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일의 NBA액션]'18년 만의 방한' 오닐에게 던진 '23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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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7년에 이어 한국에는 두 번째 방문이다. 여러 일정을 소화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오닐에게 ‘INSIDE NBA'와 ’샥-틴-어플‘ 등에서 보여준 탁월한 개그 본능에 대해 물어봤다. “미국에서든 한국에서든 똑같다. 항상 사람들을 웃기고 싶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이 웃을 수 있도록 무언가를 시도하는 편이다.”
오닐은 농구 외에 코미디 쪽에도 관심이 많은 듯하다. 샤크의 이름이 삽입된 코미디 채널까지 있을 정도다. 그러나 오닐은 이러한 세간의 선입견에 고개를 저었다. “개인적으로 코미디보다는 무술에 관심이 많다. 무술 관련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무술 영화를 보면 몸과 마음이 모두 안정된다. 정신수양도 함께 할 수 있다. 선수 시절에는 무술 영화에서 받은 영감을 코트 위에서 풀어내기도 했다. 무술과 농구를 접목시킨 셈이다.”
‘빅 아리스토텔레스(Big Aristoteles)’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오닐은 학사와 석사, 박사를 각기 다른 대학에서 모두 취득한 최초의 NBA 선수다. 그는 루이지애나 주립대학, 피닉스 대학, 배리 대학에서 각각 경영학, MBA 석사, 교육학 박사 과정을 밟고 학위를 취득했다. 코트 안팎에서 비상한 머리를 뽐냈던 오닐은 자신의 별명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의 캐릭터를 파악하고 이에 걸맞은 별명을 ‘잘’ 지어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자신의 별명인 빅 아리스토텔레스, MDE(Most Dominant Ever), 블랙 토네이도를 비롯해 'Ma Boy' 저베일 맥기, 'The Truth' 폴 피어스, 'Flash' 드웨인 웨이드 등 작명센스가 대단하다. 감각의 영감을 어디에서 얻는지 물었다.
“어떤 장면들을 보면 순간순간 영감이 떠오르곤 한다. 예를 들어, 블랙 토네이도는 내 특유의 스핀 무브에 붙인 이름이다. 그 기술로 상대가 쓰러지는 것을 여러 차례 봤다. 그때마다 ‘블랙 토네이도’가 생각났다. 수비수가 태풍에 맞은 것처럼 날아가는 것을 빗댄 별칭이라 볼 수 있다.”
한편, 오닐은 대학 시절 평점이 높기로 유명했다. 원래 공부에도 관심이 많았는지, 혹시 또 새롭게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은퇴한 운동선수 가운데 80%가량이 새 직업을 갖지 못한다. 내가 공부에 전념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까닭이다. 현재도 로스쿨을 다니면서 공부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스카티 피펜과 SNS 설전을 벌여 화제가 됐다. 혹시 의도적으로 이슈를 생산하기 위한 퍼포먼스는 아닌지 궁금해졌다.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러한 설전은 일상적인 일이다. 상대에 창을 겨눈 디스(Diss)가 아니라 대화의 일환이라 보면 된다. 너무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닐은 NBA 역대 최고의 베스트 5를 꼽아달라는 필자의 질문에 매직 존슨-마이클 조던-줄리어스 어빙-래리 버드-빌 러셀을 얘기했다. 자신감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오닐이 베스트 라인업에서 자신을 뺀 이유가 궁금했다. 오닐에게 '그렇다면 역대 최고의 '센터'로 범위를 좁히면 어디쯤에 자리할 것 같은가'라고 질문을 고쳐 물었다. 이내 그의 거침없는 확신에 찬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빌 러셀, 나, 카림 압둘-자바, 윌트 체임벌린, 하킴 올라주원 순이다.”
최근 현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의 1대1 대결 논쟁에서 오닐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했다. 그는 둘 다 최전성기라는 전제 아래 붙는다면 조던의 압승을 예상했다. 지금 현재를 기준으로 50대 조던과 30대 르브론의 대결을 물어보자 그건 알 수도 없고 의미도 없는 질문이라고 대답했다.
이처럼 우회하지 않는 일직선의 언변으로 유명하다. 이 탓에 현역시절보다 적이 많아졌다는 평가도 들린다. 이에 대해 당사자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궁금했다. 대답이 걸작이었다. “어차피 실제로 나를 만나면 찍소리도 못할 사람들이다. 난 덩치가 큰 데다 힘도 세다. 나와 싸우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를 욕한다고 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다. 은퇴 이후에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외에도 ‘LA 레이커스 vs 시카고 불스 올스타 대결’이 논란을 낳았다. 특히 마이클 조던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불스가 레이커스를 박살낼 것”이라 말해 오닐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오닐의 생각은 물론 그 반대였다. 당시 그는 “레이커스가 50점 차로 이긴다”라고 응수해 조던의 말에 맞불을 놓았다. “여전히 내 말이 옳다고 생각한다. 내가 뛰었던 팀이므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모든 질문에 막힘이 없었다. 입심 좋은 오닐은 선수 시절부터 ‘해설위원 유망주’였다. 예상대로 그는 은퇴 후 미국 종합 매체 ‘TNT’ 해설위원으로 들어가 맹활약하고 있다. 농구선수와 해설위원 두 직업 중 어떤 일이 더 재미있는지 가볍게 물어봤다. “두 가지 모두 좋다. 지금은 나이 때문에 농구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가 없다. 몸이 안 되면 눈과 입으로라도 농구를 접하고 싶다. 해설이라는 직업이 참 재미있다.”
1990년대는 센터 전성시대였다. ‘해군제독’ 데이비드 로빈슨, ‘드림’ 올라주원, ‘뉴욕 대표 센터’ 패트릭 유잉, ‘샬럿의 중심’ 알론조 모닝 등 뛰어난 센터들이 즐비했다. 오닐에게도 현역시절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선수가 누구였을지 궁금했다.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없다(Nobody)." 자리에 있던 모두가 환호했다. 그만큼 오닐은 매력적인 자신감으로 무장한 뼛속까지 스타였다.
그래도 궁금했다. 1995년 파이널에서 당시 그의 소속팀이던 올랜도 매직은 올라주원의 휴스턴 로키츠에 4연패로 물러나며 우승에 실패했다. 그런데도 상대하기 어려웠던 센터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오닐의 노련한 대답이 걸작이었다. “그때는 너무 어렸다. 노련미도 부족했다. 그러나 덕분에 챔피언십에 대한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차례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후 5번 파이널에 진출해 그중 4번 우승했다. 그러면 된 것 아닌가?”
오닐의 말이 맞았다. 그는 NBA 데뷔 후 탄탄대로만을 달려왔다. 1993년 신인왕을 비롯해 2000년 정규리그 MVP, 2000~2002년 챔피언결정전 MVP 등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영광은 모두 누렸다. 말 그대로 ‘전설적인 센터’였다. 4개의 우승 반지를 갖고 있고 올스타전 MVP도 세 번이나 수상했다. 역대 최고의 센터를 꼽을 때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도 무리가 없을 만큼 위대한 빅맨 가운데 한 명이었다. 문득 이런 그에게도 혹시 현역 시절 못다 이룬 목표가 있을지 궁금해졌다.
“없다. NBA에서 19년을 뛰면서 모든 것을 이뤘다. 우승만 네 번 했고 개인상도 많이 받았다. 그 외에 여러 가지 업적을 이뤘다. 바라는 건 전혀 없다.”
지극한 효자로 유명한 오닐은 어머님의 가르침을 늘 가슴 속에 새기고 선수 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다음은 없다(There is no next time)’라는 오닐 어머님의 말씀은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어른의 조언을 가슴 속에 품고 20~30대를 보낸 오닐에게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언은 없는지 물었다. “조언해줄 것은 사실 별로 없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 다르니까. 마냥 내 생각을 강요할 순 없다. 그래서 딱히 조언은 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먼저 '세계 최고의 농구 리그'를 경험한 선배로서 조언을 듣고 싶었다. 미국 진출을 꿈꾸는 이종현이나 그 외 많은 한국 농구 꿈나무들에게 해줄 말은 없는지 물었다. 조금 더 범위를 넓혀 서양 선수들에 비해 신체조건이 떨어지는 동양인들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지 조언을 구했다. “타고난 운동능력보다는 신념이 더 중요하다.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무술을 보라. 무술 역시 신체활동인데 서양보다 동양무술이 더 발달해 있지 않나. 중요한 것은 신념이다. 아시아인도 충분히 할 수 있다.”
NBA를 지배할 차세대 스타로 'MVP' 스테판 커리(27,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지목했다. 커리를 가리켜 덩치는 크지 않지만 힘이 넘치고 매사에 열정적인 선수라고 호평했다. 한국 선수들이 보고 배우면 좋을 롤모델로 꼽았다. 커리의 소속팀 골든스테이트는 지난해 리그에 ‘스몰볼 열풍’을 일으킨 팀이다. 이에 대한 오닐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과연 오닐은 자신의 최전성기 때 지금 이 시점에서 선수생활을 해도 예전만큼의 기록이나 활약을 재현할 수 있을까.
“만약 내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면 상대는 날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센터들은 강하지 않다. 따라서 가드나 포워드가 골밑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만약 내가 지금 코트에서 뛰고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농구선수 오닐’외에도 그의 직업란에는 ‘힙합 가수’가 자리하고 있다. 직접 녹음하고 발매한 힙합 앨범이 두 차례나 골드레코드에 올랐다. NBA 선수로서는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는데 다시 힙합 음반을 낼 생각이 있는지 물어봤다. “지금은 없다. 대신 DJ로 활동하고 있다. 투모로우월드(TomorrowWorld)라는 페스티벌에 80만 명이 모일 예정인데 거기서 디제잉을 할 생각이다.”
그의 말처럼 최근 오닐은 ‘DJ 디젤’이란 이름으로 디제잉에 데뷔했다. 랩 앨범을 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은데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물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강한 비트 때문이다. 음악을 들으며 몸을 흔들곤 한다. 그럴 때마다 행복해진다. 한국에 온 후 호텔에서 TV로 K-팝을 들었는데 매우 좋았다.”
[사진] 샤킬 오닐 ⓒ Gettyimages관련 추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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