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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한국 축구 명과 암]⑥국제 축구계 목소리 낼 창구가 사라졌다

작성일: 2019.12.28 06:00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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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왼쪽)과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오른쪽)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한국 축구는 지속적인 선수 육성으로 연령별 월드컵에서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 K리그 유스시스템 정착으로 뿌리부터 튼튼한 축구라는 구상도 맞물려 잘 돌아가고 있다.

경기력에서의 국제경쟁력은 점점 더 올라가고 있다. 물론 아시아 각국의 투자로 평준화의 길을 걷게 되면서 우승이나 각종 대회 출전권 확보가 예전과 비교해 확실히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기본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FIFA-AFC에 한국 축구 목소리 낼 창구 사라져 

유, 청소년들이 튼튼해지는 반면, 어른들의 국제경쟁력은 점점 아쉽다는 탄식만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국제기구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낼 통로가 좁아졌다는 점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지난 4월 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9회 아시아 축구연맹(AFC) 총회에서 5명을 뽑는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7명의 출마자 중 6위에 그쳤다.

5명을 뽑는 선거에서 낙선한 것이다. 애초 8명이 출마했고 1명이 포기해 정 회장의 연임이 유력했다. 그러나 결과는 180도 다르게 나왔다. 2017년 5월 FIFA 평의회 위원으로 뽑혀 나름대로 아시아와 한국 축구의 목소리를 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치명적이었다.

정 회장 대신 당선된 인물은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 회장을 비롯해 마리노 아라테나 주니어(필리핀), 사우드 아지스 알모한나디(카타르), 프라풀 파텔(인도), 자오차이두(중국) 등이다.

아시아 전역을 돌며 선거 운동에 열을 올렸던 정 회장이지만, 뜻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동시에 AFC 후회장 선거에서도 46표 중 18표를 얻어 간바타르 암갈란바타르 몽골 축구협회장에 10표나 뒤졌다.

FIFA 평의회 위원과 AFC 부회장직을 연임하지 못했던 정 회장으로 인해 한국은 국제적으로 목소리를 낼 통로를 잃었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국, 일본의 협공은 물론 몽골에까지 밀리면서 더 힘든 길을 걷게 됐다.

정 회장은 AFC 내 강력한 힘을 구축한 카타르와의 대립이 낙선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카타르 대 반카타르 구도로 이뤄졌다는 것보다는 AFC를 이끄는 중동 세력들이 오랜 기간 독점해왔다"며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을 낙선 이유로 꼽았다.
 
의견은 반으로 갈린다. 축구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AFC는 고인 물처럼 움직인다. 자본의 힘이 워낙 강해 후원사가 적은 한국 입장에서는 고립무원이나 마찬가지였다. 정 회장이 막강한 자본을 앞세운 세력을 두고 외로운 싸움을 벌였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다른 축구계 관계자는 "2023 여자 월드컵을 남북 공동으로 개최하겠다고 나섰다가 중국세에 밀리지 않았나.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직접 남북 공동 개최를 밝혔는데도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는 것은 정 회장의 국제적 영향력이 그만큼 없다는 말이나 다름없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FIFA 평의회 위원 임기가 4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축구가 목소리를 낼 창구는 당분간 없다고 봐야 한다. 물론 정 회장은 국제대회 성적이나 유치 등으로 만회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재임 내내 '원톱 외교'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정 회장 입장에서는 아시아 내는 물론 다양한 국제 인재 양성과 교류라는 과제와 마주하게 됐다.

▲ 울산 현대는 우라와 레즈(일본)와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을 2-1로 이기고도 2차전에서 0-3으로 완패,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ACL. 2016년 전북 우승 이후 저조한 성적

행정과는 별개로 K리그의 투자 약세는 아쉬운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가 그렇다. 올해 전북 현대, 울산 현대가 16강에 올랐고 경남FC, 대구FC는 조별리그에서 선전했지만, 종이 한 장 차이로 탈락했다. 

전북은 상하이 상강(중국)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여 떨어졌다. 문선민이 상대의 도발을 견디지 못하고 퇴장당하는 변수도 있었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 체제에서 불안정했던 전력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지만, 결정력이 아쉬웠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김신욱이 상하이 선화로 빠진 뒤 여름에는 K리그 순위 싸움에서도 애를 먹었다.

울산은 김도훈 감독의 결단력이 아쉬웠다. 우라와 레즈(일본)와 원정에서 2-1로 이기고도 홈에서 0-3으로 크게 졌다. 선수들의 실력과는 별개로 지도자의 지도력이 너무 떨어졌다는 아쉬움을 지우기 어려웠다. 공부가 더 필요한 김 감독이다.

경남이나 대구는 ACL을 처음 치렀다. 열띤 경기력을 좋았지만, 경험이 역시 문제였다. 경남이 상대한 산둥 루넝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마루앙 펠라이니. 사우샘프턴 출신 그라치아노 펠레와 결정력 차이가 확연했다. 대구도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대등한 경기를 치렀지만, 원정 패배가 아쉬웠다. 실력으로만 버티기는 어렵다는 것을 분명하게 확인했다.

내년에는 전북, 울산, 수원 삼성, FC서울이 도전에 나선다. 전북과 울산은 기본적인 전력 보강에 집중하지만, 수원과 서울은 기대하지 않는 팬들이 많다. '투자 대비 성적'이라는 흐름이 깨지지 않을 태세라 더 그렇다.

돈을 많이 퍼붓는 중국 슈퍼리그는 외국인 제도를 수정해 5명 등록, 4명 출전으로 완성했다. 한국 선수들이 얼마든지 진출 가능한 환경이다. 일본도 끊임없이 힘을 비축하고 있다. 태국 프리미어리그 팀에도 종종 잡히는 K리그가 곱씹어야 할 부분이다. 내부의 치열한 경쟁이 외부 강화와 이어져야 하는 K리그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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