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오키나와] 2군 투수에서 4달 만에 1군 전력…고영창의 '피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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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기록은 괜찮았다. 34경기에 나왔고 88⅓이닝을 던졌다. 피안타율은 0.294로 높은 편이었으나 평균자책점은 3.74. 단 1군 성적은 내세울 것이 없었다.
냉정하게 말해 성적만 봤다면 고영창은 올해도 1군 캠프가 어려웠을지 모른다. 지난해 2경기에 나와 6명의 타자를 상대했는데 한 명도 잡지 못했다. 안타 4개를 맞고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하나씩 기록했다. 지금 그의 평균자책점은 무한대다.
KIA 코칭스태프는 지난해 마무리 캠프에서 그의 가능성을 봤다. 무심코 던진, 레퍼토리 중 하나였던 투심 패스트볼이 고영창의 커리어를 바꿀 주 무기로 바뀌었다. 그리고 감독도, 투수 코치도 캠프 MVP 후보로 언급하는 선수가 됐다.
강상수 투수 총괄 코치는 "직구 구속이 빠른 선수는 아니다. 포심 패스트볼은 145km까지 나왔었다. 지금 던지는 투심 패스트볼은 140km 수준이지만 움직임이 좋아 타자를 상대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아무리 빠르고 날카로운 공이 있어도 한 가지만 던질 수는 없다. KIA 코칭스태프는 먼저 고영창에게 투심 패스트볼 위주의 투구를 제안한 뒤 선수가 받아들이자 1군 전력으로 쓰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두 번째 구종 커터의 장착이다.
고영창의 투심 패스트볼은 오른쪽 타자 몸쪽 낮은 쪽으로 꺾이는 움직임이 크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포크볼인지 체인지업인지 물어 볼 정도다. 이 공을 더 살리기 위해 커터가 필요했다. '피치 디자인'이다.
강상수 코치는 "(오른쪽 타자)몸쪽으로 움직이는 공은 있으니 비슷하게 오다가 바깥쪽으로 가는 공을 던지게 했다. 슬라이더보다는 커터성 움직임이다"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피칭 터널 개념을 적용한 피치 디자인이다. 공의 움직임을 더 크게 만드는 것보다 타자가 끝까지 어떤 공인지 파악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피칭 터널의 활용이다.
고영창은 지난해까지 퓨처스 팀 투수였다. 당장 1군 전력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그는 "지금은 두 가지 구종만 던진다. 구종이 많지 않아 선발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원래 좋았지만 구속이 나오지 않아 선수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투심 패스트볼을 주 무기로 추천했다. 그 뒤에는 반대로 꺾이는 커터까지 레퍼토리에 넣는 두 가지 작업에 집중. 덕분에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1군 전력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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