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20승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28)가 이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알칸타라는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kt 위즈와 3차전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7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직구 최고 구속 154km를 기록하는 등 7회까지 좋은 컨디션을 자랑했으나 마무리에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두산은 2-5로 지면서 시리즈 2승1패를 기록했다. 

알칸타라는 명실상부 두산의 에이스다. 올 시즌 31경기에서 20승2패, 198⅔이닝, 182탈삼진, 평균자책점 2.54로 활약하며 두산이 시즌 막판 극적으로 5위에서 3위까지 올라서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몸에 탈이 났다. 체력적으로 지쳐 있었는데, 준플레이오프 2차전 등판을 앞두고 목에 담 증상이 생겼다. 알칸타라는 4⅓이닝 6피안타(3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에 그친 뒤 긴 휴식에 들어갔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2차전이 아닌 3차전으로 등판일을 하루 미루면서 에이스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포수 박세혁은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알칸타라가 장난도 하고 기분 좋더라. 본인이 끝낸다고 했으니까 지킬 것이다. 20승 투수고 에이스인데. 알칸타라도 플렉센처럼 포스트시즌은 처음이었다. 한번 느꼈으니까 좋은 투구를 할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1회는 제구가 흔들렸다. 선두타자 조용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무사 1루 황재균 타석에서 조용호가 2루 도루에 실패하는 바람에 한 숨을 골랐다. 황재균에게 다시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해 1사 2루가 됐으나 후속타를 내주지 않으면서 흐름을 끊었다. 

이후 7회까지 알칸타라는 공 89개로 버티면서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다만 두산 타선 역시 윌리엄 쿠에바스를 공략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0-0 팽팽한 균형이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8회초 2사 후 황재균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면서 모든 게 꼬이기 시작했다. 로하스에게 중전 안타, 유한준에게 유격수 오른쪽 적시타를 내주면서 0-1 선취점을 내줬다. 알칸타라는 2사 1, 3루 위기에서 곧바로 홍건희와 교체됐다. 

한 점을 내준 뒤 두산은 와르르 무너졌다. 홍건희(0이닝 2실점)가 알칸타라의 책임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고 0-4까지 벌어진 뒤 박치국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치국은 2사 1, 3루에서 장성우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0-5로 벌어진 가운데 함덕주와 교체됐다. 함덕주는 김민혁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긴 공격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 감독은 에이스 알칸타라를 내는 만큼 총력전을 펼쳐 3차전에서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 구상은 완전히 꼬였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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