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3연속 SV' 김경문의 성동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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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비록 평가전이었으나 주포가 마무리 투수로 나서 올린 3연속 세이브. 연달아 경기를 승리로 매조졌다. “가능한 모든 카드를 꺼낼 수 있다”던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의 이야기. 정말 나성범(26)은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처럼 투타 겸업으로 플레이오프를 치를 것인가.
NC는 16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자체 청백전 4차전을 치렀다. 1군 선수 주축으로 나선 N팀이 2회말 나성범-이호준의 연속 타자 솔로포를 앞세워 퓨처스팀 고양 다이노스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C팀을 2-1(7회 종료)로 꺾었다. 눈에 띄는 것은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던 나성범의 ⅓이닝 세이브다.
이미 13일과 15일 청백전에서 N팀 마무리로 등판해 경기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았던 나성범은 16일 경기에도 N팀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최승민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대타 박상혁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 2루 위기를 맞았으나 홍지운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평가전 세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13개의 공을 던졌으며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6km. 연세대 시절 대학 최고 좌완이던 재능은 어디 가지 않았다.
김 감독이 나성범을 굳이 마무리 투수로 기용한 것. 두산과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만에 하나 있을 지 모르는 계투 난국 현상에 대비해 실전 감각을 올려 주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2011년 말 NC 입단 당시 나성범은 투수로 뛰고 싶어했으나 김 감독의 타자 전향 권유 이후 투수 자리를 포기하고 타석에 들어섰다. 김 감독은 나성범을 외야수로 전향시키면서 이렇게 말했다.
“팀과 선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다. 신생팀 전력은 약할 수 밖에 없는 데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나성범이 로테이션을 지켜도 10승 이상을 장담할 수 없다. 많이 패할 것이다. 또한 로테이션 등판으로 공백이 있을 투수로서 출장과 야수로서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팀에 도움이 될까. 나는 후자로 보았다. 그리고 나성범은 타자로서 재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연세대 시절 투타 겸업을 하다가 주루 때 슬라이딩으로 어깨를 가볍게 다친 뒤 구위가 떨어진 상태였다. 타자로서 재능도 충만한 만큼 나는 투수 나성범보다 타자 나성범이 더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보았다.”

4년 뒤 김 감독은 나성범을 3연투 마무리로 놓았다. 실전 감각 고양을 위한 평가전이라도 나성범을 마무리 투수로 등판시킨 것은 필요한 순간 쓸 수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자극을 내세운 내부 경쟁 심화 전략을 자주 썼던 지도자다. 2000년대 후반 우익수 자리에 임재철(롯데), 유재웅(은퇴), 이성열(한화), 민병헌 등을 번갈아 기용하며 경쟁 체제를 구축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새로운 전략으로 기존 자리를 지키던 선수들을 일깨워 끊임없는 자체 경쟁을 노렸다.
타자 나성범이 평가전 마무리로 등판했다는 자체가 이혜천, 임정호, 손정욱 등 기존 좌완들에게 큰 자극과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밖에서 보는 팬들은 재미로 볼 수 있으나 기존 좌완들의 마음이 마냥 편할 리 없다. 좌완으로서 자존심이 달렸기 때문이다. 단기전 계투 요원들의 연투가 어쩔 수 없는 만큼 과부하 현상에 대비한 나성범 투수 등판 예고인 동시에 좌완 계투들에게는 긴장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볼 수 있다.
나성범 평가전 투수 기용과 무언의 예고 속에 플레이오프 상대인 두산을 비롯해 외부에 이슈거리를 제공했다. 실제로 나성범이 플레이오프 마운드에 나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연장 15회까지 흐를 경우 가용 투수가 없을 때 투수로서 실전 감각을 어느 정도 회복한 나성범이 우익수 자리에서 마운드로 이동할 수 있다.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며 짧게 던지는 전략이라면 가능하다.
그러나 나성범 투수 기용의 진짜 공략 포인트는 팀 기존 좌완 계투들의 긴장과 각성을 유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대비 훈련을 지도하다 올해 페넌트레이스를 돌아보며 "기대했던 선수들의 갑작스러운 이탈로 막막했는데 또 다른 선수들이 나타나 전력으로 자라났다. 내부 경쟁을 통해 선수단 내 적당한 긴장감을 일으키며 앞으로 더 강한 팀을 만들고 싶다"는 말로 내부 경쟁이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이전에도 그렇게 팀을 꾸렸고 앞으로도 그렇게 운용하고 싶다는 김 감독의 발언을 고려하면 나성범의 등판은 좌완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은 책략이다.
실제로 플레이오프 엔트리 포함이 유력한 NC 좌완들은 나란히 16일 평가전에서 호투했다. 임정호와 이혜천은 C팀의 세 번째,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각각 1이닝 삼자범퇴로 좋은 투구를 보였다. 동쪽을 향해 소리를 내며 나성범 쪽으로 시선을 집중시킨 김 감독의 전략. 진짜 공략점은 서쪽 NC 좌완 계투들이다.
[영상] 김경문 감독 인터뷰 ⓒ 영상편집 배정호.
[사진] 투수로 나온 나성범-김경문 감독 ⓒ NC 다이노스 제공-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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