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승 마무리' 이현승, “아파도 참는 마음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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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몸살 때문에 계속 안 좋았어요. 그래도 힘들게 올라왔는데 반드시 이겨야 했고 이겨서 기분 좋습니다.”
백척간두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마무리 투수. 그가 동료들과 함께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자신 또한 감기 몸살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그는 더 어려운 몸 상태로 뛴 후배들을 걱정하고 고마워하며 베테랑의 본보기를 보였다. 팀을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도 주축 왼손 투수로 활약이 기대되는 두산 베어스 마무리 이현승(32)은 그래서 좋은 선수다.
올 시즌 직전 손가락 골절상으로 계획했던 선발로 뛰지는 못했던 이현승은 그러나 낯선 마무리 보직에서 41경기 3승1패18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2.89로 맹활약했다. 이현승의 합류 전 두산은 시즌 초 좋은 뛰어난 활약을 펼치던 셋업맨 김강률의 시즌 아웃과 윤명준, 노경은의 마무리 자리 잡기 실패 등 악재로 뒷문이 허술했다. 그런 상황을 이현승이 다잡으며 팀의 가을 야구 진출을 이끌었고 기세는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졌다.
이현승의 이번 포스트시즌 성적은 9경기 1승1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이다. 지난달 26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1루수 오재일의 실책 빌미가 된 빗나간 송구는 아쉬웠으나 그 하나가 옥에 티였다. 9경기 동안 13이닝을 던지며 마무리 그 이상의 공헌으로 팀의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도왔다. 한국시리즈 막판에는 감기 몸살로 링거를 맞으면서도 코칭 스태프의 부름에 마운드로 뛰어가 팀 승리를 지켰다.
2일 오후. 우승 기쁨에서 잠시 쉰 뒤 대표팀 합숙 훈련에 참여한 이현승과 연락이 닿았다. 감기가 다 낫지 않은 듯 평소보다 목소리는 무거웠으나 우승한 기쁨에 뿌듯한 마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겨야지요. 끝까지 올라갔는데. 저도 우리 동료 선후배들도 힘들게 해서 올라갔는데. 감독님께서도 절 믿어 주셔서 그 믿음에 보답하고자 반드시 잘하려고 했던 마음이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지난달 30일 4차전에서 이현승은 9회초 1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3연속 안타를 허용하기는 했으나 박한이의 좌전 안타를 빼면 제대로 맞은 타구가 아니라 느린 땅볼이었다. 이현승은 “어쨌든 안타를 맞았잖아요. 제가 자초한 거라 누굴 탓할 수도 없고. 그래도 우리 수비 덕택에 안 날려 버렸네요”라며 웃었다.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자기 공을 던진 이현승의 배짱도 대단했다.

두산 우승이 가장 빛났던 이유는 바로 선수들의 부상 투혼이다. 이현승도 감기 몸살을 앓았으나 그는 “저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며 손사래쳤다. 한국시리즈 MVP 정수빈은 왼손 검지 피부가 '뭉개진' 상태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안방마님 양의지는 NC와 플레이오프에서 발가락 골절상을 입었으나 꾹 참고 한국시리즈 마지막까지 홈 플레이트를 지켰다. 투수조 조장 이현승은 두 선수의 부상 투혼이 동료들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자신의 공을 받으며 어머니처럼 리드한 양의지에게 거듭 고맙다고 밝혔다.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거의 모든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으면서도 서로 '아파도 참고 뛰자'는 마음으로 하나가 된 것 같아요. 특히 (양)의지와 (정)수빈이는 정말 힘들었는데. 그 친구들이 뛰는 걸 보고 안 뛸 수가 없더라고요. 특히 의지에게는 개인적으로도 정말 고마워요. 공을 받고 움직이고 타격하고. 그 발 상태로는 움직이는 자체가 힘들었을 겁니다. 제가 올해 후반기 마무리로 잘할 수 있던 데는 의지 도움이 정말 커요. 진짜 고마워요.” 우승 확정 순간 호흡을 맞춘 포수의 부상을 잠시 잊고 와락 끌어안은 마무리 이현승의 진심을 알 수 있었다.
인하대 시절은 물론 2006년 현대에서 데뷔한 뒤 이현승은 여러 차례 태극 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이는 야구 월드컵 등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비해 소규모 대회였다. 세계 랭킹 상위 12개 국가가 참가하는 프리미어12는 처음 열리지만 어쨌든 야구 월드컵 등에 비하면 규모가 큰 대회다. 야구 A대표팀으로 처음 태극 마크를 단 데 대해 이현승은 “우리 딸이 좋아할 것 같아요. 나중에 돌아보고 생각해도 제 자신에게는 자부심이고 아이에게는 자랑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해 뛰겠습니다”고 다짐했다. 우승 기운을 안고 대표팀에 합류한 이현승의 기세는 프리미어12까지 이어질까.
[영상] '강심장투' KS 4차전 이현승 ⓒ 영상편집 송경택.
[사진] 이현승 ⓒ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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