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로파리그 우승 주역 라키티치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크로아티아 미드필더 이반 라키티치(32)는 2014-15시즌 FC 바르셀로나의 '더블 트레블'의 숨은 주역이다. 나란히 10골씩을 넣은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 새로 입단해 7골을 몰아친 루이스 수아레스의 'MSN 트리오'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라키티치의 헌신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영광이었다.

MSN 트리오의 뒤에서 부지런히 압박 수비를 펼치고 기점 패스를 공급한 라키티치는 당시 황혼기를 맞은 차비 에르난데스의 뒤를 이을 중원 엔진으로 활약했다. 이제는 세비야의 에이스로 황혼기를 맞이한다. 어쩌면 라키티치가 가장 고대했던 순간일 것이다. 

▲ 세비야를 상대로 득점하고 세리머니하지 않은 라키티치


◆ 라키티치, 바르사 6년보다 빛났던 세비야 3년 반

라키티치는 바르셀로나에서 6시즌을 보냈다. 스위스에서 태어나 스위스 명문클럽 FC 바젤의 유소년 팀에서 성장한 라키티치는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다. 

바젤에서 두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샬케04에서 세 시즌 반을 보낸 라키티치는 세비야에서 세 시즌 반을 보낸 뒤 2013-14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의 위업을 이루고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라키티치는 소속되었던 모습 팀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라리가 우승 4회, 코파델레이 우승 4회, 챔피언스리그와 클럽 월드컵 우승 등 화려한 트로피를 수집한 팀은 바르셀로나였지만, 그가 가장 화려한 시간을 보낸 팀은 세비야였다. 라키티치는 세비야에서 뛴 3년 반 동안 149경기를 뛰며 32골 41도움을 기록했다.

세비야 시절 라키티치는 라리가 최고의 도우미였다. 유로파리그 우스을 이룬 2013-14시즌의 활약이 절정이다. 라리가에서만 12골 12도움을 기록했고, 유로파리그 우승 과정에는 예선전을 포함해 3골 6도움을 올렸다. 라키티치는 유로파리그에서 세비야의 주장으로 우승컵을 들었다.

당시 라키티치는 세비야 공격의 모든 것이었다. 공격적인 역할에 집중한 라키티치는 세트피스에서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한 것은 물론 기점 패스와 키패스에 직접 슈팅까지 구사하며 2선 중앙의 프리롤로 맹활약했다.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뒤의 이타적 모습에 가려진 자신의 공격 재능을 모두 펼쳐보인 시기다. 라키티치는 2012-13시즌에도 라리가에서 8골 10도움을 기록하며 눈부신 플레이를 했다.

▲ 라키티치와 라켈 마우리 부부


◆ 세비야의 사위, 바네가를 대체할 플레이메이커

라키티치에게 세비야 시절이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세비야에서 세비야 토박이인 아내 라켈 마우리를 만난 것이다. 라켈과 뜨거운 애정을 과시해온 라키티치는 6년의 바르셀로나 생활을 마치고 세비야로 돌아간다. 

인테르 밀란, 토트넘 홋스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다수 빅클럽이 라키티치를 리스트에 올려뒀지만 라키티치는 세비야에서 황혼기를 보내기를 원했다.

바르셀로나는 라키티치와 잔여 계약이 1년 남은 가운데 150만 유로(약 21억 원) 이적료에 세비야행을 수락했다. 세비야가 라키티치가 뛰는 동안 유럽 대항전 진출권 확보에 성공할 때마다 75만 유로(약 10억 원)를 수령하는 옵션 계약이 포함되었다. 

유로파리그 챔피언이 되어 2020-21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나서게 된 세비야는, 유로파리그의 왕이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약하다는 편견을 라키티치와 함께 깨기 위한 야심을 갖고 있다. 

세비야는 유로파리그 우승 주역인 플레이메이커 에베르 바네가와 결별했다. 라키티치는 그 자리를 채우고도 남을 클래스를 갖춘 선수다. 세비야의 사위는 챔피언스리그 미션을 해낼 능력이 충분하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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