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PS 판세 읽기]'박병호를 귀찮게 하던 아이' 김하성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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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넥센(현 키움) 사령탑이었던 염경엽 감독(현 SK 감독)은 박병호의 룸메이트로 김하성을 택했다.
긴 유망주 시절을 지나 껍질을 깨고 정상급 선수로 도약한 박병호가 팀에서 반드시 키워야 할 유망주인 김하성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당시 김하성은 멘탈이 강한 선수가 아니었다고 염 감독은 기억하고 있다.
염 감독은 "김하성의 멘탈을 잡아 줄 선참이 필요했다. 박병호가 딱 적격이라고 생각해 둘을 붙여 놓았다. 박병호는 늘 농담처럼 "하성이 때문에 귀찮아 죽겠다"고 했지만 진심을 다해 자신의 노하우를 전해 줬다. 박병호를 어렵게만 생각하던 김하성도 고비를 만날 때마다 박병호에게 속을 털어놓으며 도약의 발판을 삼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박병호는 더욱 많은 노력을 하며 한국 최고의 선수가 돼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김하성은 그사이 키움의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박병호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엔 맡은 임무가 달라졌다. 이젠 김하성이 자신이 받았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해 주고 있었다.
김하성을 가장 많이 따르는 후배는 이정후와 김혜성이다. 이미 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선수들이지만 이제 3년차에 불과한 선수들이다.
선수들 표현으로 "멘탈이 나갔을 때" 이를 바로잡아 주고 조언을 해 주는 선수가 바로 김하성이다.
이정후는 "하성이 형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내가 막 들뜨고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안될 때 마음이 급해지고 서두르게 되는 약점이 있다. 그럴 때마다 하성이 형이 항상 평정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준다. 박병호나 김상수 같은 선배들은 행동으로 보여 주도 하성이 형은 말로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바로 지금 그런 리더십이 절실하게 필요한 키움이다.
두산에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모두 내준 상황. 그것도 두 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라는 초유의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든 3차전에서 반격의 승리를 거둬야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김하성을 중심으로 뭉친 젊은 피들의 반전이 절실하다.
두산 포수 박세혁은 "키움은 젊은 팀이다. 약점도 있지만 한번 불이 붙으면 무섭게 타오른다. 기세가 오르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경계한 바 있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오며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때가 됐다. 게다가 패배의 두려움까지 더해지며 피로도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순간에 가장 좋은 약은 겁 없이 휘젓고 다니는 젊은 피들의 반전이다. 기 죽지 않고 강하게 맞부딪히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김하성의 리더십이 중요한 이유다. 시즌 내내 젊은 선수들의 멘토가 되어 줬던 것처럼 가을 야구에서도 그 힘을 보여 줘야 한다.
박병호가 귀찮아할 때까지 쫓아다니며 조언과 힘을 구했던 김하성이다. 이제는 그가 앞장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
3차전을 패하면 정말 벼랑 끝이다. 하지만 3차전을 잡으면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다. 하루의 휴식일. 김하성은 뉴 리더십을 발휘하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까.
키움 리더십의 대물림 전통이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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