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유현태 기자] 조현우를 대신해 출전한 최영은이 퇴장까지 당하고 말았다.

대구FC는 10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0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에 1-4로 대패했다. 문선민에게 3골, 정혁에게 1골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킥오프 시점 골문엔 조현우가 아닌 최영은이 서 있었다. 지난해 여름 조현우가 아시안게임에 나갔던 동안 공백을 훌륭히 메웠던 골키퍼. 안드레 감독은 감기 몸살로 결장하는 조현우를 대신해 "최영은도 충분히 잘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믿음을 표했다.

경기 초반부터 수비가 흔들렸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전반 2분과 전반 4분 문선민, 정혁에게 얻어맞았다. 각각 이동국의 헤딩을 너무 쉽게 허용한 것, 그리고 문선민의 돌파에 이어 로페즈를 자유롭게 내버려둔 것이 빌미가 됐다. 최영은은 전반에도 한 차례 불안한 볼 처리를 보였다. 

연이은 실점에 마음이 급했던 것일까. 후반 1분 만에 문선민이 한희훈의 백패스를 가로채자 골키퍼 최영은이 태클로 차단하기 위해 페널티박스 밖까지 진출했다. 결국 김진수를 걸어넘어뜨리고 경고를 받아야 했다.

대구가 후반 5분 세징야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하면서 점수를 좁히자, 전북은 실점 뒤 5분이 지나기도 전인 후반 10분 문선민이 한 골을 추가했다. 대구로선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았다.

조급한 경기 흐름은 결국 경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영은은 후반 19분 문선민의 돌파를 막으려고 페널티박스 밖 멀리까지 나왔다가 태클로 반칙을 저질렀다. 2번째 경고로 퇴장당하고 말았다. 안드레 감독도 경기 뒤 "전반 4분 만에 2실점하면서 심리적으로 무너진 것 같다"고 평가하며 조급했던 것이 문제였다고 짚었다.

▲ 실점 위기에서 재빠르게 반응한 최영은 ⓒ한국프로축구연맹

주장 한희훈은 최영은만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잘 막아주고 더 뛰어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선배로서 미안하다"며 수비진의 실수를 자책했다. 이어 "일단 최영은은 말이 많다. 수비 조율도 좋다"고 칭찬하면서도 "자신감이 아직 부족하다. 현우 그늘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해서 출전하지 못해서 자신감이 부족하다. 원래 공중볼에서 잘 나오고 펀칭도 잘한다. 선수들도 위축되다 보니 많은 실수도 저지르고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워낙 정신력도 좋고 말도 많이 하고 잘하는 선수이니 만큼 금방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곧 제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는 10명으로 '최강' 전북에 맞서야 했다. 최영은의 빈 자리는 벤치에 앉아 있던 조현우가 메웠으나 결국 무너졌다. 후반 31분 이동국의 헤딩을 조현우가 막았지만, 공이 골대에 맞고 흐르자 문선민이 쇄도해 마무리했다. 사실상 3골 차이가 나면서 대구도 추격 동력을 잃고 말았다. 안드레 감독은 몸살로 결장이 예상됐던 조현우가 "어쩔 수 없이 들어간 상황에서 경기에 집중하지 못한 것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조현우는 믹스트존을 무거운 표정을 한 채 인터뷰 없이 떠났다. 믹스트존에선 인터뷰에 응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선수들이 의무적으로 취재진의 요청에 대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큰 패배와 이적설에 휘말린 현재 상황이 반영된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대신 팬들의 사인과 사진 촬영엔 성실히 응하며 10여 분을 더 머물렀다.

스포티비뉴스=대구,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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