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가 멀티히트를 못 치면 그날은 어디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싶은 때가 있었다.

이정후는 지난달 13경기에 출장해 10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3안타 이상 경기만 5번이었다. 월간 타율은 5할3푼2리. 이정후는 그 기세로 아시안게임에 나가서도 6경기 2홈런 7타점 타율 4할1푼7리를 기록하며 주전 타자들 중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 당당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왔다.

그런데 9월의 이정후는 조금 달랐다. 이정후는 이달 18일까지 월간 12경기에서 타율 2할8리를 기록했다. 이정후의 얼굴도 점점 굳어졌다. 매 경기 매 타석 의욕이 넘치는 선수인 만큼 아웃으로 물러날 때 속상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18일 두산전까지 그랬다.

19일 이정후는 달랐다. 타격감이 좋을 때 그대로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밸런스가 영 아닌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던 이정후는 1회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를 친 것을 시작으로 7회 중전 적시타, 10회 선두타자 좌전 안타를 기록하며 5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으로 활약했다. 이정후는 10회 팀의 5-4 끝내기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었다.

고졸 신인이었던 지난해도 가장 낮았던 월간 타율은 6월 2할9푼8리였다. 지금 같은 타격 슬럼프가 온 적이 없던 그였기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 경기 후 이정후는 홀로 앉아 흙 묻은 유니폼을 털고 있었다. 지켜보던 기자를 발견한 그는 "유니폼에 흙이 묻은 게 너무 오랜만이다. 그동안 출루를 못해서 흙 묻힐 일이 없었다"며 웃었다. 

이정후에게 '잃었던 타격감이 돌아온 것이냐'고 묻자 그는 단호하게 "아직 알 수 없다"고 다시 표정을 고쳐 지었다. 욕심도 능력도 끝이 없는 이정후가 흙 묻은 유니폼을 보던 그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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