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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 "못하면 욕 듣는 게 당연하지만, 조금만 더 믿어주세요"

작성일: 2019.10.24 17:05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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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박건우가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곽혜미 기자
▲ 박건우와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오른쪽)이 포옹을 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오늘(23일)을 기점으로 조금 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노력할 테니까. 조금만 더 믿고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박건우(29)가 지난 1년 동안 꾹 눌러왔던 마음을 털어놨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3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는데, 6경기에서 24타수 1안타(타율 0.042)에 그쳤다. 두산이 SK 와이번스에 2승4패로 밀려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치자 중심 타자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 박건우에게 모든 비난이 쏟아졌다. 

이를 악물고 올 시즌을 준비했다. 올해 1차 지명 신인 김대한(19)과 포지션 경쟁이 거론되는 자존심이 상할 법한 상황에서도 묵묵히 방망이를 돌렸다. 박건우는 정규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0.319(458타수 146안타) 10홈런 64타점으로 활약하며 두산이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1년 만에 다시 마주한 한국시리즈 무대는 여전히 부담이 컸다. 22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1차전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팀이 7-6으로 이겼지만, 마음껏 기뻐하지 못했다. 동료들은 상대 실책으로 2차례 출루해 2득점 한 박건우에게 "하늘이 너의 편"이라고 힘을 실어줬지만, 본인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박건우는 "진짜 멘탈이 중요한데, 잡으려고 해도 잘 안 되더라. 계속 안 맞으니까 자꾸 작아지는데, 기회가 자꾸 나한테 왔다. 솔직히 안타 1~2개만 쳤어도 괜찮았을 텐데, 모든 상황이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2차전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박건우는 2-5로 뒤진 8회말 1사에서 중전안타로 출루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시리즈 첫 안타였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서 페르난데스가 2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박건우가 2루수 실책을 틈타 홈까지 내달려 3-5가 됐다. 5-5까지 따라붙은 9회말 1사 2루에서 박건우는 다시 한번 중견수 앞으로 타구를 보내며 6-5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2015년 넥센(현 키움)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4년 만에 나온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2번째 끝내기 안타였다. 

끝내기의 기쁨도 잠시 박건우는 눈물을 펑펑 흘리기 시작했다. 동료 선수들과 코치진이 다독이고, 김태형 두산 감독이 "뭘 우냐"고 애정이 어린 핀잔을 줘도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박건우는 "너무 힘들었던 감정이 올라왔다. 지난해도 그렇고, 올해도 다들 안타를 치는데 나만 도움이 못 됐다. 부모님, 누나, 매형(장원준)까지 나 때문에 안 좋은 소리를 들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이런 선수 왜 쓰냐'는 말을 들으니까…"라고 이야기했다. 

안 좋은 여론 속에서도 끝까지 믿고 기다려준 김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박건우는 "끝까지 기용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솔직히 나도 내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도 감독님이 계속 믿어주시니까. 정말 죄송했다. 왜 박건우라는 선수 하나 때문에 감독님, 코치님들이 다 욕을 들어야 하는지 너무너무 죄송했다"고 말하며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것보다 지난해보다 빨리 안타가 나와 팀에 보탬이 돼서 감사하다고 했다. 박건우는 "올해는 안타 2개는 치겠지, 진짜 그 생각밖에 없었다. 지난해보다 안타가 빨리 나왔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오늘 하루만큼은 진짜로 형식적인 말이 아니라 팀이 1승을 하는 데 내가 뭐라도 했다는 생각이 들어 다행"이라고 했다. 

앞으로 더는 동료들과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박건우는 "프로 세계에서 못하면 욕을 듣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시리즈 전에 욕 들을 준비는 돼 있었다. 나도 내가 상위 타선에서 중요한 몫을 해줘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 그리고 혼자 주눅 들어 있었던 것도 잘 안다. 오늘을 계기로 조금 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노력할 테니까 팬들께서도 조금만 더 믿고 응원해주셨으면 한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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