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백업 시절 느꼈다, 지금 내 한 타석의 책임감"
작성일: 2021.07.01 05:05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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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생이라고 믿기지 않는 책임감이다. 양석환(30)은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지 3개월 만에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다. 두산은 지난 3월 LG 트윈스와 트레이드로 양석환을 데려오면서 FA 이적한 1루수 오재일(삼성)의 공백을 채우면서 우타 거포 갈증까지 해소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양석환을 데려왔을 때부터 줄곧 5번타자 1루수로 기용하며 팀이 원하는 기대치를 확실히 심어줬다.
현재 양석환은 두산 타선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이 치른 69경기에 개근 도장을 찍은 유일한 타자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88(260타수 75안타), 장타율 0.523, 16홈런, 48타점이다. 홈런과 장타율 모두 팀 내 1위고, 타점은 4번타자 김재환(53타점) 다음으로 많이 책임졌다. 김재환이 최근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4번타자 임무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복덩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다.
양석환은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는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5타점으로 맹활약하며 8-6 역전승을 이끌었다. 덕분에 두산은 4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양석환은 4-4로 맞선 9회초 1사 만루 기회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 정우람에게 좌월 만루포를 뺏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개인 통산 3호 만루포였다. 한화는 9연패 늪에 빠졌고, 정우람은 KBO리그 투수 역대 최다 출장 신기록(902경기)을 세우고도 고개를 숙였다.
연패를 끊은 뒤 양석환은 "1승 하기 참 힘들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많이 빠졌지만, 누군가는 팀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야구장에서 액션도 크게 했다. 후배들이 많이 나가고 있는데, 후배들은 아무래도 한 번 못했을 때 경험이 많지 않아서 의기소침해하는 게 있다. 그렇지 않게 밝게 할 수 있게 격려를 많이 해주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적 첫해 더그아웃 분위기를 이끄는 게 절대 쉬울 리 없다. 하지만 양석환은 "반대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LG에서는 확실한 주전이 아니었다. (그때는) 후배들에게 사실 조금 와닿지 않는 게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두산에서 주전으로 많이 나가고 그러면서 어린 친구들이 내 생각을 받아들여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적생이기에 할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양석환은 "아무래도 올해 4연패를 해본 적이 없었고, 홈에서 4연패를 해서 팬들도 느끼셨을 것 같다. 최근 두산 라인업을 보면 내가 LG에 있을 때 본 라인업과 비교해서 사실 더 좋은 라인업은 아니다. 누가 봐도 그렇지만, 두산이 몇 년 뒤에 왕조가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밑에 후배들이 경기에 나가는 걸 조금 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실패 속에서 얻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올해 두산은 과도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은 과거로 두고, 새 얼굴들로 새로운 두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중심에 양석환, 강승호, 박계범 등 이적생과 화수분 야구의 명맥을 이을 김인태가 있다. 김 감독은 그중에서도 양석환과 관련해 "팀에 와서 자기 몫을 기대한 것보다 잘해주고 있다. 여러 방면으로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양석환은 두산이 안겨준 '주전'이란 기회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 그는 "주전은 무조건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144경기를 다 나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LG에 있을 때 백업으로 뛰면서 느꼈다. 지금 내가 들어가는 한 타석, 한 경기가 누구에게는 데뷔도 못 해보고 없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책임감이 있다. 어디가 부러지지 않는 이상 경기에서 빠지지 않으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팀이 기대한 대로)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기분 좋은 일이다. 어느 정도 성적이 뒷받침되고 있으니까 그렇게 보일 수 있고, 그래서 기분 좋다"고 덧붙이며 앞으로도 팀이 기대하는 활약을 펼칠 수 있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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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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