두 도시를 분배한 결과다. 이 두 대회를 앞두고 2024년 대회에 두 도시 외에 부다페스트(헝가리) 함부르크(독일) 로마(이탈리아)가 유치 의사를 밝혔으나 각자 이유로 유치 경쟁을 포기해 IOC는 여러 논의 끝에 파리와 로스앤젤레스가 2020년대 두 차례 여름철 올림픽을 순차 개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관례처럼 돼 있던 올림픽 개최 7년 전 유치 도시 결정 과정이 무너졌다. 이에 따라 서울과 평양이 뛰어든 2032년 제35회 대회 개최 도시가 2025년 이전에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유치 후보 도시들 실사 때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데 이건 이렇게 해 볼래” 같은 국제 경기 단체 관계자들 ‘립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가 1978년 태릉에서 열린 제42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다. 이 대회에 참석한 바스케스 라냐 당시 멕시코사격연맹 회장(현 국제사격연맹 회장) 등 세계 스포츠계 거물급 인사들이 “이제 한국은 올림픽을 개최해도 될 역량이 있다”는 호평을 했고, 정확히 말하면 ‘립 서비스’를 했고 한국 체육 관계자들이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
불과 8년 전인 1970년 제6회 아시안게임을 열려고 할 때는 주 경기장으로 쓸 예정이었던, 이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서울운동장에 선수들이 몸을 풀 수 있는 보조 경기장이 없었던 게 한국 스포츠 현실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불과 3년 뒤인 1981년, 오래전부터 올림픽 유치에 공을 들여 온 나고야를 제치고 서울이 1988년 제24회 여름철 올림픽 개최 도시가 되는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다.
2032년 여름철 올림픽과 관련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유치 의사를 밝힌 나라는 인도다. 도시는 특정하지 않았지만 뉴델리가 유력하다. 뉴델리는 1951년 제1회, 1982년 제9회 아시안게임을 열었고 1987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등 여러 국제 대회를 개최했다.
올림픽 관련 소식을 다루는 온라인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에 따르면 인도는 곧 2026년 여름철 유스(청소년) 올림픽, 2030년 여름철 아시안게임, 2032년 여름철 올림픽 유치 의향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인도올림픽협회(IOA)는 지난 6월 2일 뉴델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아시안게임·올림픽 유치 의향서 제출 계획을 확정했다고 한다.
인도는 아시아경기대회 창설을 주도한 나라다. 그러나 올림픽은 개최한 적이 없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인도가 2032년 대회를 유치하게 되면 일본(1964년·2020년 도쿄)과 한국(1988년 서울) 중국(2008년 베이징)에 이어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여름철 올림픽을 여는 나라가 된다.
여름철 유스 올림픽과 여름철 아시아경기대회를 올림픽에 앞서 유치해 개최한다는 인도의 계획은 짜임새가 있어 보이긴 하다. 2018년 여름철 유스 올림픽은 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에서 열리고 2022년 대회 개최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2022년 여름철 아시아경기대회는 항저우(중국), 2026년 대회는 나고야(일본)에서 각각 개최된다.
인도에 앞서 올림픽은 연 아시아 나라들은 모두 아시아경기대회(일본, 1956년 도쿄 대회 한국, 1986년 서울 대회 중국, 1990년 베이징 대회)를 사전 대회 격으로 치른 바 있다.
국내 스포츠 팬들에게 인도는 그리 익숙한 나라는 아니다. 그런데 인도는 오랜 역사를 지닌 나라답게 스포츠 역사도 만만치 않다. 아시아 나라 가운데 올림픽에 가장 먼저 나선 나라가 인도다. 영국령이긴 했지만 인도는 1900년 파리에서 열린 제2회 대회에 노먼 프릿차드가 육상경기에 출전해 은메달 2개(200m· 200m허들)를 차지했다.
이후 인도는 영국 식민지 시절을 포함해 24차례 여름철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9개와 은메달 7개, 동메달 12개의 성적을 올렸다. 28개 메달 가운데 11개가 필드하키에서 나왔다.
인도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에서 아브히나브 빈드라가 금메달을 땄다. 인도는 이 금메달 전까지 필드하키에서만 8개의 금메달을 기록했다. 빈드라는 부호인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전용 경기장을 지어 줄 정도로 뒷바라지를 했다고 한다.
인도는 중국에 버금가는, 인구 10억이 넘는 거대한 시장이다. 스포츠도 마케팅 측면에서 놓칠 수 없는 곳이다. IOC로서는 구미가 당기는 곳이다. 그러나 인도는 그동안 스포츠 분야에서 아시아 무대를 벗어나면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 그런 인도가 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인도는 스포츠 분야에서 ‘제2의 중국’이 될 수 있을까.
인도네시아가 2032년 여름철 올림픽 경쟁에 뛰어든 것은 다소 의외다. 1962년 제4회 자카르타 대회에서는 정치적인 문제로 이스라엘(그때는 아시아 지역에서 스포츠 활동을 했다)과 대만의 출전을 거부하며 소동을 일으켰고 이번 자카르타 팔렘방 대회에서는 여러 분야에서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국내외 언론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슬람 최다 인구 국가(전체 인구 약 2억 6,009만 명 무슬림 약 2억 명)인 인도네시아가 여름철 올림픽을 유치하면 이는 올림픽사, 나아가 세계 스포츠사에 남을 일이다. 올림픽 운동의 발상지인 유럽과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한 북미 대륙 그리고 이어서 경제적 기반을 내세워 올림픽 개최지에 합류한 동아시아를 빼면 올림픽을 유치해 제대로 치를 만한 대륙 나라는 2018년 현재 거의 없다.
인도네시아가 이번 대회를 급하게 준비했다는 측면이 있긴 하다. 대회를 떠안기도 했거니와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가 겨울철 올림픽, 축구 월드컵과 겹치는 해를 피해 홀수 해인 2019년에 대회를 열 예정했으나 인도네시아는 자국 대통령 선거 연도와 같은 해 대회를 치를 수 없다는 이유로 1년 앞당겨 올해 대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이런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도 14년 뒤에 올림픽을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지난해 독일 아르민 라스체트 북 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가 주 내 13개 도시에서 2032년 올림픽을 치를 의사가 있다고 밝힌 점도 이 대회 유치 경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북 라인-베스트팔렌 주는 인구 약 1,760만 명의 독일에서 가장 큰 주로 주 내에 있는 뒤셀도르프, 도르트문트, 쾰른, 본, 아헨, 뒤스부르크, 에센, 레버쿠젠, 묀헨글라트바흐 등 13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추진하는 올림픽 '어젠다 2020'에서 개최 비용 절감을 위한 분산 개최로 가능해진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 도시는 16개 스타디움과 24개 경기 시설을 이미 갖추고 있어 기존 시설만으로도 80%의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독일은 1972년 여름철 올림픽을 뮌헨에서 연 것이 마지막이며 2024년 여름철 올림픽 유치에 함부르크 시가 도전하려 했으나 주민 투표 부결로 철회된 적이 있다. 2018년 겨울 올림픽 유치 경쟁에서는 뮌헨이 1980년대 피겨스케이팅 스타 카타리나 비트를 앞세워 평창과 겨뤘으나 1차 투표에서 63-25로 졌다.
독일은 2024년 대회가 프랑스(파리)에서 열리기 때문에 유치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더라도 적지 않은 약점이 있다.
이집트 호주(브리즈번) 러시아 중국(상하이) 태국 등도 유치 의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완주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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