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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는 장신의 좌완… 147㎞ 이재관, 1군 눈도장 받았다

작성일: 2019.12.02 16: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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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뚜렷한 구속 향상을 선보이며 내년 기대치를 키운 SK 좌완 이재관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스피드건에 찍힌 구속은 스스로도 믿기 어려웠다. 스피드건에는 147㎞가 찍혀 나왔다. 그렇다고 공이 날린 것도, 기계 오작동도 아니었다. 이재관(23·SK)이 훗날 1군 선수로 성장하게 된다면, 야구 인생을 바꿔놓은 하나의 장면이 될 만하다.

194㎝, 98㎏의 건장한 체구를 가진 투수다. 하드웨어 하나는 확실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구속은 많이 나오지 않았다. 장신 투수들이 가진 단점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이재관은 “나는 공이 좋은 투수는 아니었다. 키가 크고, 왼손이라는 메리트야 있었지만 평균 구속은 138~139㎞, 최고라고 해봐야 140㎞대 초반이었다”고 떠올린다. 군 문제를 해결하고 제대한 직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스스로도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러나 최창호 루키팀 코치, 김경태 퓨처스팀(2군) 투수코치와 꾸준히 운동을 한 것이 커다란 발판을 만들었다. 최창호 코치는 “공을 끌고 와서 던지는 것”을 강조했다. 트레이닝파트에서는 살을 근육으로 만드는 작업을 도왔고, 김경태 코치는 몸을 쓰는 것을 가르쳤다. 그 끝에는 고무적인 성과가 있었다. 구속이 단시간에 쭉 상승한 것이다. 올해 최고 구속은 147㎞였다. 좌완 파이어볼러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호주 캔버라 캠프 당시에도 140㎞ 중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며 이것이 일시적인 상승세가 아님을 과시했다. 높은 타점에서 나온 공은 포수 미트를 둔탁한 소리와 함께 찔렀다. 포수들마다 “공이 묵직하다”는 칭찬이 이어졌다. 이재관은 “어느 순간 포인트가 잡히더라. 요즘은 볼을 던져도 스트라이크를 다시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밸런스가 많이 잡혔다”고 밝게 웃었다. 

2019년 1군 기록은 없다. 2군 성적도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자신감을 얻은 중요한 1년이었다. 이재관은 “야구를 하면서 그렇게 빠른 공을 던져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다”면서 “형들이나 친구들이 ‘구위가 많이 올라왔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러다보니 자신감을 얻었고, 가장 중요한 내 공에 대한 믿음을 얻었다”고 2019년 성과를 돌아봤다.

1군에서도 이재관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몇 차례 메이저투어에 불렀다. 호주 캔버라 캠프 명단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재관은 “SK 입단 이후 한 번도 캠프에 가본 적이 없다. 유망주 캠프지만 들어갔다는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그래도 가능성이 있는 선수니까 데리고 왔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열심히 했다. 배우는 것도 일일이 다 메모했다”고 웃었다. 

마냥 기분을 낼 때가 아니라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캔버라 캠프에서는 투구폼 교정에 매달렸다.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스타일의 폼이었는데, 최상덕 코치는 이재관의 하체가 옆으로 돈다는 것을 간파했다. 언밸런스가 있었던 것이다. 이재관은 “폼을 잡아주셨는데, 지금은 던지기가 편하다. 휴가 때 열심히 훈련을 하면서 이것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향상된 기량만큼 꿈도 커졌다. 이재관은 메이저투어 당시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선배들이 뛰는 것을 보니 설렜다. 여기 1군서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이자 동기부여였다. 의지도 생기고, 욕심도 생겼다. 2019년 시즌을 앞두고는 없었던 힘찬 마음가짐이다. 1년이 그냥 허투루 지나가지는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었다.

이재관은 “욕심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1군 무대에 한 번이라도 서서 SK에 이런 투수가 있다고 알려보고 싶다. 내 공이 1군에서 통하는지 알아보고 싶다”면서 “‘내가 1군 무대에 서서 공을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을까’라는 것도 경험해보고 싶다. 잘 던지고 못 던지고는 나중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경험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누구나 매력을 가질 만한 장신의 좌완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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