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리포트] '미래 거포' 박진두 “큰 몸으로 믿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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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박현철 기자] “몸이 크니(187cm 115kg) 기대를 많이 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런데 아직 저는 보여 드린 것이 없잖아요.”
선수 스스로 이야기처럼 그는 아직 1군 팬들 앞에 보여 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보여 준 것이 없다는 것은 앞으로 보여 줄 것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제 갓 스무 살 청년이기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의 '미래 거포' 박진두(20)가 1군을 향한 큰 걸음을 하고 있다.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2014년 2차 8라운드로 연고팀 KIA에 입단한 박진두는 지난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 '신고 선수' 거포로서 가능성을 보여 준 뒤 김기태 감독으로부터 등 번호 10을 직접 받으며 정식 선수로 등록됐다. 10번은 현역 시절 최고의 왼손 타자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 받은 김 감독이 은퇴를 앞두고 SK 소속으로 달고 뛰던 번호다. 박진두를 향한 김 감독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7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전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박진두는 1-2로 뒤진 4회 초 무사 2루에서 오른손 투수 구마바라 겐토의 공을 우익수 키를 넘는 1타점 동점 2루타로 연결했다. 박진두에게 점수를 내준 요코하마 2라운드 신인 구마바라는 센다이대 출신으로 최고 구속 152km에 타이밍 잡기 어려운 특이한 투구폼, 날카로운 포크볼로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는 기대주다.

경기 후 박진두는 동점타 순간을 묻자 “변화구를 던졌는데 공이 몰려 들어왔다. 실투를 친 것 뿐”이라며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경기 전 “4번 타자 자리에 맞는 타격을 했으면 좋겠다”던 바람이 어느 정도 이뤄졌기 때문인지 기분은 나쁘지 않은 듯 보였다. 최근 코칭스태프로부터 타석에 들어서기 전 호흡법을 새로 배운 데 대해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들숨을 쉴 때 굉장히 크게 쉰다고 하시더라고요. (직접 동작을 취하며) 이렇게 어깨가 올라갔다가 날숨 때 훅 어깨가 내려간다고. 약간 숨을 참으면서 치는 것은 어떠냐고 하셔서 해 보니 타석에서 잔 동작이 없어졌습니다. 다만 그 호흡을 단숨에 고치려니 투수 공에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조금은 어렵기도 한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했던 버릇 같은 것이라서요.”
롤모델에 대해 묻자 박진두는 “올 시즌을 끝내고 은퇴를 선언한 데이비드 오티즈(보스턴)”라고 답했다. 빠른 발을 기대할 수 없지만 파괴력 넘치는 방망이로 팬들을 열광하게 했던 오티즈처럼 거포로서 위력을 발산하고 싶다는 박진두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박진두는 2016년 시즌이 끝났을 때 팬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심어 주고 싶은지 묻자 “타석에 섰을 때 믿음이 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아마추어 야구에 나무 배트가 도입된 뒤 방망이를 짧게 잡고 재빠르게 뛰는 리드 오프 스타일의 타자들이 많아진 반면 정통 거포 유망주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야구의 꽃은 홈런'이라는 말처럼 아직은 홈런에 열광하는 팬들이 많다. 거포 유망주 희귀 추세 속에 박진두는 KIA에 소중한 존재다.
[영상] 박진두 동점 2루타 ⓒ 영상취재 오키나와(일본), 송경택
[사진] 박진두 ⓒ 오키나와(일본),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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