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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1년째' 정수빈의 흙투성이 유니폼

작성일: 2019.04.12 12:05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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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은 2014년에도 1번, 2번, 9번 타순을 오가며 득점 연결고리 임무를 톡톡히 했다. 이때도 유니폼은 흙투성이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경기가 끝나면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29)의 유니폼은 흙으로 뒤덮인다. 프로에 데뷔한 2009년부터 지금까지 11년 동안 한결같다.

정수빈은 신인 시절부터 유니폼이 더러워질 수밖에 없는 플레이를 자주 했다. 우선 번트 안타를 즐겨 쳤다.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르는 곳으로 타구를 툭 보낸 뒤 1루로 전력 질주해 안타를 완성한다. 발이 빠르다 보니 도루도 잦다. 그러면 경기 시작부터 유니폼이 흙으로 뒤덮인다. 

곡예에 가까운 다이빙 캐치 역시 정수빈의 트레이드 마크다. 빠른 발로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기어코 뜬공으로 처리한다. 포구하면서 그라운드에 미끄러지고 나면 흰 유니폼은 흙으로 누렇게 물들어 있다.       

흙 묻은 유니폼은 정수빈이 데뷔 시즌부터 11년 동안 줄곧 1군 선수로 살아남은 비결이라고 볼 수 있다. 키 175cm 70kg으로 체구는 작지만, 그만큼 더 악착같이 뛰었다. 타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부터 거의 배트 손잡이 가장 윗부분을 잡고 타격을 하는데, 주위 시선은 신경 쓰지 않았다. 타석에서 결과가 좋으면 그뿐이라고 여겼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정수빈의 악바리 근성을 높이 평가한다. 성격은 순해도 강단이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정수빈이 큰 경기에 떨지 않는 강심장이라는 걸 새삼 또 느꼈다. 정수빈이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한 노력이 쌓인 결과였다.

정수빈은 올 시즌을 앞두고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자존심이 상할 법한 질문을 받았다. 한 야구팬이 '투타 겸업 유망주로 주목받은 신인 김대한이 야수를 선택했을 때 어떤 심정이었는지' 물었다. 

▲ 올해도 정수빈(왼쪽)은 그라운드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정수빈은 "(김)대한이가 워낙 재능이 뛰어나서 인정한다. 나도 밀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한이가 야수를 한 게 싫었다"고 답하며 유쾌하게 상황을 넘어갔다. 

그리고 그라운드에서 보여줬다. 지난달 27일 잠실 키움전 선발 라인업에 정수빈 대신 김대한이 이름을 올렸다. 당시 정수빈은 9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었다. 결정적인 순간 한 타석을 놓치지 않았다. 경기 후반 교체 출전한 정수빈은 2-2로 맞선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후 타격 페이스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테이블세터로 자리 잡으면서 시즌 16경기 54타수 17안타(타율 0.315) OPS 0.847 5타점을 기록했다. 

정수빈은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또 한번 '정수빈다운' 플레이를 보여줬다. 1회초 선두 타자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선취점의 발판을 마련했고, 2-0으로 앞선 5회말 2사 만루에서는 좌중간 안타 코스로 뻗어가는 전준우의 타구를 낚아채는 슈퍼 캐치를 보여줬다. 이날도 정수빈의 유니폼은 흙투성이었고, 덕분에 두산은 5-1 승리로 2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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