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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이게 실력"이라지만…키움은 그보다 강했다

작성일: 2021.11.05 12:0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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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이정후.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이정후(키움)는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패배로 올 시즌을 마무리한 뒤 SNS 인스타그램에 팬들에게 보내는 일곱 문장의 짧은 편지를 남겼다. 문장은 서툴렀을지 몰라도, 야구 팬이 아니더라도 반할 만큼 진심이 묻어났다. 

많은 이들이 깊은 인상을 받은 대목은 "5년째 결과는 매년 같아 팬분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실력입니다. 그 부족한 실력은 더욱 보완한 다음 내년에 다시 한 번 도전하면 됩니다"였다.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에 "이게 실력"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 한 마디가 상투적인 '감사합니다'보다 팬들의 마음을 크게 울렸다.  

그래도 키움은 강했다. 이정후의 '이게 실력'이라는 말이 안타깝게 느껴질 만큼 사실 키움은 이보다 더 괜찮은 팀이었다. 다만 그 힘을 다 쏟을 여건이 되지 않았다. 선발 3명이 빠지고, 타선에서 모처럼 얻은 해결사마저 사라진 뒤에도 5위 경쟁을 펼쳤다. 그 배경에 '사건'가 있기는 했지만 남은 이들은 충분히 더 큰 박수를 받을 만한 시즌이었다. 

주축 선수의 이탈이 부상 때문이었다면 야구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올해 키움의 전력 누수는 부상 문제보다 경기 외적 요소가 더 크게 작용했다. 아내의 간병을 위해 귀국했더니 집이 무너졌다는 제이크 브리검의 안타까운 가정사, 그리고 KBO리그를 뒤집어 놓은 술자리 문제였다. 안우진 한현희와 송우현. 하나같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은 선수들이었고, 당연히 그 자리를 채우는 일이 버거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기어코 5강에 합류한 저력, 그리고 4위 두산을 '업셋' 직전까지 몰고간 힘은 모두 내년의 키움에 큰 자산이 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정후 앞에 기회만 만들어주면 된다는 믿음을 재확인했다. 1차전과 2차전 클러치 상황에서 나온 장타로 이정후가 왜 일본 프로야구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지켜보는 유망주인지 알 수 있었다. 이정후가 있기에 키움은 내년에도 상위권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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