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성이 돌아왔다, 40홈런 타자가 돌아왔다… 절실했던 한유섬의 반등
작성일: 2021.09.10 12:46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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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개명을 강행한 건 뭔가 분위기와 기운을 바꿔보고 싶은 열망이 강했기 때문이다. 2018년 개인 경력의 정점을 찍은 뒤 한유섬은 계속 내리막이었다. 호쾌한 홈런으로 대변되던 이미지는 어느덧 타격을 머뭇거리는 선수라는 이미지로 대체되고 있었다. 게다가 잦은 부상이 겹쳤다. 운동을 게을리 한 건 아니었지만, 경기 중 찾아오는 부상에는 장사가 없었다.
특히 지난해가 그랬다. ‘한동민’은 캠프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은 선수였다. 호쾌한 스윙이 돌아왔다는 평가가 많았다. “올해는 무조건 된다”라는 팀 동료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시즌 초반 홈런포가 시원하게 터지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부상으로 62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컸던 시즌인 만큼 좌절도 두 배였다. 그렇게 ‘한동민’은 ‘한유섬’이라는 새 이름으로 팬들 앞에 섰다.
사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반등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여전히 타석에서 고민이 많은 듯했다. 초구를 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출루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팀이 한유섬에게 기대하는 건 출루보다 장타였다. 그 기대치에는 꽤 많이 모자란 듯 보였다. 실제 5월까지 43경기에서 기록한 홈런은 5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 스윙에 적극성이 돌아오기 시작하더니, 장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타율보다는 장타로 승부하는 한유섬 본연의 본능이 깨어났다. 6월 21경기에서 7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고, 8월에도 15경기에서 5홈런, 그리고 9월 8경기에서는 타율 0.400에 벌써 3개의 홈런을 때렸다.
9일 현재 올 시즌 21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리그 공동 6위다. 좌타자 중에서는 오직 나성범(NC·26개)만이 한유섬보다 더 많은 아치를 그렸다. 리그 전체적으로 투고 상황이라 타율(.263)은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OPS(출루율+장타율)는 0.864로 리그 14위, SSG 팀 내에서는 2위다. OPS형 타자였던 그 모습을 상당 부분 되찾아가고 있다.
타율이 더 올라오면 좋겠지만, 어쩌면 팀이 바라는 건 9일 사직 롯데전과 같은 시원한 한 방이다. 한유섬은 7회 만루 상황에서 강윤구의 3구째 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잡아 당겨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마치 공을 쪼개는 듯한, 한유섬이 가장 좋을 때 스윙이 나왔고 SSG는 스윙 직후 승리를 예감할 수 있었다.
한유섬은 2017년 29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전성기를 열었고, 2018년 41개의 홈런으로 정점을 찍었다. 물론 당시는 공인구가 지금보다 더 날아가는 시대였다. 공인구 반발계수가 줄어들며 대다수 타자들의 홈런이 줄어든 지난 2년은 한유섬에게도 방향성의 고민 시대였다. 그러나 ‘멀리 치는 것’으로 그 방향성을 다시 잡은 한유섬은 확실한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름까지 바꿀 정도로 절실했던 이 타자는 역설적으로 자신이 원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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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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