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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에서 벗어난 SSG, ‘외유내강’ 김원형 리더십이 바꿨다

작성일: 2021.05.24 21:35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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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유내강형 리더십으로 SSG의 패배의식을 지워낸 김원형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는 24일 현재 23승17패(.575)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물론 7위 NC까지의 경기차는 단 2.5경기. 일주일 성적에 따라 언제든지 7위까지 내려갈 수 있는 치열한 순위표다. 김원형 SSG 감독도 “솔직히 지금 순위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시즌 막바지만 좋을 텐데…”라고 웃었다.

그러나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차이다. SSG는 지난해 시즌 초반 유독 경기가 꼬이며 연패의 늪에 빠졌고, 염경엽 전 감독이 건강 문제로 쓰러지는 악재까지 겪은 끝에 시즌 초반 9위로 추락했다. 첫 40경기 성적은 12승28패(.300)였고 시즌 끝까지 유의미한 반등은 없었다. 단독 선두 자리를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나쁜 흐름이 2년 연속 이어지지 않게끔 빨리 끊어냈다는 건 대단히 중요하다.

캠프 당시 김원형 감독이 초반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리 팀 분위기가 좋아도 결국은 이겨야 이어진다. 매일 지는 팀에 ‘진정한’ 좋은 분위기는 있을 수 없다. 만약 올해로 초반 스타트가 좋지 않으면 “우리는 안 되나…”라는 패배의식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SSG의 올해 첫 40경기 성적은 단순한 승률 0.575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물론 전력도 보강했다. 최주환 김상수 추신수를 연이어 영입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성적을 다 설명하지는 못한다. 시즌 준비를 늦게 시작한 추신수의 공격 생산력은 리그 평균을 크게 웃돌지 못한다. 최주환 김상수는 부상으로 이탈한 기간이 길었다. 23승을 거두는 동안 상당 기간 팀과 함께 하지 못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으로 로테이션에 대체 선발이 2명이나 들어가야 했다. 결국 뭔가가 더 있다는 의미다.

이길 경기를 거의 다 잡아준 불펜 필승조의 분전, 1점차와 경기 막판 접전 상황에서 강했던 선수들의 집중력도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역시 김원형 신임 감독의 리더십이 선수단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 구단 관계자와 선수들 모두 인정한다. 친정팀 감독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선수들과 스킨십으로 팀 분위기를 부드럽게 했다. 더그아웃이 뭔가 더 자유로워졌고, 선수들의 자율권이 더 많아졌다.

23일 인천 LG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있었던 일은 상징적이다. SSG는 연승을 기록 중이었고, 이미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23일 상대 투수는 올해 SSG를 상대로 역투를 펼쳤던 외국인 좌완 앤드류 수아레즈였다. 김 감독은 당시 꽁꽁 묶인 기억을 가지고 있을 법한 선수들에게 농담조로 “괜찮아, 편하게 해”라고 했다. 그런데 선수들은 오히려 “감독님만 여유를 가지고 계시면 된다”고 농담으로 받아쳤다. 이를 말하는 김 감독은 멋쩍어하면서도 싫은 표정은 아니었다. 그만큼 팀 분위기가 좋고, 여유가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냥 스킨십만 하는 건 아니다. 냉정할 때는 냉정하다. 김 감독은 올해 선수단 미팅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잔소리가 될 수 있어서다. 평소에는 기분 상할 말을 잘 하지 않는다. 대신 선수별로 지적할 부분이 있을 때는 한 번에 강하게 지적하고 끝내는 편이다. 선수들도 마냥 사람 좋아 보이는 김 감독과 편하게 농담을 하더라도, 지적 사항이 있으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김 감독이 현역 시절 주장 당시부터 이어온 리더십이기도 하다. 적절한 스킨십, 적절한 긴장이다.

프런트와 소통도 잘 된다. 류선규 SSG 단장은 “감독님은 피드백이 빠르신 편”이라고 말한다. 현장의 최고 결정권자인 감독이 프런트의 말에 100% 휘둘려서는 안 된다. 대신 프런트의 제안이나 개선 방향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 누구보다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인다. 1군 엔트리 운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현장과 프런트가 머리를 맞대 비교적 합리적인 안을 도출할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

2군 쪽의 이야기도 잘 듣는다. 자신이 직접 보지 못한 영역이니, 자신의 생각보다는 더 가까이서 지켜본 2군의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비록 등판하지는 못했으나 최근 대체 선발로 준비한 양선률도 2군 추천이었고, 1군에 올라올 법한 선수를 부르지 않는 이유도 거의 대부분 “2군 쪽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확고한 철학이나 약간의 고집은 있지만 그래도 유연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성장형 감독으로서의 미래가 기대된다는 말 또한 괜한 것이 아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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