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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서 우승 잔치 내줬지만 끝까지 팬서비스…제대로 기능 발휘한 '대팍'

작성일: 2021.12.12 05:45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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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FC 선수들은 FA컵 준우승으로 실망감이 큰 상황에서도 기다린 팬들을 위해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팬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DB

▲ 골을 터뜨린 뒤 반대편 대구FC 팬들을 향해 질주, 상의를 탈의하는 세리머니를 보여준 '대구의 상징' 세징야. 경고를 받는 것도 감수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대구, 이성필 기자] 대구FC의 '역작' DGB대구은행파크에 첫 우승컵은 없었지만 제대로 된 기능을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대구는 11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이하 대팍)에서 2021 하나은행 FA컵 준우승을 차지했다. 전남 드래곤즈를 상대로 1차전 원정에서 1-0으로 이겼지만, 홈 2차전 3-4로 패했다. 합계 4-4가 됐지만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우승컵을 내줬다. 

다소 이른 오후 12시30분 시작 경기라 관중은 꽉 차지 않았다. 기대했던 매진도 없었다. 다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9) 확산 중 100% 유관중 경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래도 많은 9천16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지난 2018년 울산 현대를 상대로 FA컵 우승을 차지했던 대구지만 당시 경기장은 종합운동장인 대구 스타디움이었다. 축구전용경기장에 대한 간절함이 컸고 오랜 공사 끝에 2019년 대팍이 개장했다. K리그와 FA컵,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등 출전 가능한 대회 모두 나서며 정상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현실적으로 K리그는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현대가(家)가 양분하면서 우승 자체가 쉽지 않았다. ACL도 16강에는 올랐어도 그 이상까지는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단기 토너먼트인 FA컵이 대구에 가장 우승하기 좋은 대회였다.

K3리그 김해시청을 시작으로 김천 상무를 이긴 대구는 4강에서 강원FC도 1-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상대는 K2로 내려가 있지만, 수비가 끈끈한 전남이었다는 점에서 쉽지 않았다. 특히 결승을 앞두고 정승원 등 일부 선수의 방역수칙위반으로 자체 징계가 더해지면서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대팍에서 성과물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대단했다. 대팍이 시민운동장 자리에 생긴 뒤 상권이 활성화됐고 도시재생의 성공적인 결과물로 여겨졌다. 시도민구단 창단이나 축구전용구장 건축을 구상하는 지자체나 구단에서는 대팍을 모델로 삼는 등 한국 축구의 중요한 상징물이 됐다. 먼저 생긴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주변과 아직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결승전을 2시간여 앞두고 경기장 주변은 관중들로 인산인해였다. 대팍이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구단 용품점에 들어가 구매하려는 팬들로 분위기는 뜨거웠다. 시간에 관계없이 이벤트가 만들어지면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분위기로 보인 것이다.

경기 시작 후에도 압도적이었다. 대팍의 명물이 된 발 구른 뒤 박수를 치는 '쿵쿵짝' 응원은 전남의 기를 죽이기에 충분했다. 전남의 공격 시에는 접이식 응원 도구인 클래퍼를 흔들며 교란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농구장에서 상대의 자유투 시 교란하는 것을 넓은 축구장에서도 볼 수 있었다. 

25분 수비의 핵 홍정운이 퇴장 당해 수적 열세가 된 뒤에는 4면의 경기장 전체가 뜨거웠다. 구단주인 권영진 대구광역시 시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정도로 흥미로운 경기였다. 후반 30분 정호진의 경고 누적 퇴장 후 골을 주고 받으며 난타전으로 이어졌고 매진된 경기처럼 달아 올랐다.

결과는 전남의 4-3 승리, 우승 세리머니도 전남의 몫이었다. 안방에서 남의 잔치를 허락한 대구는 대팍에서 잔치를 벌일 다음을 기약하며 고개를 숙였고 전남은 2부리그 최초 우승과 함께 ACL 직행이라는 기쁨을 누렸다.

그래도 경기 후 본부석 출입구에는 대구 선수단과 팬들이 소통하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준우승으로 피로, 실망감이 컸을텐데도 즉석 사인회가 30분 넘게 이어졌다. 코로나19 이전 울타리를 쳐놓고 사인받던 그 장면이 질서 정연하게 이어졌다. 팬서비스가 무엇인지, 대팍을 어떻게 활용하면 되는지를 결과에 상관없이 확실하게 보여준 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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