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훈련 1시간?’ SK 1차 캠프 훈련 일정, 팀 방향성을 상징하다
작성일: 2019.02.26 13:36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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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은 대개 오후 12시 30분을 전후해 끝났다. 선수들은 점심을 먹고 자율적으로 움직였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선수는 하고, 혹은 숙소로 들어가 그냥 쉰다고 해도 상관은 없었다. 캠프 막바지로 갈수록 ‘1일 휴식권’을 사용하는 선수도 조금씩 생겼다. 눈치 볼 필요 없이 아예 숙소에서 푹 쉬며 컨디션을 관리했다. 주장 이재원은 “지난해와 훈련량은 비슷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오전 훈련 일정을 보면 의아한 점이 있다. 바로 타격 훈련 시간이다. SK의 타격 훈련은 다 1시간에 끝났다. 타격이 차지하는 중요도를 볼 때 타 팀에 비해 적은 비중이다. 대신 수비와 주루, 그리고 팀플레이 훈련이 전체 일정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장타에 세밀함을 더하겠다는 방향성이 그대로 묻어나온다.
SK가 올해 추구하는 방향을 잘 알 수 있는 상징이다. 염경엽 감독은 작전야구에 능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스스로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내가 추구하는 야구는 화끈한 야구”라고 강조한다. 키움 시절 작전과 벤치개입의 대명사로 불리는 희생번트 시도가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승부처에서 1~2점을 내기 위해, 1~2점을 막기 위한 야구는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강조하는 게 주루와 수비다.
수비 훈련은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관심을 끈 원반던지기 등 선수들이 재밌게 할 수 있는 훈련도 도입했다. 다른 건 몰라도 적어도 수비 훈련은 타협이 없었다는 평가다. 염 감독은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수비력이 필요하다. 수비력을 갖추고 있으면 감독은 라인업에서 절대 뺄 수 없다. 경기 막판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가 좋은 선수를 뺄 수 있겠는가. 벤치에 있더라도 반드시 경기에 나가게 되어 있다”고 누차 강조했다.
주루도 마찬가지다. 꼭 도루가 아니더라도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가 중요하다는 게 염 감독의 지론이다. 한편으로는 동료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한다. 염 감독은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언제든지 뛸 수 있다는 인식을 상대에게 심어줘야 한다. 그러면 상대 배터리가 주자에 신경을 쓰게 되고, 그러면 타석에 선 동료 타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방향성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부족한 타격 훈련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한 관계자는 “히스토릭 다저타운을 모두 쓰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타격 훈련을 할 수 있다. 경기장 2면을 쓸 수도 있어 선수당 훈련 시간이 그렇게 짧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재밌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타격은 선수들이 알아서 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야수들은 “수비 훈련 1시간은 긴데, 타격 훈련 1시간은 전혀 길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아무래도 타격에 큰 비중을 두기 마련이다. 실제 이번 캠프에서도 그런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할 수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나와 방망이를 돌렸다. 선수들끼리 밤늦게 불을 켜놓고 의견을 주고받는 장면도 매번 눈에 띄었다. 가장 늦게까지 훈련하는 선수인 한동민 노수광 ‘콤비’는 “우리보다 먼저 치고 들어가는 선수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박경완 수석코치는 “선수들이 오후에 자율 타격 훈련을 하겠다면 코치들이 나가 도와줘야 한다. 그런데 선수들이 자꾸 ‘코치님은 들어가셔도 된다’고 말한다”면서 “자기들끼리 실컷 치고 들어오겠다는 소리”라고 껄껄 웃었다. 긴 시즌을 앞둔 만큼 그런 의욕이야 자제를 시키지만 흐뭇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우승의 맛을 본 선수들은 벤치의 의도대로 1차 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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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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