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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서 움직였던 SK, 캠프 1·2군 전체 탈일본… 미국에서만 진행

작성일: 2019.10.24 17: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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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퓨처스팀 캠프가 열렸던 가고시마 현립야구장 실내연습장. 일본 프로선수들이 실제 뛰는 경기장과 큰 규모의 실내연습장을 갖추고 있어 2군 캠프 역대 최고의 시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일 관계 경색이 예상보다 오래 가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 프로야구단 또한 그간 애용했던 전지훈련지인 일본을 떠나는 추세다. 일찌감치 움직인 SK는 1·2군 전체가 일본을 떠나는 결단을 내렸다. 

SK는 일본과 가장 가까운 구단 중 하나였다. 2019년 기준으로 1군은 일본 오키나와, 퓨처스팀(2군)은 일본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도 가고시마현 센다이에서 진행했다. 1군 전지훈련 1차 캠프를 미국에서 진행하는 것을 제외하면 모두 훈련지가 일본이었다.

그러나 올해 중반부터 한일 관계의 심각성을 느끼자 구단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오키나와와 가고시마를 대체할 캠프를 물밑에서 찾기 시작했다. 1군만 떠나는 것이 아닌, 퓨처스팀까지 모두 일본을 떠난다는 구상 아래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직 모든 것이 확정되지 않아 공식 발표는 미루고 있으나 2019년 마무리캠프(유망주캠프)부터 1·2군 모두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로 떠나는 것 자체는 확정됐다. 

오는 11월 5일부터 11월 말까지 진행될 유망주캠프는 호주 캔버라에서 진행한다. 호주의 11월은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기다. 섭씨 영상 15도에서 20도 후반의 온도를 보인다. 12월 이후로는 오히려 더운 감이 있는데 11월은 훈련하기 딱 좋은 날씨라는 평가다. 현지 시설도 만족스러운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군 전지훈련은 모두 미국에서 진행한다. 1차로는 계속 썼던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히스토릭 다저타운을 찾는다. 다만 히스토릭 다저타운은 매년 2월 중순 이후 다른 팀이 들어오기로 계약되어 있어 캠프를 완주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이전에는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2차 캠프를 진행하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오키나와로 가는 대신 미 애리조나주 투산으로 옮겨 2차 캠프를 치른다. 애리조나는 국내 구단 및 미국 마이너리그 팀들이 있어 연습경기를 치르기 용이하다. 날씨 또한 좋다. 오키나와를 괴롭혔던 우천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 SK의 1차 전지훈련지인 히스토릭 다저타운에서 김광현이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SK는 2차 캠프를 오키나와에서 진행했지만 내년부터는 애리조나로 장소를 바꾼다 ⓒSK와이번스
2군 역시 미국으로 향한다. 아직 구체적인 행선지가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미국 내 두 곳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동부와 서부에 한 곳씩 후보지가 있다. 좋은 훈련 시설은 물론, 1·2군 순환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2군에서 진척이 좋은 선수라면 언제든지 1군에 불러 테스트를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2군에는 동기부여, 1군에는 경쟁의식을 불어넣기 좋다. 비용은 더 들겠지만 육성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실 떠나는 게 쉽지 않았다. 오랜 기간 노력을 투자했고, 쌓은 정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다른 구단과 마찬가지로 현실적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도 캠프 기간에는 경기장이 부족하다. “여기서 한 번 빠지면 일본 구단이 들어와 다시는 못 들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다. 썼던 팀들에 우선권을 주는 것뿐이지 오히려 제시 조건은 일본 구단이 더 좋다. SK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도 같이 고민했던 문제다.

여기에 미련 없이 버릴 만한 경기장 시설도 아니었다. 구시가와 구장은 다소 낙후되어 있지만 다른 팀들이 부러워하는 큰 규모의 실내연습장이 으뜸이었다. 캠프 기간 중 비만 내리면 “실내연습장을 빌려줄 수 있느냐”는 타 팀들의 문의가 빗발치곤 했다. SK는 구시가와 구장에 웨이트트레이닝 장비를 무상 증여하기도 했다. 캠프 기간 중에는 선수들이 쓰고, 나머지 기간에는 주민들이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만큼 오래 쌓인 신뢰였다. 

마무리캠프지였던 센다이 종합운동장과 퓨처스팀이 썼던 가고시마 현립야구장은 더 아깝다. 여기에 들어가기 위해 오랜 기간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센다이 종합운동장은 대학 팀들의 대여 문의가 많아 한 번 빠지면 다시 들어가기 어려운 장소다. 현립야구장은 일본 프로야구가 실제로 열리는 장소로 역시 수많은 팀들이 노리는 곳이다. 내년에 대규모 개보수가 예정되어 있어 내후년부터는 더 좋은 시설에서 훈련할 수도 있었다.

아쉽게 포기를 했지만, 대신 정리는 완벽하게 했다. 정치적 사안 탓에 떠나지만, 민간 교류까지 냉정하게 끊을 일은 아니다. 손차훈 단장이 시즌 막판 직접 해당 훈련지를 찾아 양해를 구했다. 일본 훈련지도 화답했다. “지금은 어렵지만, 한일 관계가 좋아진 뒤 다시 찾는다면 SK를 1순위로 두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전지훈련지 문제를 잘 풀어낸 SK는 28일부터 내년 준비에 돌입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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