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SPO 시선] 로페테기호 멸망, 페레스도 책임 크다

작성일: 2018.10.30 10:38 이종현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페레스 회장과 로테페기 감독(왼쪽부터)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진실되게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성공하길 바랐던 것일까. 페레스 회장 2기, 로페테기 감독은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에 이어 시즌 중 경질된 두 번째 감독이 됐다. 140일 만에 일이다. 

페레스 회장은 엘 클라시코에서 1-5로 참패한 로페테기호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불과 하루 만에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리그 3연패, 및 5경기 1무 4패.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의 경질을 크게 변호할 순 없다. 그게 세계 최고의 구단, 앞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거둔 페레스의 팀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로페테기 감독이 자신의 축구를 구축할 시간과 여견이 있었냐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로페테기 감독은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 팀을 맡고 있었다. 지난 6월까지 그랬다.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스페인축구협회로부터 경질당했다. 협회에 알리지 않고 레알과 감독직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꽤씸죄'로 로테테기 감독이 찍혔다. 

페레스 회장은 무리하게 로테페기 감독을 선임했다. 그는 월드컵, 스페인의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에만 시선이 쏠려 있었다. 갑자기 구단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내부적으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9년 만에 레알을 떠났다. 시즌 당 '약 50골'을 기록하던 호날두가 떠나면서 공백은 눈 보듯 뻔했다. 로페테기 감독이 호날두가 떠나고 영입한 선수는 마리아노 디아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티보 쿠르투아, 알바로 오드리오솔라가 전부다. 호날두를 직접적으로 메울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이미 레알에서 실패해 떠난 디아스에게 곧바로 등번호 7번을 준 건 얼마나 페레스 회장의 현실인식이 부족했는지를 말해준다. 

에덴 아자르,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로 호날두를 대체하려는 페레스 회장의 의중이 있다는 언론이 있었지만, 시즌을 앞두고 호날두를 보내면서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은 건 구단 내에서 영입과 영향력이 절대적인 그의 책임이 크다. 로페테기 감독 역시 지속적으로 보강을 원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 3년 동안 지네딘 지단 전 감독의 지휘 아래 팀이 굳어졌다. 카세미루, 루카 모드리치, 토니 크로스, 세 명의 미드필더에 호날두가 확고한 주전이었고, 그에 따른 공격 작업과 마무리 방점이 계획돼 있었다. 4-4-2든 4-3-1-2든 언제나 호날두가 전력과 전술의 핵심이었다. 그가 떠나고 새로운 감독이 오면 공백은 뻔하고, 대체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로페테기 감독에겐 주어진시간이 부족했다. 

레알 수뇌부는 로페테기 감독의 역량을 비판했다. "레알의 8명의 골든볼 후보가 있는 경기력에 부족하다." 로페테기 감독은 엘 클라시코 후반전에서 3-4-1-2로 전략을 수정하며 경기력을 뒤집는 능력을 보였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는데, 카림 벤제마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가레스 베일은 초반 반짝하다가 다시 부상의 늪으로 빠지면서 제대로 된 전력을 구축하지 못했다. 베일의 부상은 하루 이틀이 아니고 페레스 회장도 이를 모르진 않는다. 베일이 온전한 몸상태로 시즌을 치른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의문이다.  

시기적으로도 로테페기 감독이 부임했을 타이밍도 좋지 않았다. 월드컵이 열린 직후 시즌은 강팀일수록 타격이 크다. 대표 팀 선수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프리시즌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결승전까지 뛴 모드리치와 라파엘 바란의 몸상태, 대표 팀에서 부진한 크로스에 이어 최근 스페인축구대표 팀에서 부진하던 세르히오 라모스 역시 컨디션이 좋지 못해왔다. 공격의 핵심 고리 마르셀루가 과부하로 계속해서 다치고 있다. 미드필더에서 점유하지 못하고 압박이 어쩡정한 건 선수들의 몸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로페테기 감독은 짧은 패스로 공격 방법을 수정했지만, 여전히 지단의 주요 멤버들이 그대로 뛰는 축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 리는 없다. 

카세미루는 엘 클라시코 후 "감독에 대해서 할 말은 없다. 피치에 나서는 것은 선수들이고 우리 모두 일어난 일에 책임이 있다. 레알은 항상 최선의 것을 원하지만 우리는 좋은 경기를 하지 못했고 더 열심히 뛰지 못했다"고 했다. 세 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맛본 선수단의 동기부여가 충분히 떨어질 수 있는 상태다. 새로 온 감독이 불과 3개월 만에 바꿀 수 있는 유형의 문제가 아니다.

안토니오 콘테 전 첼시 감독이 유력한 대체 감독으로 거론되고 있다. 레알은 1월에 무리한 금액을 투자해서라도 '월드클래스' 공격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시즌 초반 제대로 된 기초 공사를 하지 않은 페레스 회장의 오만이 이런 사단을 만든 데 큰 지분이 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