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Juiced 40-40' 테임즈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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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한미일 프로야구를 통틀어 가장 먼저 40홈런-40도루 클럽을 만든 선수는 바로 호세 칸세코. 1988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시절 42홈런-40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 초대 '끝판왕'이 됐다. 이후 배리 본즈(1996년 샌프란시스코 42홈런-46도루), 알렉스 로드리게스(1998년 시애틀 42홈런-40도루, 현 뉴욕 양키스), 알폰소 소리아노(2006년 워싱턴 46홈런-41도루) 등이 이 기록을 달성했고 일본은 전인미답이다.
그리고 KBO 리그에서 40홈런-40도루 기록이 나왔다. 주인공은 '올마이티' 에릭 테임즈(29, NC 다이노스). 테임즈는 2일 인천SK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4-0으로 앞선 3회초 2루 도루에 성공했다. 1회초 1사 1, 2루 중월 스리런으로 시즌 47번째 아치를 그린 테임즈는 이 도루로 시즌 40번째 베이스 절도에 성공, KBO리그 첫 40-40 클럽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팀은 테임즈의 활약 덕택에 9-2로 손쉽게 이겼다.
그런데 이 기록에 대해 웃지 못할 대목이 있다. 메이저리그의 40-40 클럽 회원 네 명 가운데 세 명은 현역 시절 약물을 복용하며 경력에 먹칠했다. 물론 본즈의 경우 1999년부터 금지약물을 복용했다고 알려졌으나 전후 사정을 차치하고 약물 복용으로 치명타를 입었다. 로드리게스도 마찬가지. 40-40 클럽을 창설한 칸세코는 2006년 자서전 'Juiced(약물에 취해)'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며 스타플레이어들의 물귀신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테임즈는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 결백한 선수. 우락부락한 팔뚝과 몸집을 자랑하는 테임즈지만 그는 훈련 중독으로 보일 정도의 '성실남'이다. NC 구단 관계자는 농담 삼아 “테임즈는 개인 시간을 최소화하며 야구를 잘하기 위해 몸을 만들고 추가 훈련도 자청하는 선수다. 미국에서도 저렇게 했다면 '왕따'가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열심히 한다”며 테임즈의 성실한 태도를 증언했다. 일단 KBO 도핑테스트를 통과한 자체가 증거다.
또 하나 주목할 내용. 테임즈는 팀의 확고부동한 주전 1루수지만 사실 그는 NC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전문 외야수였다. 한때 1루수 자리는 장타력 특화 거포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현대 야구는 주루 특화 선수도 많고 밀어치는 타격으로 1-2루 간 안타를 노리는 오른손 타자도 많다. 그리고 1990년대 중, 후반부터 우투좌타가 많아져 내야 수비 시프트를 어떻게 구축하느냐도 중요하다. 그 흐름 속에 1루수 자리는 '제2의 포수'로 불릴 정도로 수비 중요성이 커졌다. 시프트 이동에 대한 이해는 물론 배터리, 내야수 동료들과 호흡도 중요하다.

NC 합류 당시 테임즈는 “1루도 가능하다”며 당찬 포부를 밝힌 뒤 많은 노력과 훈련, 타고난 운동 능력으로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찼다. 만약 테임즈가 1루수로 서지 못했다면 기존 지명타자 이호준이나 이종욱, 김종호 등 발 빠른 외야수들과 중첩 현상으로 코칭 스태프가 라인업 구상에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다. 테임즈의 1루수 정착 프로젝트가 '로맨틱, 성공적'으로 이어지면서 NC는 나성범-이호준-테임즈로 이어진 '나이테 클린업'을 구축할 수 있었다.
약물에 결백한 소리아노는 2006년 타율 0.277 46홈런 95타점 41도루를 기록했고 148경기 만에 이를 이뤘다. 그러나 취약한 선구안, 미숙한 2루 수비 등으로 완벽한 5툴 플레이어 이미지를 심은 선수는 아니다. 테임즈는 올 시즌 더욱 좋아진 1루 수비를 보여 주며 실책을 지난해 13개에서 4개로 대폭 줄였고 88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103개의 볼넷을 뽑았다. 리그는 다르지만 소리아노에게 부족했던 수비력과 선구안을 갖춘 테임즈다. 1루 수비가 후천적 노력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칸세코의 자서전 'Juiced' 출간 후 40-40 클럽 네 명 가운데 세 명이 금지 약물 복용 선수로 밝혀지며 메이저리그에서 40-40 클럽에 대한 이미지도 퇴색하고 말았다. 그러나 테임즈는 다르다. 엄청난 훈련량과 성실성은 물론 팀워크를 깨지 않는 융화력. 여기에 외국인 선수인데도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자선 행사로 보답하는 프로 의식과 인성. 그리고 KBO리그 최초의 40-40 클럽 개설까지. 약물 도움 없이 한 시즌 40홈런-40도루에 성공한 테임즈의 노력은 엄청난 가치를 지녔다.
[영상] 테임즈 역대 최초 40-40 클럽 ⓒ 영상편집 김용국.
[사진] 에릭 테임즈의 시즌 40도루 스타트 ⓒ 문학,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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