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재가 이렇게 답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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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많은 이들을 침통하게 만들었다.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나온 일부 국회의원들의 질문은 야구 팬들의 분노를 유발했고, 정운찬 총재는 야구계 인사들을 낙심하게 했다.
23일 발언이 그의 소신이라면 그 소신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정운찬 총재의 말에서 실망감을 느끼는 건 소신의 방향이 아닌 다른 이유다. 야구계 흐름을 조금만 알아도 그렇게 대답하지 않을 수 있었다. '모범 답안'까지는 아닐지언정, 이렇게 답했다면 어땠을까.
- 전임 감독제와 대회별 감독제의 차이가 무엇인가.
전임 감독제가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2017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까지 한국은 대회마다 대표 팀 감독을 선임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매끄럽지가 않았습니다. 지도자들에게는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성공했을 때의 성취에 비해 실패의 대가가 너무 큰 자리라고 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13년과 2017년 WBC 뒤에는 저조한 성적에 대한 비난이 거셌습니다.
야구계에서 장기적으로 팀을 운영할 전임 감독을 두는 것이 좋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과거에는 국제 대회가 많지 않았지만 요즘은 다릅니다. 프리미어12와 WBC가 4년 주기로 열립니다. 아시안게임도 APBC도 있습니다. 연속성이 필요합니다.
당시 선동열 감독의 대표 팀 사령탑 수락에 놀라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프로 복귀를 2020년까지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이래도 선동열 감독이 사리사욕 때문에 자리를 지킨다고 봐야 할까요.
- 선동열 감독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실력 차이가 난다고 답해 놀랐다. 이렇게 두고 봐야 하는건가. 우리나라도 아시안게임 대표 팀에 아마추어 선수를 뽑아야 한다고 본다. 어떻게 생각하나.
먼저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한국은 대만이나 일본보다 먼저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습니다.
일본이 사회인 선수들로 팀을 꾸리는 건 정해진 일이었지만 대만은 다릅니다. 불과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만 해도 마이너리거 유망주, 일본 프로 야구에서 뛰는 선수들까지 모아 대표 팀을 구성했습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팀에 프로가 극소수였던 건 대만 내부 사정 때문입니다. 상대를 알기도 전에 우리 전력을 약화할 이유는 없습니다.
아마추어 선수가 있어도 큰 문제가 없을 거라 말하기도 합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2014년 인천 대회에 참가한 아마추어 선수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계십니까. 이번 대회에 참가한 '두 선수'가 기량이 부족한데도 대표 팀에 뽑혔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그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 역시 병역 혜택 무임승차가 될 수 있습니다.
- 선동열 감독이 집에서 TV로 선수를 본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프로 야구 감독들 중에는 스프링캠프 때 투수들을 직접 보지 않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감독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오버페이스'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선동열 감독의 'TV로 본다'는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TV라는 매개체가 같을 뿐 야구 팬의 '시청'과 대표 팀 감독의 '관찰'은 분명 다릅니다. 그렇다고 선동열 감독이 1년 내내 집에만 머문 것도 아닙니다. 또 감독은 현역 코치나 해설위원으로 일하는 대표 팀 코칭스태프의 조언도 참고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일본의 예를 드는 분들이 있어 첨언합니다.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은 지난 5월말부터 6월초에 걸쳐 8경기를 시찰했습니다. 매일 야구장을 순회하는 게 아닙니다. 일본 언론은 이마저도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국가 대표 감독이 움직이면 미디어의 시선이 쏠리는 게 당연합니다.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구단, 일본 구단 스카우트도 직접 찾아온다고요? 매일 여러 선수를, 이따금의 현장 방문을 포함한 여러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선동열 감독과 특정 선수를 보기 위해 한국에 오는 외국 구단 스카우트는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혹시 그 스카우트들의 첫 번째 업무가 TV도 아닌 '페이퍼워크'라는 점은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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