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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없산왕’ 위력 되찾은 산체스, 윌슨-린드블럼 ‘빅2’에 도전한다

작성일: 2019.04.12 08:4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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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초반 호투 릴레이로 기대치를 높이고 있는 앙헬 산체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는 4년간 팀의 우완 에이스로 활약했던 메릴 켈리(31·애리조나)가 미국으로 떠났다. 대체하기 어려운 공백으로 보였다. 하지만 앙헬 산체스(30)가 위력을 되찾았다. 지금까지는 켈리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는다.

산체스는 1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8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타선이 꽁꽁 묶인 가운데 승리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원동력을 제공했다. 투구 수가 87개라는 점에서 완봉도 노려볼 만한 페이스였다.

이 경기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시즌 출발이 좋다. 첫 4경기에서 24이닝을 던지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이 150㎞가 넘는 포심패스트볼의 위력은 여전하다. 제구 또한 잘 되고 있다. 차라리 스트라이크를 먹는 게 나을 정도의 공들이 들어온다. 여기에 다양한 변화구를 섞으며 상대 타선을 힘으로 누르고 있다. 힘이 있는 산체스는 쉽게 공략할 수 없는 투수라는 게 다시 한번 입증됐다.

사실 지난해 초반도 좋았던 산체스다. 올해도 흡사한 구석이 있다. 산체스의 탈삼진/볼넷 개수는 6.50에 이른다. 지난해 초반도 역시 이 장점이 돋보였다. 다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며 어려운 시기를 보낸 기억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읽힌다. 무엇보다 지난해를 보내며 경험을 쌓았고, 한국 음식에도 서서히 적응하는 등 긍정적인 대목이 많다.

레퍼토리도 조금 바뀌었다. 더 강력해졌다. 산체스는 지난해 포심패스트볼에 슬라이더성 움직임을 가지는 컷패스트볼을 섞었다. 좌타자 상대 결정구로는 주로 체인지업을 썼다. 하지만 정작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결정구로 평가받았던 커브가 잘 맞지 않았다. 달라진 공인구 탓인지 생각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커브 구사 비율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150㎞가 넘는 강속구에 130㎞대 초반으로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뚝 떨어지는 커브의 짝이 일품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배운 스플리터도 쏠쏠하게 써먹는다. 좌타자들은 체인지업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KBO 리그에 더 적합한 레퍼토리가 완성된 것이다.

산체스도 체력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을 자신한다. 준비 과정이 달랐다는 것이다. 지난해는 부상 후 풀타임 선발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2년 차다. SK는 산체스를 영입할 당시 “첫 시즌 적응만 잘하면, 두 번째 시즌부터는 180~200이닝을 달려줄 수 있는 선수”라고 했었다. 지난해 후반기 그 과정의 중간에서 애를 먹었지만, 올해는 확실히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이 페이스라면 리그 최고 투수에도 도전하기에 충분한 자격이다. 꼭 초반 성적만 봐서 그런 게 아니라, 가지고 있는 경기력과 폭발력을 종합해 생각해도 그렇다. 지난해 리그 최고 투수는 조쉬 린드블럼(두산)과 타일러 윌슨(LG) 중 하나라는 데 큰 이견은 없다. 성적을 종합하면 두 선수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차이로 ‘빅2’를 형성했다.

올해도 비슷하다. 윌슨은 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33, 린드블럼은 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40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산체스가 낄 수 있다면, 최고 외국인 투수를 향한 경쟁도 더 흥미로워질 수 있다. 산체스로서는 그 자격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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