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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잡으라는 사령탑…홍건희는 여전히 버거운 걸까

작성일: 2020.08.26 06:2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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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홍건희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솔직히 지금이 홍건희에게는 기회잖아요. 잡아야죠."

기회가 홍건희(28, 두산 베어스)에게는 여전히 버거운 걸까. 홍건희는 25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8-5로 앞선 8회초 1사 1, 2루에 등판해 ⅓이닝 4사사구 1실점에 그치며 8-8 동점을 허용했다. 8회말 최주환의 결승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팀은 10-8로 이겼지만, 하마터면 경기를 내줄 뻔했다. 

중압감을 견디지 못한 게 문제였다. 홍건희는 1사 1, 2루에서 첫 타자 오선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잘 처리한 뒤 이진영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2사 만루 위기. 이때부터 최악의 투구가 이어졌다. 홍건희는 최원준과 터커에게 밀어내기 사구, 최형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면서 순식간에 3점을 헌납했다. 사구를 내줄 때는 제구가 완전히 흔들리고 있었다. 결국 홍건희는 위기를 스스로 막지 못하고 윤명준에게 공을 넘겼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홍건희를 필승조의 핵심으로 생각한다. 홍건희는 필승조에서 140km 후반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유일한 카드다. 지난 6월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 이적 후 7경기에서 1승, 1세이브, 1홀드, 11⅓이닝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하며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김 감독은 지난달부터는 홍건희를 접전 상황에 내보내며 중용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기대에 부응했지만, 한번씩 와르르 무너지는 게 문제였다. 7월과 8월 22경기에 나서 22⅓이닝, 평균자책점 5.64에 그쳤다. 1승과 7홀드를 챙기는 동안 3패를 떠안았다.      

8월 들어 무너지는 경기가 더욱 늘었다. 지난 20일 잠실 롯데전에서 5-4로 앞선 9회초 등판해 세이브 상황을 지키지 못했다.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안타, 전준우에게 2루타를 맞아 무사 2, 3루 위기에 놓였고, 이대호에게 우전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5-6으로 역전패했다. 

당시 김 감독은 "중요한 상황에서 많이 던져보지 않아서 버거웠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현실이다. 솔직히 기회다. 잡아야 한다. 홍건희가 불안하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본인은 자기 공을 던지고 있다"며 계속해서 기회를 줄 뜻을 내비쳤다. 

두산은 홍건희가 흔들려도 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1군 엔트리에 위기에 내보낼 수 있는 경험 있는 투수는 이현승과 윤명준 둘뿐이다. 박치국과 채지선이 최근 페이스가 좋으나 경험이 풍부하다고 볼 수는 없다.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던 함덕주는 팔꿈치 통증 이탈과 재정비를 이유로 거의 8월 한 달 내내 자리를 비우고 있다.  

홍건희가 계속해서 흔들리면 다른 필승조 투수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들을 제외하면 김민규, 권휘, 이교훈, 이주엽 등 20대 초반 신인급 투수들만 남는다. 상위권 싸움을 하는 두산으로선 신인급 선수들에게 기회를 마음껏 주기도 힘든 상황이다. 지금으로선 홍건희가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사령탑의 조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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