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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 시선] 공인구 반발력, 구장 따라 다른 영향력

작성일: 2019.06.21 08:05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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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오른쪽)가 홈런을 친 뒤 김재환의 환영을 받으며 홈을 밟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BO는 올 시즌부터 공인구 반발력을 낮췄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였다. 0.4134~0.4374이던 반발계수를 0.4034~0.4234로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일부 불량품이 발견되긴 했지만 반발력은 확실히 낮아졌다. 줄어든 홈런 숫자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 같은 기간에 비해 60% 정도밖에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모든 조건이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반발력의 공을 치고 있지만 구장 규모 등에 따라 상황이 달리 나타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구장에 따라 감소 폭의 차이가 적지 않게 나고 있다는 점이다.

구장별로 비슷한 시기에 나온 홈런 숫자를 비교해 보았다.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인 곳은 역시 잠실이었다. 잠실구장은 지난해 72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118개의 홈런이 나왔지만 올 시즌 73경기에서 64개에 그쳤다.

전국 구장 중 규모가 가장 큰 구장이라는 것을 수치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아무리 커도 경기당 1개 이상이었던 홈런이 올 시즌엔 1개 이하로 떨어졌다. 경기당 1개 이하 홈런 기록 구장은 잠실이 유일하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격차가 가장 적었다. 지난해 32경기에서 76개의 홈런이 나왔는데 올 시즌엔 33경기에서 74개의 홈런포가 터졌다.

라이온즈파크는 외야 펜스가 직선으로 돼 있어 홈런이 나오기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장으로 꼽힌다. 반발력 조정을 했지만 대구에서만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사직구장도 숫자가 줄긴 했지만 반발력만 탓하기엔 감소 폭이 적었다. 사직 역시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 중 하나로 꼽힌다.

흥미로운 것은 역시 홈런 많이 나오기로 유명했던 문학구장의 변화다.

지난해 34경기에서 110개의 홈런이 터졌지만 올 시즌엔 37경기에서 73개의 홈런이 나오는 데 그쳤다. 일단 홈 팀인 SK의 전체적인 팀 컬러가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규모가 작은 구장임에도 감소 폭이 유난히 큰 점에 대해선 더 이상의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밖에 대전, 수원 등도 큰 폭으로 홈런 숫자가 감소했다. 수원kt위즈파크 역시 전통적으로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으로 꼽혔지만 올 시즌엔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것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과 LG 선수들이 홈런 부문에서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게 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홈런왕은 두산 김재환이었다. 44개의 홈런을 치며 잠실 홈런왕 시대를 다시 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수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환은 20일 현재 11개의 홈런으로 공동 8위로 처져 있다.

단순한 부진으로 보기 어렵다. 첨단 데이터 분석으로는 충분히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들이 펜스 앞에서 잡히는 사례들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트랙맨 데이터로 분석했을 때 보통 시속 170km 이상의 타구 속도에 발사 각도 20도에서 30도 사이의 타구는 거의 홈런이 됐다. 하지만 올 시즌엔 이 정도 수치를 찍어도 넘어가지 않은 타구가 여러 번 있었다. 선수들도 '됐다' 싶은 공이 넘어가지 않으니 당황할 때가 많다. 이제 잠실구장의 가운데 담장이나 좌중간(좌타자 기준)을 넘기려면 180km 이상의 타구 속도는 나와야 한다는 자체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 한 선수는 "핑계대고 싶지 않지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할 순 없다. 지난해엔 분명 넘어갔던 타구가 안 넘어가니 자꾸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게 되고 그러다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험을 수차례 했다. 시행착오 끝에 조금 나아지고는 있지만 앞으로도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공인구의 반발력은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프로 야구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잠실구장 홈 팀들이 앞으로 또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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