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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뛰었다고 누가 무시했나… ‘K머신’ 카펜터, 외인 대장 독수리 떴다

작성일: 2021.04.07 11: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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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범경기부터 정규시즌 첫 경기까지 역투를 이어 가고 있는 한화 라이언 카펜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KBO리그에 오는 외국인 선수들을 두고 현장에서는 흔히 “까봐야 안다”는 말을 곧잘 한다. 그러나 ‘까보기 전’에는 어쨌든 기존의 경력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한화 새 외국인 투수 라이언 카펜터(31)가 과소평가됐던 것도 그 경력 때문이다. 카펜터는 만 28세의 뒤늦은 나이에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다. 2년간 뛰며 15경기(선발 14경기)에서 2승8패 평균자책점 8.57에 그쳤다. 특별한 건 없는 경력이다. 2020년에는 대만프로야구에서 뛰었다. 대만프로야구는 KBO리그보다 전체적인 수준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된다. 그런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한화가 카펜터를 영입했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많았다.

그러나 한화는 카펜터가 가진 장점을 믿었다. 대만은 공인구 반발력이 높아 최근 타고투저 성향이 강했다. 그런 대만 리그에서 잘 버틴 카펜터라면 충분히 KBO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좌완으로 140㎞대 중반의 공을 던진다는 점, 슬라이더를 포함한 변화구 각이 좋다는 것 또한 장점으로 봤다. 단순히 대만 리그에서 뛰었다는 경력만 놓고 무시할 선수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화의 자신감은 점점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카펜터는 시범경기 두 차례 등판에서 8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의 완벽투를 펼쳤다. 괄목할 만한 부분은 26개의 아웃카운트 중 무려 16개를 삼진으로 잡아냈다는 것. 이런 기세는 정규시즌 첫 등판인 6일 인천 SSG전에서도 이어졌다. 비록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카펜터의 투구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카펜터는 이날 5⅓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첫 등판이 아니었다면 더 갈 수도 있는 흐름이었다. 무엇보다 9개의 탈삼진이 또 눈에 들어온다. 삼진을 잡아내는 과정 또한 기대를 품어볼 만한 대목이 있었다.

최고 147㎞, 평균 144㎞의 포심패스트볼은 타자들에게 충분히 위압감을 줄 수 있었다. 여기에 유리한 카운트에서는 결정구인 슬라이더(최고 134㎞, 평균 131㎞)가 SSG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했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던졌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몸쪽 낮은 코스에 꽉 차게 박혔고, 좌타자들을 상대로는 헛스윙을 유도했다. 슬라이더를 대비하고 있으면 비슷한 구속이지만 궤적이 완전히 다른 체인지업이 허를 찔렀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카펜터를 최대한 많이 등판시킬 예정이다. 4일 휴식 후 등판도 고려 대상이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지난해 대만리그에서도 이닝이터의 모습을 선보인 만큼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카펜터의 성공 가능성은, 한화가 이날 패배에도 얻은 수확이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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