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카 델라 호야는 근거 없는 비판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복싱 레전드가 입을 열었다. 오스카 델라 호야(45, 미국)가 최근 미들급 통합 챔피언에 오른 카넬로 알바레스(28, 멕시코)를 향한 비판 여론에 "터무니없는 헛소리"라며 일침을 놓았다.

알바레스는 지난 16일(이하 한국 시간)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 미들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GGG' 게나디 골로프킨(36, 카자흐스탄)을 12라운드 2-0(114-114, 115-113, 115-113) 판정으로 꺾고 포효했다.

골로프킨 무패 행진을 마감시켰다. 알바레스는 1년 만에 열린 재대결에서 미소 지었다. 그러나 찜찜한 흔적을 남겼다. 판정승 결과를 놓고 여러 뒷말이 나왔다.

온도가 뜨거워졌다. 많은 복싱 팬들이 "라스베이거스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알바레스 판정승은) 명백히 골로프킨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편파 판정 산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알바레스 프로모터인 델라 호야가 전면에 나섰다. 소속 팀 선수를 마냥 싸고 돌진 않았다. 

20일 ESPN을 비롯한 여러 언론에 보낸 서한에서 그는 '전직 복서의 눈(眼)'이 가미된 분석을 곁들였다.

델라 호야는 "알바레스는 매우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금지약물 스캔들, 1년 전 판정 논란, 전 세계 복싱 팬들이 지켜보는 압박감을 극복하고 골로프킨 '12년 왕조' 막을 내리게 했다. 놀라운 멘탈을 스스로 증명해냈다"고 적었다.

이어 "올해 초 클렌부테롤 양성반응으로 비난에 시달렸다. 이후 스무 번이 넘는 약물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알바레스는 고기까지 끊는 열정을 보이면서 멋지게 (스무 차례) 테스트를 통과했다. 1년 전엔 또 어땠는가. 자신과 상관없는 레프리 판정 탓에 엉뚱하게 화살을 맞았다. 이런 모든 고비들을 훌륭하게 넘어서고 얻어낸 벨트다. 그가 뭣 때문에 비난받아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복싱 관점에서도 말을 보탰다. 이른바 '유효타 논란'에 대해 자기 의견을 솔직히 밝혔다.

델라 호야는 "복싱이 상대 얼굴에 적중한 펀치 수만으로 승패가 갈리는 운동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결코 그렇지 않다. 판정에는 크게 4가지 기준이 있다. 유효타 수와 경기 장악 정도, 공격성과 방어 횟수가 기준으로 쓰인다. (생각보다) 세세하게 나뉘어져 있다. 단순 (정타) 숫자로만 판정이 이뤄진다면 복싱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스포츠로 변할 것이다. 지루한 주먹 뻗기 대결로 전락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미국 통계 사이트 '콤푸박스(COMPUBOX)'에 따르면 골로프킨은 12라운드 동안 펀치 879회를 날렸다. 이 가운데 234차례 알바레스 몸에 꽂았다.

622회 주먹을 뻗어 202차례 유효타를 기록한 알바레스보다 앞섰다. 이 탓에 팬들 사이에선 거센 논쟁이 벌어졌다. 날선 말폭탄이 오고갔다.

마지막으로 반(反) 알바레스 진영에 당부를 건넸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을 인지하면서 신중한 말씨로 운을 뗐다. 

델라 호야는 "그 사람들이 (알바레스를 후방 지원하는) 내 말에 귀 기울일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할 말은 해야겠다. 그게 내가 사랑하는 복싱에 예의를 다하는 거라 믿는다. 근거 없는 비판을 멈춰달라. 터무니없는 아우성은 최고 수준 경기를 보여준 두 위대한 복서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이다. 말도 안 되는 비판을 멈추고 새로운 챔피언을 향해 박수쳐 줬으면 한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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