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삼성이 승부차기에 돌입한 뒤,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그리고 '도열 응원' 시작!

[스포티비뉴스=수원, 조형애 기자] "저기 좀 봐봐."

그라운드 위 승부에 빠져 가까운 것들을 놓칠 때가 있다. 90분 씩 두 번, 그리고 연장전 30분 뒤 이어진 '운명의' 승부차기 그 순간, 동료의 말에 무심코 돌아 본 곳에선 진귀한 응원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수원 선수단의 수원 응원이다.

광활한 수원의 미디어석에서 엔트리에 들지 못한 선수들을 보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대개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조용히 팀을 응원하다 경기가 끝날 무렵 즈음 조용히 일어나 사라지곤 한다. 결정적인 장면에 또는 극적인 승부에 탄식과 환호를 보내기도 하지만 '도열'한 건 처음 본 것이었다.

늘 그렇듯 각자 자리를 잡고 지켜 보던 선수들은 언젠가 나란히 줄지어 하나가 돼 있었다.

19일의 일이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선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이 펼쳐졌다. 3주전여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1차전에서 전북현대를 상대로 3-0 승리를 안고 안방으로 돌아온 수원은 2차전 하마터먼 망신을 당할 뻔 했다. 경우의 수로만 보면 한참 유리했던 수원은 71분 만에 균형을 내줬고, 정규 시간 종료 직전 역전의 희생양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신화용 선방으로 이어진 연장전과 승부차기 승자는 수원이었다. 수원은 승부차기 4-2 승리로 7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 승부차기까지 가는 끝장 승부, 수원이 결국 웃었다. ⓒ연합뉴스

빅버드에서 들어서 처음 느낀 기운은 분명 퍽 긍정적이지 않았다. 3경기 연속 무승, 2경기 연속 무득점, 그리고 경기 전날 예기치 않은 염기훈의 부상까지. 3골이 주는 수원에 주는 위안은 그다지 커보이지 않았다.

예고대로 웅크리는 법 없이 맞서려했으나 야금야금 따라잡혔을 때,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신화용의 페널티 킥 선방으로 다시 바뀐 흐름은 끝까지 전북으로 되돌아 가지 않았다. 수원은 연장전 근소한 우세를 보였고 승부차기에서 웃었다.

승부차기 돌입 전 수원은 보다 끈끈했다. 지칠때로 지친 상태 속, 재빨리 전열을 가다듬고 서로를 응원했다. 그라운드뿐만이 아니다. 부상으로 빠진 염기훈부터, 전역을 신고한 홍철, 유스 출신 김민호까지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수원 선수단은 함께 줄지어 목청을 높였다.

수원관계자도 "흐름이 워낙 좋았다. 직전 (제주와) 경기 4-0 승리도 있었다"고 경계해 마지 않았던 전북은 마지막 심리전에서 무너졌다. 응원석을 채운 수원 관중과 그 앞에서 이뤄진 승부차기, 또 관중석 한켠에서 이뤄진 수원 선수단의 응원 열전은 마지막 심리전 수원을 웃게한 하나의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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