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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 인사이드] ‘철저한 불펜 관리’ 염경엽 철학, 과정과 결과 모두 잡는다

작성일: 2019.04.27 06:52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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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불펜은 염경엽 감독의 철저한 불펜 전략 속에 시즌을 맞이했다. 현재까지는 과정과 결과를 모두 잡고 있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는 26일 현재 18승9패1무(.667)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정규시즌 팀 승률(.545)보다 훨씬 높다. 이제는 +9의 승패마진을 가지고 좀 더 차분한 시즌 운영도 가능해졌다.

팀 타격이 침체한 와중에서 거둔 성과라 더 값지다. SK는 시즌 초반 타격이 말을 듣지 않았다. 26일까지 팀 타율은 2할4푼으로 리그 꼴찌다. 9위 LG(.251)와 차이도 제법 난다. 그나마 최근 들어 살아난 게 이 정도다. 타격이 터지지 않다 보니 매번 빡빡한 승부를 한다. 사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아주 힘들 단계다. 그런데도 승률은 최상의 시나리오에 가깝다.

기본적으로는 선수들의 힘이다. 끈끈한 집중력을 선보였다. SK는 올해 18승 중 11승이 역전승(리그 1위)이었고, 연장으로 간 5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으며, 9번의 1점 차 승부에서는 모두 이기는 저력을 과시했다. 중심에는 그 승부처를 버텨준 불펜이 있다. 게다가 특별한 불펜 과부하 없이 이런 성적을 냈다는 게 중요하다. 벤치의 철학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25일 대구 삼성전이 상징적이었다. 이틀 연속 연장전에 불펜이 지치자 염 감독은 4-3으로 앞선 연장 10회 결단을 내렸다. 김택형 하재훈 김태훈을 주말 시리즈에 대비해 남겼다. 염 감독은 “하재훈의 8회 투입을 생각했지만 참았다”고 떠올렸다. 대신 연장 10회 채병용 백인식으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배짱이라는 말에 염 감독은 “불펜 부하가 많이 걸릴 것 같았다. 이기든 지든 거기서 승부를 보려고 했다. 오히려 최악은 1점 내주고 연장 11회로 가는 것이었다. 채병용보다는 백인식이 삼진을 잡을 수 있는 투수라 생각해 투입했다”고 했다. 승패와 관계없이 불펜 관리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잘 살필 수 있는 대목이다.

염경엽 SK 감독은 올해를 앞두고 “필승조와 불펜을 재건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과제”라고 했다. 그래서 더 많은 신경을 썼다. 선수 개인의 특성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관리 매뉴얼을 만들었다. 선수별로 성공의 확률을 높여주자는 생각이 기본에 깔려 있었다. “좋은 결과가 있어야 성공 체험을 하고, 더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다”는 지론에 충실했다.

▲ 시즌 초반 철저한 관리를 받은 하재훈은 경험을 쌓으며 이제는 팀 차세대 마무리 후보로도 떠올랐다 ⓒSK와이번스
이를테면 불펜 경험이 많지 않은 하재훈 강지광은 시즌 초반 투구 수 20개를 넘길 경우 연투를 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되도록 이닝 시작부터 출발하도록 했다. 연투 시, 그리고 유주자 시에는 성공 확률이 확연히 떨어진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박민호는 유주자 시 올릴 수 있는 투수로 캠프 때부터 집중 조련했다.

정영일 서진용 김택형은 1이닝을 다 책임져 줄 수 있는 핵심 선수였다. 원포인트보다는 이닝별로 끊어가는 교체를 해야 부하가 줄어든다고 봤다. 마무리 김태훈은 세이브 상황이나 이닝을 막을 경우 끝내기 상황이 나올 수 있는 동점에서만 쓴다는 게 원칙이었다. 이승진은 2이닝 이상을 소화할 롱릴리프로 낙점했다. 모두가 확실한 보직이 있었고, 염 감독은 상대 타자의 성향에 맞춰 순번을 조정했다. 어제 8회에 나온 선수가 오늘은 6회 나올 수 있었다.

선발이 강한 팀이기는 하지만, 연장전만 5번을 치르는 등 불펜 소모가 필연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특별한 부하가 없다. 타 팀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올해 SK 불펜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오히려 이기는 상황에만 나오는 마무리 김태훈(14⅓이닝)이다. 리그 12위 수준이다.

가장 자주 쓴 서진용(15경기)의 소화이닝은 14이닝으로 공동 14위다. 3연투는 한 번도 없었다. 13이닝을 던진 하재훈은 공동 20위, 10⅔이닝을 던진 박민호는 공동 41위, 10이닝을 던진 김택형은 공동 46위다. 그 외의 불펜투수들은 10이닝도 던지지 않았다. 투구 수를 기준으로 잡을 때도 서진용(252구·6위)과 하재훈(236구·15위)만이 리그 20위 내에 있다.

최근에는 적절한 1·2군 순환도 빛을 봤다. 염 감독은 “불펜에 베테랑 선수가 한 명은 있어야 한다. 1군 엔트리에 없더라도 동행을 시킬 것”이라고 했다. 박정배가 2군에 내려가자 채병용이 1군에 올라와 그 자리를 메웠다. 구위가 떨어진 박민호는 2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백인식과 맞바꿨고, 강지광은 열흘간 조정을 거친 뒤 다시 1군으로 올라오는 등 컨디션과 구위를 최우선에 둔 운영을 선보였다.

그 결과 하재훈 서진용이 급성장했고, 강지광도 2군에서 배운 투심패스트볼을 써먹으며 최근 2경기에서 호투했다. 대기 중인 선수도 많다. 2군의 베테랑 선수들은 염 감독이 항상 눈여겨보는 자원들이다. 7월이 되면 핵심 사이드암인 김주한의 복귀도 가능하다. 부상과 독감에 고생했던 정영일의 컨디션이 올라오고, 김태훈이 회복한다면 불펜은 양질에서 무난한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다. 지금의 철학과 성과를 이어 간다면, 내년에는 더 강해질 것을 기대할 만한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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