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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아쉬움 달래주는 몬토요 감독, ‘차라리 믿고 맡겼더라면’

작성일: 2021.08.16 07:31 조미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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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시애틀(미 워싱턴주), 조미예 특파원] “선수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 타자만 더 상대하게 해줬더라면 어땠을까. 잘 던지고 있던 류현진을 내리고 구원 투수 트레버 리차즈를 투입한 결과가 처참했습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6⅓이닝 89구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6패(11승)째를 떠안았습니다. 팀은 3-9로 역전패.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구원 투수 트레버 리차즈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역전됐습니다. 3-2로 앞서고 있던 토론토는 3-6 역전을 허용하고, 8회 추가 3실점을 더해 3-9으로 패했습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광복절에 펼쳐진 한.일 투수의 맞대결. 류현진과 기쿠치 유세이가 선발 등판한 경기는 큰 이슈를 모았습니다. 둘의 경기력에선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1회 류현진이 투런포를 허용하긴 했지만, 이후 14타자 연속 범타를 처리하고 6회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으며 호투를 펼쳤습니다.  반면 기쿠치 유세이는 4⅓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습니다. 

잘 던지던 선발 투수를 교체하자마자 역전 스리런과 솔로포를 연달아 허용하는 상황이 벌어졌기에 교체 타이밍에 대한 논란이 발생했습니다. 선수 교체는 감독의 권한, 결과에 따른 책임도 감독에게로 돌아갑니다.  

문제가 된 7회말. 

류현진이 상대할 타자는 타이 프랜스. 1회말 1사 1루에서 투런포를 허용했던 타자였습니다.  

세 번째 대결이었던 7회말에도 프랜스는 류현진을 상대로 강한 타구를 만들었고, 중월 담장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이때 타구를 잡기 위해 점프를 시도했던 조지 스프링어는 착지하는 과정에서 왼 발목을 부딪히며 접질렸고,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스프링어가 놓친 타구를 랜달 그리척이 잡아 3루로 송구했으나,  

프랜스는 3루에서 세이프.  


3루 허용보다 더 뼈아픈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착지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린 스프링어가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류현진도 걱정이 되기는 마찬가지. 류현진은 “그 순간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랐다”라고 전했습니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던 조지 스프링어는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스스로 일어나 그라운드를 빠져나갔습니다. 몬토요 감독이 부축하려 했으나, 조지 스프링어는 이를 마다하고 직접 걸어서 클럽 하우스로 이동했습니다. 
스스로 걸어 나오는 걸 보니 뼈에 문제가 발생한 건 아닌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기에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X-레이 검진 결과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라고 경기 후에 구단은 발표했습니다. 

조지 스프링어가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잠시 멈췄던 경기는 다시 시작됐습니다. 

7회말 무사에서 프랜스가 3루를 밟고 있는 상황. 다음 타석에 오른 카일 시거는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프랜스는 3루에 묶어 뒀습니다. 
그리고 다음 타자 아브라함 토로에겐 볼넷을 허용한 류현진.  

고의성이 느껴지는 볼넷 허용이었습니다. 다음 타자가 루이스 토렌스이기에 더블 플레이를 염두에 둔 류현진의 계획이었을지 모릅니다. 토로를 1루 출루를 허용한 뒤, 마운드로 향하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던 류현진.  

그런데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이 마운드로 걸어오는 걸 확인한 류현진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때까지 투구 수는 89개. 프랜스에게 홈런과 3루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다른 타자는 꽁꽁 묶었던 류현진입니다. 게다가 다음에 상대할 루이스 토렌스는 앞선 타석에서 계속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던 타자.  

류현진은 “선수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말했지만, “이때까지 투구 수도 괜찮았고, 힘이 떨어지는 느낌은 없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충분히 더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음을 설명한 것입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7회 선두 타자에게 홈런을 내줄 뻔했고, 볼넷을 허용했다”라고 설명하면서 류현진을 교체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투구 수도 90개 가까이 됐고, 최고 불펜 투수 중 한 명을 올릴 때라고 판단했다”라는 게 몬토요 감독이 류현진을 교체한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투구 수는 90개도 되지 않았고, 유일하게 장타를 허용했던 프랜스는 이미 출루한 상황. 그리고 다음 타자는 땅볼로 충분히 유도할 수 있는 루이스 토렌스입니다. 

류현진을 믿고 한 타자만 더 맡겼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투구 수도 교체할 타이밍이었다”라고 설명한 몬토요 감독과 “투구 수 89개밖에 되지 않은 류현진이 던지게 했어야 한다”라고 말한 캐나다 해설진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트레버 리차즈에게 공을 넘겨주고 다시 더그아웃에 들어온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에게 가장 먼저 다가왔습니다. 

교체를 많이 아쉬워하고 있는 류현진에게 다가서는 몬토요 감독. 

류현진을 안으며 교체의 아쉬움을 달래줬습니다. 이렇게 말로 달래는 것보다 류현진을 믿고 마운드를 맡겼으면 어땠을까.  

류현진이 아쉬웠던 건 팀이 이길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임무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니 그 임무를 다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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