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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인천] 팀 위해 번트댔던 최정… 역시 홈런이 더 어울리는 타자였다

작성일: 2021.09.03 21:31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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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회 결승 투런포로 팀을 승리로 이끈 최정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SG는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살얼음 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3회 선취점을 뽑았지만 추가점이 나오지 않았다. 1-0, 1점 리드였다.

추가점 기회가 5회에 왔다. 선두 최지훈과 후속타자 최항이 모두 안타를 치고 나갔다. 무사 1,2루에서 타석에는 최정이 섰다. SSG의 간판타자이자 리그 홈런 선두이자, 최근 홈런 페이스도 아주 좋았다. 기대감이 감돌았다.

그런데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다. 최정이 희생번트를 댄 것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인 최정은 희생번트와 거리가 먼 선수다.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어쩌면 번트를 대는 것보다 타격을 하는 게 팀 득점 생산력을 더 높이는 급의 선수다. 하지만 최정은 팀의 추가점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이다. 최정의 희생번트는 2015년 8월 4일 인천 한화전 이후 무려 2222일 만의 이벤트였다.

최정은 경기 후 번트 상황에 대해 "첫 타석에 로켓의 볼을 쳐봤는데 구위가 좋고 까다로웠다. 하지만 (최)주환이는 적시타를 만들어냈다"면서 "나보다는 주환이가 확률이 높을 것 같아서 초구부터 번트를 생각했다. 희생번트 보다는 기습번트 안타를 노렸는데, 희생번트가 됐다"고 상황을 돌아봤다. 자존심을 굽히고, 확률 높은 타자에게 배턴을 넘기기 위한 심정이었던 것이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최정을 맞이하는 동료들은 말이 없었다. 최정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 듯 헬멧을 툭툭 치며 맞이할 뿐이었다. 이날 휴식을 취한 추신수 또한 최정을 껴안았다. 다음 타석에 들어선 최주환도 이 뜻을 아는 듯 담담하게 상대 투수를 응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정의 희생에도 SSG는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득점하지 못했다.

결국 7회 1점을 허용해 동점이 된 상황. 하지만 반격 기회가 다시 왔다. 7회 선두 최지훈이 상대 유격수 안재석의 실책으로 출루했고, 최항의 2루 땅볼 때 2루에 갔다. 최정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직전 타석에서 팀을 위해 번트를 댔다면, 이제는 번트가 아닌 방망이로 팀을 도와야 할 때였다.

최정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로켓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결승 투런포를 쳤다. 이 한 방에 경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두산은 힘이 빠졌고, SSG는 간판의 홈런에 힘이 났다. 최정은 "변화구보다는 빠른볼을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갔다. 방향만 밀어친다는 생각으로 배트를 휘둘렀는데 타이밍 좋게 변화구에 잘 맞았다"고 웃었다.

7회까지 100개의 공을 던진 폰트가 8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라 이닝을 깔끔하게 정리했고, 9회 마운드를 이어 받은 김택형도 2점 리드를 지키며 개인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수비도 더 이상 흔들리지는 않았다. 

이날 홈런은 최정의 후반기 6번째 대포, 3경기 연속 홈런이기도 했다. 시즌 26호 홈런을 기록하며 리그 홈런 선두를 지켰다. 잠시 번트에 눈길을 줬던 최정이, 가장 익숙했던 방법으로 팀 승리를 이끈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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