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는 얼마나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나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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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메이저리그 직행 내야수. 동양 야구와는 다른 메이저리그 수비 관점과 레그킥 동작에 따른 빠른 공 대처 능력 등으로 기대감 한편 우려를 자아냈던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그러나 강정호는 이제 메이저리그 전체로 봐도 가장 성공적인 데뷔 커리어를 자랑하는 신인 내야수 가운데 한 명이다. 수준급 수비와 타격 정확성은 물론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 내며 순항하고 있는 강정호는 얼마나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나.(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박민규 기자] 지난 4월 9일(이하 한국 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경기. 4-4로 경기의 균형을 맞춘 8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피츠버그는 대타로 낯선 한국인 선수를 기용했다. 그 타석의 결과는 평범한 3루 땅볼. 그러나 KBO 리그 야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발을 딛는 한국 야구 역사의 기념비적인 순간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에서는 낯선 한국인 내야수가 이렇게까지 훌륭한 활약을 펼칠 것이란 예상을 하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메이저리그에선 낯선 한국인 내야수인 강정호는 KBO 리그에서는 독보적이었다. 강정호는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로 뛰면서도 웬만한 강타자보다 더 많은 장타를 생산하는 훌륭한 활약을 펼쳐 왔다. 지난해 강정호는 0.356의 고타율과 함께 40홈런 117타점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장타율 0.739는 1982년 0.740을 기록한 백인천에 이어 KBO 리그 역대 2위다. 그리고 올 시즌 NC 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가 KBO 리그의 한 시즌 장타율 기록을 갈아 치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을 기준으로 KBO 리그에서 풀타임 7년을 채운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의사를 내비쳤다. 넥센은 강정호의 의사를 존중했고 KBO는 지난해 12월 1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강정호의 포스팅을 신청했다. 그리고 5일 뒤인 20일 강정호에 대한 최고 응찰액이 500만 2015달러라고 발표한 넥센은 곧 이를 수용했다. 애초 최고 예상치인 15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인 500만2015달러는 역대 포스팅 사례 가운데 8위로 상당히 많은 액수이며 야수로만 따지면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와 니시오카 쓰요시(한신)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한편 23일, MLB.com은 강정호 입찰 경쟁에서 승리한 구단은 피츠버그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MLB.com의 발표는 적잖은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응찰 구단 발표 전 강정호의 행선지로 뉴욕 메츠와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유력했다. 게다가 피츠버그는 2루수 닐 워커, 유격수 조디 머서, 3루수 조시 해리슨으로 이어지는 젊고 훌륭한 내야진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면 왜 피츠버그가 강정호 포스팅에 응했는지 알 수 있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 번째 이유로는 피츠버그가 국제 스카우팅을 주도하는 구단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그동안 피츠버그는 꾸준히 중남미 출신 선수들을 발굴해 왔다. 주전급 선수로 성장한 스탈링 마르테(26)와 그레고리 폴랑코(23)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다.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시작으로 한국 시장과 동아시아 지역의 영향력을 키울 가능성은 매우 높다.
두 번째 이유는 페이롤이다. 지난해 피츠버그의 닐 헌팅턴 단장은 팀의 연봉 총액을 늘리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 때문에 프란시스코 리리아노(31)와 연 평균 1000만 달러가 넘는 금액(3년 390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계약이다. 또한 피츠버그는 워커, 폴랑코와도 장기 계약을 맺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더불에 포스팅 금액은 팀 페이롤에 책정되지 않는다. 이런 좋은 상황을 그냥 보고 있을 피츠버그가 아니었다.
피츠버그는 최근 3년 간 성적이 좋아지면서 관중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피츠버그의 관중은 244만 명으로 2010년에 비해 82만 명이나 증가했다. 기존에 계약을 맺었던 선수들의 연봉이 그리 많지 않고 관중 증가에 따른 구단 수입이 늘어난 가운데 강정호의 계약 금액이 그리 큰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강정호가 피츠버그 내야진 속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선수라는 것. 지난해 2루수 워커와 유격수 머서 그리고 3루수 해리슨이 기록한 fWAR의 총합은 10.7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머서는 타격이 그리 뛰어난 선수가 아니며 지난 시즌, 분명히 해리슨이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간 기록한 fWAR는 1.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해리슨은 완전히 검증된 선수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피츠버그는 강정호가 충분히 주전급 선수로 성장할 것을 확신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강정호 개인의 계약 내용은 4년에 1100만 달러. 연평균 275만 달러로 언뜻 매우 싼 계약이지만 피츠버그 내에서는 중위권에 해당한다. 미국 진출 이후 스프링 트레이닝을 치르고 있을 당시만 하더라도 강정호를 향한 의문의 시선은 더욱 증폭되고 있었다. KBO 리그에서 진출한 첫 번째 한국인 야수로 비교 대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 받는 일본 출신 내야수들 역시 그리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강정호의 ‘레그킥’이 과연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을 따라갈 수 있을지도 의문부호로 크게 작용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올 시즌 강정호가 어떤 활약을 펼칠 것인가에 대해 메이저리그 첫해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2할 중반대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면 충분히 제 몸값을 한 것이며 미국 언론은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잘 적응하고 유격수와 3루수로 오가는 백업 구실을 제대로 해낸다면 성공한 것’이라며 큰 기대를 하지 않앗다. 그러나 강정호는 '예측은 예측일 뿐'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몸값을 뛰어넘는 활약을 올 시즌 펼치고 있다.
[사진] 강정호 ⓒ Gettyimage.
[그래픽] 역대 동양인 야수 포스팅 입찰금 순위 ⓒ 디자이너 김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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