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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이천] 이영하의 자아성찰 "민규보다 아래, 내 자리는 없다"

작성일: 2021.02.01 17:37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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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이영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지금 내 자리는 없다고 생각해요.(김)민규보다 아래인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24)는 1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롤러코스터를 탄 지난 2시즌을 되돌아봤다. 이영하는 2019년 17승을 거두며 두산의 새로운 에이스로 주목을 받았지만, 지난해는 부진 속에 5승11패, 132이닝, 평균자책점 4.64에 그쳤다. 시즌 중반 선발에서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꾸기도 했으나 대단한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프로의 성적은 곧 몸값과 직결된다. 이영하는 지난해 연봉 2억7000만원을 받다가 올해는 연봉 1억9000만원으로 삭감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결국 이영하를 불러 따끔하게 한마디를 했다. 김 감독은 "지금 이 팀에 네 자리는 없다. 네가 어떤 자리를 원한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하는 "중간에 보직도 바꾸고 여러 일이 있었다. 솔직히 선발투수가 안정돼야 팀이 그만큼 도움이 되는 것이고 순리대로 잘 가는 것인데, 그런 생각을 못 했다. 당장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감독님께서 선발이 안정돼야 하는데 네가 그렇게 마음을 표출하면 네 자리가 어디든 다 있는 줄 아냐고 하셨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도 많이 생각했고, 내 자리는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전에는 그냥 물욕, 탐욕이 앞섰다. '돈 벌어야지'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이제는 그런 생각보다는 조금 더 성적을 생각하려 한다. 연봉도 많이 삭감됐지 않나.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지나고 보니 오히려 이런 일을 겪은 게 더 잘된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마운드 위에서 자기 기량을 다 펼치지 못한 게 가장 큰 아쉬움이다. 이영하는 "지난해는 마음대로 경기가 안 풀렸다. 운이 없었다는 말은 핑계가 될 수 있다. 일단 내가 원하는 곳, 그리고 포수가 바라는 곳에도 못 던졌다. 반대 투구도 많았다. 2019년에는 그런 공이 운 좋게 범타가 됐는데, 지난해는 맞아 나가니까 자신감이 떨어지고 내 공을 못 던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게 아쉽다. 포수가 원하는 곳에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 두산 베어스 이영하 ⓒ 이천, 김민경 기자
1년 사이 바뀐 주변의 시선도 잘 알고 있었다. 이영하는 "지난해는 욕심도 있었고, 팬분들의 기대도 있었지만, 나 스스로 기대하는 게 있었다. 절반도 못 이룬 것 같아서 힘들었다. 남들도 그렇듯이 힘들었다. 그리고 댓글들 보니까 '돼지'라고 '살만 뒤룩뒤룩 쪘다'고 그런 말을 들으니 스트레스를 받아서 살을 안 뺄 수 없었다. 6kg 정도 감량을 했다. 올겨울 정말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경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영하는 지금 팀에서 자신의 입지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김)민규보다 아래"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김민규는 2018년 입단한 우완으로 지난해 시즌 막바지, 또 포스트시즌에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져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영하는 "(후배인) 민규보다 아래인 것 같다. 그래서 스트레스다. 나도 나만의 장점이 있고 내 공은 좋다고 생각하는데 마운드에서 못 던지고 있다. 민규는 자기 공을 마운드에서 던졌고, 나는 못 던졌다. 민규를 견제한다기보다는 지금 투수 엔트리에 있는 선수는 다 견제해야 한다. 어느 자리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선발이든 어디든 내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힘줘 말했다.  

동료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쳐서 5선발로 다시 진입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이영하는 "올해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완벽하게 준비를 잘해보겠다. 좋은 일만 있다가 지난해 안 좋은 일을 겪었으니까. 이제는 잔잔하게 오래 가고 싶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제보>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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