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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플래시백] '응답하라 2012' 노경은의 영웅투

작성일: 2015.10.31 06:00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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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꽤 오랫동안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정신적으로 관리 받지 못한 감이 컸다면 올해는 부상과 모친상, 제구난 등이 겹치며 제자리를 스스로 찾지 못했다. 그러나 영웅은 가장 필요할 때 나타난다. 두산 베어스 오른손 강속구 투수 노경은(31)이 2012년 12승 모드로 한국시리즈 4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노경은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4차전에 등판했다. 제구 불안으로 1⅔이닝 4피안타 2볼넷 3실점에 그친 선발 이현호를 구원해 2회초 2사 1루에서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은 8회초 1사 1루에서 이현승에게 바통을 넘길 때까지 5⅔이닝 92구 2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은 4-3 박빙의 승리를 거두며 2001년 이후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겼고 노경은은 구원승을 올렸다.

이날 노경은의 투구 내용은 2012년 시즌 좋았을 때를 다시 보는 듯했다. 2012년 노경은은 6월 초순 셋업맨에서 선발로 돌아 12승6패7홀드 평균자책점 2.53(2위)을 기록했다. 빠른 공과 시속 140km대 슬라이더와 스플리터, 뚝 떨어지는 커브를 앞세워 성공적으로 선발 전향했던 3년 전 노경은이 떠올랐다. 4차전에서 노경은은 최고 구속 148km의 포심 패스트볼과 최고 구속 142km의 슬라이더, 평균 구속 130km대 초반의 스플리터로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노경은이 2012~2013년 시즌 선발로서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것은 우연한 기회가 발단이었다. 김진욱 전 감독의 취임 직후 노경은에 대한 첫 계획도는 '스캇 프록터 이후 팀의 붙박이 마무리'. 그러나 셋업맨 노경은은 이닝당 주자 출루 허용수(WHIP)가 1.71에 이르는 등 불안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2012년 5월 하순 김진욱 감독은 “노경은이 자기 공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선발로 등판시키겠다”고 밝혔고 6월 6일 잠실 SK전에 선발로 나섰는데 6이닝 1실점 호투로 '선발 DNA'를 증명했다.

이후 노경은은 송일수 감독 체제였던 2014년 시즌 초, 중반까지 선발 로테이션에서 자리를 지켰다. 그러다 이후 슬럼프가 왔고 노경은의 보직은 확실히 정해진 것이 없었다. 김태형 감독 취임 후 노경은은 올 시즌 마무리 임무를 받아 캠프에서 열심히 훈련했으나 시즌 전 턱 골절상은 물론 시즌 도중 모친의 병환과 별세 등 여러 악조건이 겹치는 바람에 제 실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시즌 성적은 47경기 1승4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4.47에 그쳤고 손가락 골절상에서 회복한 좌완 이현승이 마무리 보직을 꿰차며 추격조로 기회를 기다렸다.

김태형 감독 체제 이전인 2011년 시즌, 그리고 그 이전부터도 노경은은 앞선 투수의 승계 주자를 두고 계투로 등판했을 때 실점하는 경우가 많았다. 프로 야구 기록 사이트 'STATIZ'가 집계한 올 시즌 노경은의 승계 주자 실점률은 38.9%. 두산 계투 가운데 윤명준(45.7%)에 이어 가장 높았다. 책임감이 강했던 만큼 앞선 투수가 남긴 주자의 득점이 나오거나 승리 요건이 날아갔을 때 자책하고 유독 부담을 갖던 선수가 노경은이다. 그러나 30일은 2회초 포수 양의지의 좋은 송구 덕택에 승계 주자 구자욱의 도루를 막은 뒤 마음 놓고 자기 공을 던지며 호투했다.

데일리 MVP 영광은 동료 민병헌에게 돌아갔으나 노경은은 스스로도 만족할 만한 경기를 펼쳤다는 데 의미를 뒀다. “주변에서 격려도 많이 해 주시고 축하해 주셔서 '타이어 40개'는 받은 느낌”이라며 웃은 노경은은 “다음 시즌에 정말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 팀 우승은 하늘에서 도와주실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어머니가 하늘에서 자신의 경기를 지켜보는 만큼 꼭 마지막 경기에서 환하게 웃고 싶다는 바람이다.

2003년 데뷔 이래 노경은은 좌충우돌하며 자리잡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버텼다. 2년 간 팀 기둥 투수이자 국가 대표 투수로 자리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긴 터널로 들어섰다. 노경은은 팀의 한국시리즈 승부처에서 찬란하게 빛나며 3년 전 쾌투를 재현했다.

[영상] 노경은 탈삼진 영상 ⓒ 영상편집 김용국.

[사진] 노경은 ⓒ 잠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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